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157

ilman 둘째 누님 가시는 날

우리 작은 누나 테레사 성차용 가시던 날 누님이 가셨다. 나의 둘째 누님이 84세를 일기로 우리 5남매와 유명을 달리하시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정이 많고, 우애가 유달리 깊고 자애로운 누님이기에 5남매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던 누님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인은 고향(故鄕) 같은 여인인데 그런 분이 바로 우리 둘째 누나였다. 젊은 시절 여름 어느날 나는 형제들에게 도움을 청한 일이 있었다. 몸이 유난히 약해서 둘째 아들을 찾아온 아내에게 형네를 대신하여 치매에 중풍든 아버지를 차남인 우리가 모시고 살 던 때. 아내가 산고로 최소 3일간만이라도 친정에 가서 피접하기 위해서의 부탁이었다. 그걸 망설이던 형제 대신에 병든 아버지를 며칠만이라도 내가 모시겠다고 자청하여 나선 분이 둘째 누님이셨다. 그 누님은..

백도(白島) 기행

바위들의 나라 백도(白島) 기행 2003-11-14 바다에서 솟았는가 파도에 떠있는가 수석(壽石) 같은 섬 섬 섬…. 새들의 천국 고기들의 고향 낭만에의 향수 거문도에 벡도에 취한 나그네 끄덕이며 끄덕이며 카메라의 눈을 열었네. 세상에는 섬 같지 않은 섬도 많다. 뭍과 연육교(連陸橋)로 연결되어 있어 버스로 오가는 섬을, 우리가 꿈꾸던 섬이라 할 수 있을까? 다리만 건너면 해안선을 잃고 마는 거대한 섬을-. 강화도가 그렇고 거제도, 완도, 진도, 돌산 거제도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거문도는 섬 어디를 가도 바다가 있다. 그 바다를 향하여 하얀 등대가 있고, 등대 닮은 하얀 갈매기가 날며, 어디서나 움직이는 섬 배를 볼 수 있다. 여수에서 거문도까지는 300리 길이고, 거문도 동쪽으로 70리 밖에 39개 ..

한 많은 미아리 고개

한 많은 미아리 고개 *. ‘미아리 고개’의 유래 미아리 고개는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서울 성북구 돈암동(敦岩洞)에서 길음동(吉音洞)을 지나 의정부(議政府)로 이어지는 고개로 국방의 요충지가 되던 곳입니다. 그 원래 이름은 ‘되너미고개’라 하였는데 한자로는 적유현(狄踰峴) 또는 호유현(胡踰峴)이라 부르던 고개입니다. 이 고개는 서대문구의 무악재와 함께 서울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목의 첫 번째 큰 고개요, 북쪽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오직 하나의 고개였습니다. 이름을 ‘되너미 고개’라고 하였던 것은 병자호란(丙子胡亂) 때 되놈(여진족,‘狄’, ‘胡’)이 이 고개로 침입하였다가 이 고개로 넘어갔다(踰) 해서 생긴 고개(峴) 이름이라지만 다른 설도 있습니다 . - 이 고개는 의정부로 통하는 오직 하나의 길목이라서..

역동 우탁(易東 禹倬) 이야기

역동 우탁(易東 禹倬) 이야기 *. 시조의 고향 단양 사람이면 누구나 성(姓)과 고향을 가지고 있다. 그 각각 성씨(姓氏)의 고향을 관향(貫鄕) 또는 본관(本貫)이라고 하던데 본관이란 어디일까. 각 성(姓)의 시조 할아버지가 태어난 곳이다. 그렇다면 한국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時調)의 고향은 어디일까? 지금까지 최고로 오래된 시조가 우탁의 백발가 2수이니 역동(易東) 우탁(禹倬) 선생이 한국 최초의 시조시인이요, 그분의 고향이 단양이니 따라서 우리 시조의 고향도 단양(丹陽)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역동 우탁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탄생과 호 역동(易東)에 얽힌 전설이 전하여 온다. -우탁이 탄생하였을 때였다. 태어날 때에는 울지 않더니, 3일째부터 울기 시작하여 그치지를 않아 집안의 근심거리가 되었다. ..

세모(歲暮)에/ 행복했던 ilman의 2010년

모(歲暮)에/ 행복했던 ilman의 2010년 어제(2010년 음 11월 19일)는 우리 아버지 기일(忌日)이었습니다. 아들 직장은 서울과 멀어 제 손자 손녀(孫女孫子)와 함께 제사를 지냈습니다. 제상 앞에서 초등학교 1학년 손자가 축문(祝文)을 읽고, 손녀가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와 춤을 추었으니 선친(先親)께서도 즐거우셨을 것입니다. 이렇게 나날이 크는 손자손녀를 볼 때마다 내가 이렇게 늙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아내와 내가 헛되이 늙기만 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금년에 제가 한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집 가족 납골묘(納骨墓)를 마련한 것입니다. 옛날 우리들 형제가 가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을 때 우선으로 한 일이 충남 대덕군 구즉면 아버지 어머님 묘소에 석물(石物)..

짝짝이 신발

짝짝이 신발 지난 7월에는 친구들과 용산전자상가에 갔다가 그 근처 술집에서 MP3를 잃었다가 다음날 다행히 찾았다. 주모(主母)에게 고맙다고 술을 팔아주면서 한 잔, 기분 좋다고 거기서 만난 젊은이게도 술 한 잔을 사주며 희희 낙낙하였다. 그 다음날 가난한 술꾼 친구가 또 불러서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영등포에 나갔다가 귀가 하던 버스에서 이번에는 틀니를 잃어버리고 왔다. 음식을 먹으면 끼는 음식 찌꺼기를 남몰래 닦아 아랫주머니에 넣은 것이 버스 바닥에 떨어진 모양이었다. 버스 앞자리 바퀴 위 좌석이라서 쪼그리고 앉아서인 것 같다. 혹시나 해서 다음날 새벽에 그 버스 종점까지 가서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하릴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10여일 후 카드를 긁어 고가의 틀니를 새로 하고 오다가 주점에 들렸다. 거기..

'국립 공원' 상재 하던 달

좌절과 기쁨 / 7월을 보내며 기자(記者)의 꿈을 안고 3월부터 5월까지 있었던 ‘실버넷뉴스’ 시험에서 보기 좋게 낙방하고 좌절로 지낸 7월이었다. 내가 최선을 다한 일이기에 그 좌절은 더욱 그러하였다. 일등을 할지도 모른다던 망상이 꼴지에서도 못미친 것이다. '어허 망신이로고!' 하면서 변명 삼아 당시 제출했던 기사 3편을 인터넷에 발표하였더니 월간 잡지 ‘실버 愛’ 에서 그 ‘십장생 이야기’를 연재하여 달라는 원고청탁을 받았다. 솔직히 말해서 나 같은 무명작가가 잡지 그것도 월간 잡지에 연재를 한다는 것은 영광이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십장생 이야기/ 1.학, 2.거북, 3,소나무, 4. 대나무, 5 불로초, 6. 사람’ 으로 6회 연재를 하기로 하였는데 8월호에는 동물 중에 가장 오래 산다는 ‘거북..

2009년 9월에 만난 사람들

2009년 9월에 만난 사람들 낯선 사람과 가장 많이 만난 달이 어제 보낸 9월 같다. 그중에 한 분이 김제에서 삼보컴퓨터를 한다는 분이다. 나의 여행 중 행복의 하나는 물건을 잃지 않고 끝마치는 여행이다. 건망증이 있어 물건을 잘 잃기 때문이다. 옛날에 산행 갔다가 잃은 MP3 대신 그보다 더 좋은 삼성 MP3를 구입해서 지니고 다니던 것이 없어져서 그걸 집에서 며칠째 찾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임 따라 인천 송도의 '도시 세계축전'에 다녀오는 길에 낯선 사람에게 전화를 받았다. '혹시 내변산에 가신 적이 있으십니까? 거기 월명사에서 MP3를 하나 주웠는데요. 핸드폰에 문자로 주소를 써 보내시면 택배로 보내 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마운 분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분실을 고려해서 ..

자전거 여행/ 옥천

자전거 여행/ 옥천 성묘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충북 옥천(沃川)에 모신 우리 조부모, 부모님 성묘를 가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다. ‘자전거 여행!’ 하면 자전거(自轉車)를 타고 집에서 떠나 목적지를 갔다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미수(米壽)가 가까운 내 나이에 어찌 그런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겠는가. 고양시 일산에서 충청북도 옥천까지는 건강한 젊은 자전거 메니아도 힘든 먼 곳이기에 하는 말이다. 게다가 옛날과 시절이 달라져 원거리 자전거 여행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그 동안 자전거 여행을 위해서 준비하여 베란다에 고이 모셔 두었던 20kg의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전철(電鐵)을 타러 갔다. 백석역에 내려 고양버스터미널에서 대전(大田) 행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