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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落傷)

다친 허리가 아파 자전거로 나들이하다가 낙상하여 MRI에게 물어보았더니 '무릎 골절 5 주'란다. 다행히 반 깁스(gips) 한 후엔 아내는 내 손이 되고 내 손도 지팡이로 길어져 왜 노인들이 부부간 해로(偕老) 해야 하는지를 나날이 깨닫게 한다. 우리 늙다리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건 '치매(癡呆)'와 '낙상(落傷)'! 나는 1년 사이 비싼 안경을 3번이나 잃어 찾는데 부질없는 세월을 낭비하게 하더니, 균형감도 잃은 낙상까지 찾아온 것인가. 주여, 도와주소서. 이번 낙상(落傷)이 죽기 전 마지막이 되도록, 2023, 4. 19

여인보다 시랑하던 술이여!

'여인보다 시랑 하던 술이여!' '섹스보다 좋아하던 술이여!' 노래하던 ilman이 '1만원'어치만 술먹겠다고 호(號)한 ilman이 금주한 지가 4개월이 멀어져 갑니다. 그동안 절주를 한답시고 막걸리와 반주를 즐기던 술꾼이, 설탕이 당뇨(糖尿)의 원흉이듯술이 치매癡呆)의 원륭이라는 것. 80세의 1/4이 85세의 1/2이 치매 환자라는 것과, 건강의 비결이 금연(禁煙)이듯이 절주(節酒)와 금주(禁酒)도 운동 같은 보약(補藥)임을 알았습니다. 그동안 ilman은 술의 장점에 취하여 개인과 가정과 직장의 건강에 해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살아왔습니다. 금주 후 내장이 편안해졌고 화장실이 황금빛이 되고, 주머니가 넉넉해지고, 아내의 잔소리가 적어졌으나 ilman의 낭만(浪漫)이 살아져 버린 게 아쉽..

'ilman 성철용 칠순 특집'/2005년 '시조문학' 여름호

자연과 술과 낚시에 취해서 살다 보니, 일만도 어느덧 고희를 맞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단풍으로 불태우는 골드세대를 살지는 못하지만, 요즈음 저는 주머니가 허하는 대로 한국의 산하, 해외의 아름다움을 찾아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그것을 기록해 두는 일만의 홈페이지가 ' ilman의 국내외 여행기" 이구요. 다음 졸고(拙稿) 시조 몇 편으로나마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시조문학'지에 실린 ilman 성철용 칠순 특집'입니다. *. 산수화(山水畵) 집 안에 들어서면 우리 산하 가득하다 구름 속 절 한 채에 계곡은 폭포수라 거기 서[立] 소리에 취한 나 같은 이는 누구신가? -내 거실에 도촌(稻邨) 화백의 그림 한 폭 속에 구름에 안겨 이끼 낀 산사(山寺)가 있다. 그 옆에 폭포를 만들고 흐르는..

나의 처녀 출판 시문집/ '하루가 아름다워질 때'

자서(自序) 나의 처녀 출판 시문집 -'하루가 아름다워질 때'- 내게는 나의 글을 열심히 읽어 주는 독자가 한 분이 있다. 고맙게도 끝까지, 몇 번씩이나 읽어주는 독자가 한 사람이 있다. 그이가 바로 나다. 그런 나와 비슷한 독자 하나 구하지 못했다 해서 나의 갸륵한 절약으로 만난 목돈이 이빨이 되다가 컴퓨터가 되고, 카메라가 되다가 여행이 되며, 방황하였다. 이제 회갑, 진갑에다 속절을 더하고 보니 또 다른 내가 흩어지게 되는 것이 두려워서 초라한 글이나마 멋진 옷으로 포장하고 싶어서 서둘러 이렇게 나의 시문집 '하루가 아름다워질 때'를 상재한다. -1999. 8. 30 일산에서 ilman 성철용

북경(北京) 구경

북경(北京) 구경 개인이 나라보다 부자인 나라에서 서민(庶民)으로만 살다가 황송하게도 외국인(外國人) 되어 개인보다 나라가 부자인 수많은 세월 사대사상(事大思想)과 모화사상(慕華思想) 하던. 중국 연경(燕京)을 다녀왔습니다. 인해전술(人海戰術)로 그 두렵던 중공군(中共軍)의 나라를. 3천 리 금수강산(錦繡江山)만을 노래하며 살다가, 달에서도 보인다는 만리장성(萬里長城)을 만나봤고, 데모 때문에 없어졌다는 5.16 광장 보던 눈으로, 천안문(天安門) 광장과 커다란 경복궁인 자금성(紫金城)과, 무지무지 큰 비원(秘苑) 이화원(梨和園)도 보고 왔습니다. 조상 얼 보러 온 중국인과, 대국(大國) 보러 온 외국인과 하나 되어서…. 지금 한국(韓國)에서는 그 조고마한 3천 리 강산을 남북(南北)으로 두 동강 하고도..

잔소리

가족여행 갔다가아내와 두 딸이 코로나를 만나둘째 사위가 건네고 간  1회용 먹거리로아침을 때우는데점심 때 맞추어  부쳤다는  큰 딸의 치킨 소식에다아들의 병문안 전화로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앞선다.병 걸려 살아간다는 것도 재미 있는 일인가.오늘 우리 아내의 잔소리가 음악 소리 같이 되살아 나는 게 코로나서 벗어나는 징조 같아80대 후반 서툰 간병인의 하루가 즐겁다.

젊음

젊음 계절도, 하루에도 젊음이 있다. 지내보니 그렇게 좋던 젊음과 봄이, 아침이 그것이다. 보내버리고 후회하며 산다는 것은 새로운 아침을, 봄을 또 맞는 것과 같다. 공짜 여행가면 돈이 피 같다. 먹는 것, 자는 것, 모두를 돈과 바꾼다. 집에 오면 모두가 공짜인 줄 알았더니-. 청소를 하란다. 종량제를 하란다. 집안 일 하나 하나를 도우란다. 몸을 꼭꼭 닫은 아내가. 내 몸만은 공짜인 둘 알았더니 돋보기를 사달란다. 백내장 수술도 해달란다. 정년 하여 주머니가 아픈 백수(白壽)에게 -2022. 7. 17 호수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