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ilman의 하루/ 2023, 2, 7(화) 흐림

ilman 2023. 2. 7. 22:29

 요즈음은 온종일 밤늦도록 내 홈피 'ilman의 국내외 여행기'를 가필 정정(加筆 訂正)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매일 내 홈피를 찾아오는 독자들이 지금까지 30만이 가까워지다 보니 독자들에게 내 마지막 정성으로 보답하고 싶어서다.

60대에 만든 홈페이지 '문학도서관'이 없어져서 '야후'로, 야후도 없어져서, '조선 블로그'로, '다움'으로 옮겨 왔더니, 그 다음도  생소한 '디스토리(Distory)'로 옮기게 되면서 내가 수십 년 공들여 써놓은 작품이 크게 수난을 받고 있다. 

그중에 가장 뼈 아픈 것이 공들여 작품 속에 실어 놓은 나의 수많은 귀한 사진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X자'로 배꼽만 남은 것을 바라볼 때다. 그보다 더 아까운 것은 작품이 통째로 없어져 버린 마음의 아픔이다.
지금까지 내가 써서 발표한 것이 못돼도 2,500여 편이 넘는 것 같은데 이런 수난을 거치는 동안 살아남은 작품이 그 2/3 정도뿐인 것 같다. 나는 악필(惡筆)이라서 이 땅에 컴퓨터가 들어온 이후 대부분의 글을 자판기를 이용하여 써 왔는데, 왕성했던 나의 초기 작품을 쓸 무렵의 Usb의 용량은 메모리로 Ga가 나오기 이전은 Mga의 세계여서, 그 15년 동안의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해외여행을 떠날 때 당시의 최다 USB가 100메가 이하여서 거기에 담은 영상은 흐릿한 데다가  대량 보조 USB도 생기기 이전이어서 자료를 따로 보관한다는 것은 속수무책(束手無策)인 시절이서 컴을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컴에 저장했던 이미지조차 컴류터와 함께 동째로 날아가 버리곤 하였다. 
   4주일 후면 내 생일이 다가 오니 나는 87세로 장수(長壽)하는 노인이 된 것 같다. 고조할아버지까지 나보다 더 장수한 분은 한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젊은 시절애눈 마음이 몸을 부리지만, 늙으면 몸이 마음을 부리게 된다,  이런 무렵이면 누구나 치매(癡呆)를 암보다 더 걱정할 나이지만  치매보다 더 크게 두려운 것은 얼마 전까지 건강하고 멀쩡한 내 또래가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게 들려올 때다. 이럴 때는 나의 죽음도 그렇게 달려오는 것 같아서 요즘 나는 내 홈피 'ilman의 국내외 여행기'를 정리하는데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내 몸은 지금까지는 큰 이상은 없지만 그래도 약()을 적지 않게 먹고 있는 편이다.
젊어서 '나는 남보다 오래 살 것 같다,'고 은연중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가난한 집의 흙수저로 태어나서 그런가, 약을  먹은 적이 거의 없이 자랐기 때문에 약 한 봉만 먹어도 아픈 것이 이내 사라지곤 하였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런 내가 노년을 살면서 먹고 있는 약과 영양제로 그 양과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혈압 약, 전립선 약에다가 뇌영양제, 비타민C, 오메가 3, 칼슘제, 무릎 약(뉴질랜드 청홍합) 등을 아침저녁으로 매일 복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 몸의 상태는 어떠한가. 다음은 87세 된 내 몸의 이상 상태다.
머리는 완전히 백발이 된 지가 몇 십 년이 넘었고, 은 그런대로 좋은 편이었는데, 전에 없던 난시(亂視)에 돋보기를 겸한 원시 안경은 필수품이 돼버렸다. 요즈음은 백내장(白內障) 초기라 하여 안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수술을 해야 될 것 같다.

는 아직은 정상적인 것 같지만 TV의 작은 소리가 안 들려서 크게 틀어놓는 바람에 띠동갑인 처남에게 퉁을 맞던 때가 15년도 훨씬 전인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는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로 점잖은 남과 식사 중에는 증세가 더욱 심해져서 휴지를 달고 살고 있어 남들에게 여간 민망한 것이 아니다.

혹시나 고칠 수 있을까 해서 작년에 우연히 이비인후과(耳鼻咽喉科)에 가서 검사를 해보았더니 내가 완전히 후각(嗅覺)을 상실한 것을 알게 되었다. 옆 사람이 방귀를 뀌어도 나는 그 냄새를 맡을 수 없는 노인이 된 것이다. '혹시 전기 합선이라도 되면 '연기 냄새마저 못 맡아서, 화재가 나면 남을 불행으로 모는 노인이 되면 어쩌지? ' 하는 걱정이 기우(杞憂)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친구들에게 한탄을 했더니 나와 같은 사람이 많은 걸 보니 이도 노화의 한 과정인 것 같다. 

혈압(血壓)은 약을 먹지 않으면 140~50을 오르내리지만 약으로 정상(正常)까지 조절할 수 있는 좋은 세상에 살고 있으니 다행이다. 키도 젊었을 때에는 171cm였더니 지금은 168cm 정도로 줄어들었다.

 제 작년에 자전거를 끌고 가려다가 아파트 내에서 넘어져서 119에 실려 응급실까지 갔다. 진단 결과는 허리의 척주가 부러졌다는 진단이지만 집에서 생활하기에는 전연 불편을 느끼지 않는 편이니 천만다행이라 하겠다. 

  오늘도 나는 자전거를 타고 고양시 체육관에서 헬스를 하고 왔다. 
가는 길에 고양 대화 노인복지회관에 들러서 점심을 해결하고 왔다. 3,800원 치고는 과분하게 식사가 좋은데 거기 자원봉사자들의 몸에 밴 친절은 내가 이렇게 도움을 받을 정도로 늙은 것이로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서글퍼진다.
3층에 있는 식당 간판을 보니 '노인 복지식당'이 아니고 '선배식당'이다. '노인'이란 말 대신에  '선배'라 쓴 것이 특별한 배려를 한 것 같아 그 고운 마음에 감사를 하게 한다.

헬스가 내게 꼭 필요한 것은 운동과 샤워를 하는 것도 그렇지만, 거실에서 TV채널이나 돌리는 뒷방 노인에서 벗어나 헬스장에 와서 자연스럽게 또래 사람들과 만남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승용차는 86세 나이가 무서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줄까 두려워서 작년에 처분하였는데, 있다가 없애고 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중에 가장 불편한 것으로는 짐을 운반할 때다. 다행히 나의 자전거(自轉車)는 오가는 중에 노후의 운동은 물론 짐을 나르는데도 요긴함을 비로소 알겠다. 다음은 이 글을 쓰다가 알게 된 내 생각의 정리다.

 

 모든 생명체는 어느 것이나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길을 순서대로 빠짐없이 가야 한다. 그 길에서 말로만 듣던  나와 관계가 없거나 멀었던 갖가지 불청객(不請客)인 질병(疾病)을 만나게 되고, 그 질병과 승산(勝算) 없는 싸움을 해야만 한다. 이 길은 생명체라면 예외 없이 가야만 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