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아내의 선물/ 나의 젊은 시절 이야기

ilman 2023. 2. 3. 20:12



 

 

아내의 선물

 약혼할 때 나는 아내로부터 결혼선물로 카메라를 받았다. 1960년대에는 시계가 귀한 때였지만 카메라는 더 귀하였던 시절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오늘날까지 그 영역은 캠코더와 컴퓨터로 이어져서 문우(文友)들이 부러워 할만큼 문학에 영상을 접목시키면서 활동을 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기 중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아날로그 카메라 2대, 디지털 2대, 캠코더  1대에 필터의 종류만으로도 20여 종 이상에 완벽한 촬영 장비를 갖추고 있다.
옛날에 사진작가 홍순태 교수가 농으로 하던 말이 생각난다.
"성선생은 커랙션을 더 좋아하시는구먼요."

 아내의 두 번째 선물은 교직에서 마지막 정년을 할 때 받은 우체국 종신연금카드였다. 내가 이 세상과 인연을 다할 때까지 매달 10만 원 이상씩을 받을 수 있는 카드였다. 이를 위해서 아내는 16년 간이나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우체국을 찾았던 것이다.
늙어서 용돈의 일부로 일정액의 돈을 매달 찾아 쓸 수 있는 카드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지-.

 

지난 1월에는 아내와 함께 북아프리카를 다녀왔다.
아라비아반도 두바이를 거쳐 알렉산드리아를 구경하고, 사하라사막에서 밀리언스타호텔(Million Star Hotel)이라고 하는 텐트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들의 잔치를 보며 밤을 지새웠고 카이로를 거쳐 룩소르에서 아스완까지 3일간이나 환상적인 나일 강 쿠르즈를 다녀왔다.
이집트는 10년 전 지중해 여행 시에 아내와 다녀온 곳이지만, 당시의 기행을 글로 써놓지 않은 것을 못내 아쉬워하던 나를 위한 고희 기념 여행이었다.   그때 나의 스폰서도 아내였다. 그래서 이집트 여행 13편의 기행문을 그동안

백사막의 바위들

 

내 글에 더할 수 있었다.
나는 앞으로 '東에서 번쩍 西에서 번쩍' 시리즈로 '한국의 산하'/ '해외 투어여행기'/ 답사기/ 섬 여행기'등을 10여권 발간할 예정이다. 언제나처럼 출간비가 다시 또 여행 경비로 쓰인다면 비용이 저렴한 전자 책으로라도 출간하겠다.

아내의 네 번째 선물로 오늘 자동차 1대를 선물 받았다. 2,000cc급 가스 7인승 차로 3월 1일로 다가온 나의 고희(古稀) 축하 선물이었다. 의자를 눕히면 두 개의 침대를 만들 수 있는 레저용 차였다. 찜질방여행 다닌다고 늘 벼르던 것처럼, 숙박에도 이용하겠다고 벌써부터 벼르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나는 차를 두고도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였다. 술을 좋아하는데다가 만 탱크에 8만 7천원이나 하는 소나타의 기름값 등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새로 선물 받은 가스 차는 기름을 가득 채우는데 그 절반 값 미만의 연료비가 든다니 귀가 번쩍 뜨일 일이다.
작년 연말에 이런 글을 쓴 일이 있다.
"나는 일년의 1/4을 여행으로, 2/4는 그 기행문을 쓰면서 그리고 나머지 1/4은 술을 마시며 보냈다."
그런 기행문 작가 일만의 발에 아내가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아내의 알뜰한 저축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더욱 아내가 고맙다. 그 동안 연금 전액을 아내에게 주고 용돈을 스스로 해결해온 결과였다.

그동안 아내가 너무 '양양'거린다고 '양양박씨'라고-, 너무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잔소리대학 잔소리과 수석 졸업생이라고 폄하며 놀려 대던 것을 이제부터는 멈추어야겠다.
'아내 자랑하다가 병신 되는 게 소원이요 .' 하면서 친구들에게 아내 자랑을 하니까 한 친구가 말하더라.
 "이젠 '넉넉' 박씨라고 불러야 겠네요."

맞추어 며칠 전 경찰서 교통계에서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축하드립니다, 10년 무사고를. 사진 3장 가지고 가까운 면허시험장에 가서 1종 면허로 바꾸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