나는 점심을 장봉도에서 사 먹기로 하고 왔는데 산속에 식당이 있겠는가. 그래서 지금까지 점심을 못하였다. 식사 준비는 안 해 왔지만 대신 가방에 꽁꽁 얼린 물과 그 옆에 1ℓ의 시원한 생맥주를 함께 신문지에 꽁꽁 싸왔다. 나는 흥겨워 간단한 안주와 함께 전후좌우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굽어보며 이 국사봉에서 술자리를 벌이기로 하였다. 나와 내 아내의 남편과 여기까지 나를 도와준 스틱과 휴대용 내비게이션 그리고 배낭과 함께. 그러다 보니 취흥에 겨워 도도한 시흥이 감돈다. 지고 온 내 인생이 꾸려온 유하주(流霞酒)에 오늘을 안주하여 술자리를 벌이노라. 국사봉(國師峰) 우러르고 있는 저 산하(山河) 굽어보며 -장봉도 국사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