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161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연애편지

신도시 일산 아파트에 살다 보면 이사 가는 이가 많다. 이분들은 가족 형성기(形成期)와 확대기(擴大期)를 거쳐, 자식들이 결혼하여 떠나가는 가족 축소기(縮小期)를 사는 주민들이 많아서 작은 아파트로 집을 줄여 나가는 사람들이다. 넓은 집에서 살 필요가 없어, 관리비도 저렴하고 청소하기 편한 소형 중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분들이 버리고 가는 것이 많아 가끔 횡재를 할 때가 있다. 그중에도 귀한 서적들이 많았다. 며칠 전만 해도 한 번도 보지 않고 버린 듯한 호화장정의 '세계문학전집' 28권과 그 외 몇 권을 이게 웬 떡이냐 하고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날름 집어다가 서재를 꾸미다 보니, 그중 사형수가 쓴 낡은 이야기가 있기에 침실에 놓고 지내다가 어느 날 자세히 보니 '최영..

아내의 선물/ 나의 젊은 시절 이야기

아내의 선물 약혼할 때 나는 아내로부터 결혼선물로 카메라를 받았다. 1960년대에는 시계가 귀한 때였지만 카메라는 더 귀하였던 시절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오늘날까지 그 영역은 캠코더와 컴퓨터로 이어져서 문우(文友)들이 부러워 할만큼 문학에 영상을 접목시키면서 활동을 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기 중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아날로그 카메라 2대, 디지털 2대, 캠코더 1대에 필터의 종류만으로도 20여 종 이상에 완벽한 촬영 장비를 갖추고 있다. 옛날에 사진작가 홍순태 교수가 농으로 하던 말이 생각난다. "성선생은 커랙션을 더 좋아하시는구먼요." 아내의 두 번째 선물은 교직에서 마지막 정년을 할 때 받은 우체국 종신연금카드였다. 내가 이 세상과 인연을 다할 때까지 매달 10만 원 이상..

2+0+2+3= 행운(7)의 계묘(癸卯)년

' 2+0+2+3= 행운(7)의 계묘(癸卯)년' 2023년 1월 2일 자 조선일보 첫 신문에 멋진 광고가 나왔다. 그 아이디어가 참 참신하다. 새해가 오면 서양은 그냥 새해 2023년일 뿐이지만, 동양에서는 도교(道敎)의 방위신앙(方位信仰)에 영향을 받아 열두 방위(方位)를 지키는 동물 12를 정하여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蛇),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로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뱀, 닭, 개, 돼지를 배치하여 놓았다. 12 지신(十二支)의 얼굴은 각 동물의 얼굴로 하고, 몸은 사람의 몸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일 년 12달로 이어져서 한 해에 붙은 십이지를 '띠'라고도 하였다. 이를 중국에서는 生肖..

아내와의 대화/ 2022년 제야(除夜)

86세 제야(除夜)를 맞으니 제일 자신 없는 것이 내년 제야까지 내가 살 수 있을까 하는 거다. 지금 내가 병 중이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지난 2022년 병인 년에도 아파 본 날이 하나도 없는 건강한 내가 아니던가. 그래도 86세의 제야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아내와 함께 이 동네에서는 고급 회와 초밥으로 유명한 '향촌'에 갔다. 우리는 그동안 아쉬웠던 이 예기 저 예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그동안 가장 잘한 일이 젊어서 함께 다녀온 해외여행(海外旅行)이다.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과 미국 서부여행, 미국, 캐나다 동부여행, 캐나다 러키산 종주, 호주와 뉴질랜드 여행과 아프리카 선상 일주 2회에다가, 중국의 북경, 대련, 백두산, 신강성(新疆省)의 우루무치에서 둔황까지의 실크로드(Silk road)와 ..

ilman의 2022년 세밑

나의 하루는 새벽 3 무렵부터 시작된다. 그 시간 대에 일어나는 것은 조선(朝鮮), 중앙(中央) 신문을 보기 위해서다. 그중 조선일보(朝鮮日報)를-. 내가 좋아하는 기사는 문화면의 새로운 지식이나 소식으로 그중 중요한 것을 스크랩하기 위해서다. 옛날 대학시절부터 해온 나의 스크랩 벽은 신문을 오려서였는데 요즈음은 핸드폰으로 찍어서 편집하여 컴퓨터에 올리는 일이다. 오늘 스크랩한 것은 '섣달 그믐날'/김황식'과 '잘 살지만 위험한 나라에서 안전하고 잘 사는 나라로'/강석천과 '언제나 뜨거웠던 펠레처럼'/만물상(김태훈)이다. '섣달 그믐날'은 그 어원 풀이가 좋았고, 만물상에서는 '한국인이 잘 모르는 것 두 가지' 기사가 유익했다. 한국인은 한국이 얼마나 잘 사는지 모른다는 것과 또 한 가지 모르는 것은 한..

'11월 11일'과 각종 기념일들 이야기

우리나라 각 단체들이 기념일(記念日)로 선택하여 지정한 날로, 가장 많은 날이 '11월 11일'이다. 11월은 해가 저물어 가는 가을이라서 각종 행사가 많은 계절인 데다가, 11월 11일은 기억하기 좋은 거듭된 숫자여서도 그렇지만, '11'이란 글자 모양으로 연상되는 물건이 많은 때문인 것도 같다. 게다가 정부의 소관 부처에서 국내 각 관계 기관을 돕기 위해서 권장하기 위해 제정한 것도 그러하다. 11월 11일을 기념일로 정한 날은 다음과 같다. •눈(目)의 날, •보행자의 날, •지체 장애인의 날, •해군 창설기념’일(해군의 날), •농업인의 날, •우리 가곡의 날, • 광고의 날, •삐삐로 day, •가래떡 day, •대구시 출산장려의 날, •UN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Turn Toward Bus..

감악산(紺岳山, 675m) 출렁다리

가을이 덧없이 흘러간다. 이 90세가 가까운 고령의 나이에 다시 올 가을을 기약할 수 없어 감악산 출렁다리'를 보러 가자고 아내를 꼬셔서 함께 감악산(紺岳山)을 향하였다. 출렁다리가 생기기 전후해서 '감악산'에는 서너 번, '출렁다리'에는 두 번째 가는 길이다. 내 불로그에서 감악산(紺岳山)을 찾아보니 시(詩)만 남고 산행기로 쓴 글은 벌써 없어진 지 오래다. 기억에 남는 나의 사이트만 해도 '문학도서관', '조선일보 불로그', 'Daum 블로그'가 있는데 불로그가 없어질 때마다 이미지 일부가 없어져서 안타까워하다가 오늘 보니 작품 자체가 통째로 없어져 버린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이렇게 없어지는 사이트 때문에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보니 나의 소중한 글이 1/3 정도도 더 넘게 없어진 것 같다. 아까워라!..

젊어서 어느 분야에서 일하셨습니까?

나이를 먹고 직장에서 은퇴를 하고 보니 그동안 모르던 나와 비슷한 노인을 만나 어울리게 되고, 그러면 서로에게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제일 궁금한 것이 나이지만,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 전직이 어느 분야에서 일하였는지도 궁금하다. 이런 경우 상업 또는 무역회사, 은행원, 한전, 공무원 등등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그런 물음에 나와 같이 교직에서 근무했다고 답하면 물음은 계속되기 마련이다. 초등학교냐, 중고등학교 선생이냐 물어오다가. 중 고등학교라고 하면 이번엔 무슨 과목 선생인가를 묻다가, 더 비약하여 교장으로 정년 했느냐 지위까지 꼬치꼬치 물어온다. 대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묻는 것이 마치 심문을 당하는 것 같아 불쾌할 때가 많다. 나 같이 사립에서 전출하여 교장 되기를 포기한 은퇴한 교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