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행운(7)의 계묘(癸卯)년' 2023년 1월 2일 자 조선일보 첫 신문에 멋진 광고가 나왔다.
그 아이디어가 참 참신하다. 새해가 오면 서양은 그냥 새해 2023년일 뿐이지만, 동양에서는 도교(道敎)의 방위신앙(方位信仰)에 영향을 받아 열두 방위(方位)를 지키는 동물 12를 정하여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蛇),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로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뱀, 닭, 개, 돼지를 배치하여 놓았다.
12 지신(十二支)의 얼굴은 각 동물의 얼굴로 하고, 몸은 사람의 몸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일 년 12달로 이어져서 한 해에 붙은 십이지를 '띠'라고도 하였다. 이를 중국에서는 生肖, 서구에서는 Chinese zodiac라 한다.
한국인들은 자기가 태어난 해에 해당하는 동물을 '띠'로 삼고 그 띠와 자기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상대방의 나이를 묻는 게 실례라고 느끼면서도 궁금할 경우 서로의 띠를 묻고 서로의 나이를 따져보는 것이 보통이다.
십이지(十二支)는 12개이므로 12년 주기(週期)로 같아지기 때문에 이런 때 서로를 '띠동갑'이라고 부른다. 이런 풍습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한자 문화권에서만 있는 멋진 풍습이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그 해에 해당하는 동물의 덕담(德談)이 무성하게 마련이다.
*. 토끼 이야기
금년을 간지(干支)로 따져 보면 계묘년(癸卯年)이다. 그중 십간(十干)에서 '계(癸)'는 색깔로 흑(黑)에 해당하고 십이지(十二支)에서 '묘(卯)'는 '토끼'라 금년은 '검은 토끼'의 해가 된다.
그런데 엄밀히 따져 말한다면 계묘년은 음력 설날인 1월 22일( 음 1월 1일) 이후이지 지금은 범 띠인 임인(壬寅)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토끼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1900년 대에 일본으로부터 수입되어 사육하면서부터라 한다.
토끼는 용도에 따라서 '모피용, 모용종, 겸용종, 애완용(愛玩用)' 넷으로 나누어지는데,
'모피용(毛皮用)'은 귀막이나, 가죽 장갑, 윗옷 안감의 모피용 또는 모피용 모자로 쓰이고,
모용종(毛用種)은 안고라 종으로 이는 가볍고, 부드럽고, 보온력이 커서 특수 모직물이나 털실로 이용된다.
겸용종(兼用種)이란 모피와 고기를 겸하여 이용하는 보통 토끼가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끼 고기를 식용으로는 잘 먹지 않는다. 고기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서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집토끼를 키워 잡아먹다 보면 전문가가 아니어서 도살할 때 토끼의 음부(陰部) 양쪽에 있는 서혜선(鼠蹊腺)의 냄새가 고약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이를 제거해 주지 않아서 나는 냄새 때문이다.
우리들이 잘 아는 고대소설 '토끼전'을 보면 별주부에게 속아 용궁에 갔다가 간(肝)을 내라는 용왕 앞에서 속은 것을 깨달은 영리한 토끼는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속여 위기를 벗어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옛날에 동내에서 토끼를 잡는 사람이 있길래 별주부처럼 담배와 소주로 꼬셔서 용왕도 먹지 못한 토끼의 생간(生肝)을 용감하게 먹어 본 일이 있다. 그리고 느꼈던 바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좋아하는 모든 회(膾)란 약간은 씹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토끼의 간을 입에 넣고 보니 물컹물컹한 것이 맛을 느끼기도 전에 징그럽다는 기분이 먼저 들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부탁하고 먹게된 것이라서 그래도 억지로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87세까지 큰 병 없이 새해를 이렇게 건강히 맞았으니 이는 오로지 용왕(龍王)도 못 먹어 본 그 귀한 토끼의 생간(生肝)을 먹은 덕이라고 생각해 본다.
거기에 더하여 함께 먹으러 갔던 친구들이 꺼리던 기러기의 회(膾)까지 주저 없이 망설이지 않고 먹은 사람이니 말이다.
- 2023. 1. 2 계묘년에 첫째 나의 글을 탈고하다. ' 2+0+2+3= 행운(7)의 계묘(癸卯)년'이라 이 나의 첫번째 글을 독자들의 건강한 하루하루를 기원하며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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