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동지(冬至)/약력 12월 22일(금)

ilman 2013. 12. 20. 10:31
*. 동지(冬至)/약력 12월 22일(금)

다음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11월령이다.

*동지(冬至)는 명일(名日)이라 일양(一陽)이 생(生)하도다
시식(時食)으로 *팥죽을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새 *책력(冊曆) 반포하니 내년 절후 어떠한고
해 짤라 덧이 없고 *밤 길기 지리하다


다가오는 12월 22일(금, 음 11. 10)은 *동짓날로 1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낮이 9시간 45분으로 가장 짧아서 이때부터 추위가 시작되는 날로, 대설(大雪, 양 12월 7일)과 소한(小寒, 양 1월 6일) 사이다. 그래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겨울에 이르렀다 하여 '겨울 동(冬)', '이를 지(至)' 동지(冬至)라 한 것이다.
설날 떡국을 먹으며 한 살을 더 먹었다고 하듯이 옛날부터 동짓날에는 팟죽을 먹으며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고도 하던 날이다.
조선시대 나라님께서도 예로부터 "단오(端午) 선물은 부채요, 동지(冬至) 선물은 *책력(冊曆)이라 하여 관원들에게 관상감(觀象監)을 시켜 새해 달력을 나누어 주게하였다. 그래서 동지(冬至)를 민간에서는 '작은 설'이라 하여 한자어로 '아세(亞歲)'라 한다.
 동지는 중국에서 들어온 풍속으로 우리 고유의 풍습은 아니다.
중국 주(周)나라에서는 동지(冬至)를 설로 삼았고, 태양신(太陽神)을 숭배하는 서양 어느 나라에서는 12월 25일을 '태양 탄생일'이라 하며 축하하였다.
  크리스마스날은 성경에 확실히 기록되어 있지 않아서 날이 일정하지 않다가, 로마 교황청이 4세기경부터 25일로 정하여 세계의 명절로 삼은 것을 보면 크리스마스도 동지(冬至)와 크게 연관된 것 같다. 
 

*.동지 팥죽 이야기
 동짓날 민가에서는 절식(節食)으로 팥죽을 쒀 먹었다. 이를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冬至豆粥)', '동지시식(冬至時食)'이라 하였다.
우리 조상들은 팥은 비타민이 많은 곡식으로 팥죽을 먹으면 잔병 없이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믿었다. 
 병(病)은 귀신이 옮기는 것이라고 믿던 시절에 팥의 붉은 색이 액(厄)을 막고 잡귀를 없애준다고 생각한 것이다. 
오행(五行)에서 붉은 색은 양색(陽色)이므로 음귀(陰鬼)를 쫓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여인네들이 빰과 이마에 연지 곤지를 찍는 것이나, 자식을 낳으면 부정을 막는다 하여 붉은 황토를 대문 밖 양쪽에 두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팥죽과 관계된 전설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하여 온다.
  -중국 요순 시대에 공공씨(共工氏)라는 사람에게 천하의 망나니인 아들이 하나가 있었는데, 동짓날에 죽어서도 병을 옮겨 주는 역신(疫神)이 되었다.
그 망나니 아들이 살아 생전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역신을 쫓기 위하여 동짓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는 것이다. (共工氏有不才之子, 以冬至死爲疫鬼, 畏赤小豆, 故冬至日作赤豆粥以禳)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
팥죽 속에는 찹쌀로 단자(團子)를 만들어 넣는데 새알 만큼한 크기로 만들었다 하여 '새알심’이라 부르며 자기 나이 수대로 넣어 먹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옛 어르신네들은  애동지에는 팥죽을 먹지 않았다.
애동지 때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팥죽을 해먹지 않고 떡을 해먹는 풍속이 있었다. 애동짓날에는 출산(出産)과 육아(育兒)를 보살펴 주는 삼신할머니도 귀신의 한 분이라서 축사(逐邪)의 기능이 있는 팥죽이 무서워서 오지 않는다 해서다.
그런데 동싯날 팥죽을 애동지만 먹는 것을 왜 삼가야 했을까?
동지는 양력으로는 12월 21일 또는 22일로 날짜가 고정되어 있지만 음력 날짜는 유동적인 것이다.
음력으로 동지가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兒冬至], 11월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11월 하순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한다. 그중 애동지를 오동지라고도 한다.
 동지(冬至)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일년 중 양(陽)인 낮이 가장 짧고 음(陰)인 밤이 가장 긴 날이다.
  겨울 속에 겨울이 동짓날이지만 옛사람들은 동짓날에 날씨가 온화한 것을 아주 싫어하였다.
그것은 겨울에는 춥고 눈이 많이 와야 다음 해에 질병이 적고 풍년이 든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추워야 나쁜 병균이 다 얼어죽고, 눈은 비가 얼어 내리는 것으로 농사에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고인의 지혜가 이런 경지였다.
난방시설이 부족하였던 옛날 우리의 선인들은 하루하루 낮의 길이가 1분씩 길어지기 시작한다고 하는 동지(冬至)를,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을 향한다 하여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래서 음력11월을 유달리 '동짓달'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 동지와 관계있는 속담
동지 때 개딸기: 철이 지나 도저히 얻을 수 없는 물건의 비유
동지섣달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 동짓날이 추워야 풍년이 든다.
동지섣달에 베 잠방이를 입을 망정 다듬는 소리는 듣기 싫다. 다듬이 소리가 듣기 싫다.
정성이 지긋하면 동지섣달에도 꽃이 핀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
         

                                                                                               -2018. 12월 가필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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