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음주 인생(飮酒人生)

ilman 2023. 3. 8. 10:30

'여인보다  시랑 하던 술이여!'
'섹스보다  좋아하던 술이여!'
노래하던  ilman이
금주(禁酒) 한 지가 
한 달이 멀어져 갑니다.


절주(節酒)를 자랑하며, 반주(飯酒)를 즐기던 술꾼이, 
치매(癡呆)의 영약(靈藥)이 술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80세의 3/4'이
'85세의  1/2'이 치매  환자되어 죽었다는 과학(科學)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후 
내장이 편안해졌고
화장실이  황금빛이 되었고,
 주머니가 넉넉해졌고,
아내의 잔소리가 적어졌으나
ilman의  낭만(浪漫)이 살아져 버린 게 아쉽네요!

신기하게도 금단 현상(禁斷現像)이 없는 것이  축복입니다.
전국을 떠돌며 천하를 회(膾)하던 ilman에서 깨어나,
절연(絶煙)하고  살아온 세상처럼  그렇게  살렵니다.
사는 동안은 치매(癡呆)가 두려워서입니다.
술 좌석에서 만나는 날

도와주소서.

죽음이 가까이서 노크해 오는 어느 날
비장(備藏)의 가보(家寶) '30년 바랜타인'을 
열어 잔술로 마시다 후회 없이
정처 없는 곳으로
즐겁게 떠나가고 싶습니다.

                                  -2023. 어느 날  ilman 성철용

금주하고 대전(大田)의 술좌석을 향하던 2월 어느 날 열차 내에서 쓴 글이다.
주태백이
(酒太白이)로 소문난 ilman의 그다음 모임의  홈페이지에도 실었던 금주 시다.

이번 모임은 종중 모임이라서 내가 제일 연상이라서인가 모두 술을 마시지 않았고, 다음 자리에서는 술꾼들의 자리라서 축하보다는 술꾼을 잃은 아쉬움 때문인가 금주를 반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생각해 보면 50년 이상 몸이 아픈 날이 아니고는 하루도 거의 마시지 않고 산 날이 없을 정도의 음주인생(飮酒人生)이었다. 

내가 처음 자가용을 샀을 때의 나의 각오는 '피해자가 될 진정 가해자는 되지 말자.'였는데, 출근을 위해 차고에 나가보면 술 마시고 분명히 두고 온 줄 알았던 차가 집 앞에서 발견한 적이 있더니 드디어 사고를 내고 말았다.

하여 면허를 취소당하여 폐차하고 버스로 직장을 향하다가 직장 가기 전에 개화산 근처에서 내려 산을 넘어 출근하면서 끼적이던 것이 모여 시로 등단하게 된 것이니 음주는 나를 늦깎이 시인이 되게 한 것이다. 

 

다음은 그 무렵 음주 운전으로 잃은 운전면허증을 다시 따고 울면서 쓴 시다.


누워서 대장내시경(大腸內視鏡) 검사를 하면서 모니터에 나타난 나의 대장을 물끄러미 보면서 60년 이상 마셔온 술이 할퀴고 간  그 통로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었다.
얼마나 많은 술이 저 길을 통과하였을까? 그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였겠는가.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실수와 추태를 부렸을까.
솔직히 말해서 나의 내장에 술이 흘러가지 않은 날은 어렸을 때나, 아니면 몸을 아파하는 때 밖에 없었구나. 

그러고도 술을 마시다가 부끄럽게도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운전면허증을 다시 따야 할 정도로 나는 음주인생을 살았구나 하면서 다음 참회록을 썼다. 
   

낯선 이 태워 주며 우리 되거나
초면(初面)과 흠뻑 취해 허허롭던 낭만(浪漫)이
일순의 만용(蠻勇)에
차(車)도, 면허(免許)도, 돈도
술 마시던 명분(名分)과
그 알량한 체면(體面)마저 일순간(一瞬間)에 다 날려 버리고,
그리고 그리고도 나를 잃었다.
그 대신에 회환(悔恨)과 불편(不便)과 위로(慰勞)를 얻었고
가해(加害)와 구속(拘束)과 허영(虛榮)에서
해방되었지만,
용서할 수 없는 슬픈 자아(自我)와
밤바다 꿈마다 자결(自決)을 모의하였다.
                                                           -참회록(懺悔錄)


그 후로도 술로 인한 슬픔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목숨을 걸고 또 술을 마시고 다녔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에는 건강을 잃고  그 무서운 백혈병 무균병실에 입원하기도 했었다.
그때 나는 이런 시를 쓰기도 했다.

어느 땐가
만약 아내의 눈동자에서
내 삶의 어두운 그림자를 읽게 된다면
노을로 떠서 노을 속에 지는 태양같이
가을날의 마지막 단풍잎처럼
아름다운 나머지를 살아가리라.
눈물겹게 준비하고
친구 따라 여행 떠나던 아내처럼
마음 찍어 기록하리라.
가진 것 없던 나를 있게 해 주고
가슴 깊던 한을 풀도록 지켜 준 것이
그중 가장 고마웠노라고
무심하였던 그동안이 나를 용서하라고
주저하고 아껴온
나의 가슴을 열어 주리라.
사랑하였다고,
사랑하고 있노라고
사랑하다 가노라고--.

당시 생각으로는 내가 마약 무사히  퇴원을 하게 된다면 다시는 술을 안 먹거나 절주 하리라. 아침에는 언제나 일산 호수공원을 건강을 위해 걷거나 조깅을 하리라고 맹세하였건만, 그것도 얼마 지나니 흐지부지 도로 아미타불이 되곤 했다.
그러다가 대장검사를 한 것이다. 그 자세한 검사 결과가 1주일 후에 나온다 해서  그  예약을 하고 왔다.
나는 지금 의사로부터 금주 선고를 받을까 보아 두려워하는 나날인데,  아내는 그때 만사를 제폐하고 따라나설 모양이다.
의사가 여의사이니 '요번에는-'  하고 아내는 자신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이길 희망은  전무하니, 나의 음주 인생은 이제 마감해야 될 것 같아 두렵기만 하다.
댜음은 요즈음 구한 '세계 명언(名言) 대사전'에서 찾아본 술에 대한 명언을 골라 엮은 글들이다.

세계 명언 대사전

-술이 없는 곳에는 사랑도 없다. -에우리피데스

-너무 지나치게 마시지 않으면 술은 사랑을 마련해 준다. - 오비디우수 <사랑의 치료>

-술이 없는 식사는 햇빛 없는 낮과 같다. A. 브리아 사바랭<취각생리학>

-아무도 술좌석에서 취하지 않고 건강하게, 그리고 제정신으로 일어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J 테일러 주교

-술은 비와 같다. 진흙에 내리면 진흙은 더욱 더럽게 되나, 옥토에 내리면 아름답게 하고 꽃피게 한다. John Hay 

-술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고,
 사랑은 자유를 빼앗아 버린다.
 술은 우리를 왕자로 만들고,
 사랑은 우리를 거지로 만든다. 

                            W 위위칠리 <시골 아내 >       .

-술잔과 입술 사이에는 많은 실수가 있다.                                                   팔라다스,<그리스 사화집>

-바다에 빠져 죽는 사람들보다 술에 빠져 죽는 사람이 더 많다.                  T 풀러 <금언집>

-여인과 돈과 술에는 즐거움과 독(毒)이 있다.                                             프랑스   <금언집>

더 이상 술잔에 손대지 말라. 가슴 속속 들이 병들게 한다.

술잔의 향기는 죽음의 천사(天使)의 입김이요,

잔 속에 보이는 빛은 죽음의 천사(天使)의 흉한 눈초리다.

조심하라, 조심하라, 질병과 슬픔과 근심은 모두 술잔 속에 있나니-. 
                                                                                                                 롱페로우  <성도전>

건강을 위해 축배하는 것은 질병(疾病)을 위해 축배하는 것이다. T 데커 <정직한 매춘부>

사람은 너무 많이 마실 수 있으나, 알맞게 마실 수는 없다.                      G E.레싱 <시>

술주정은 지옥이 사랑하는 총아(寵兒)다.                                                디 포우 <진짜 영국인>
우리는 서로의 건강을 위해 축배하며 자신들의 건강을 헤친다.             J.K  제롬 <게으른 친구의 게으른 생각>

주중불언(酒中不言)은 진군자(眞君子)다.                                              명심보감 정이편

나무랄 것은 음주(飮酒)가 아니라 과음(過飮)이다                                 J 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