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춘천막국수와 닭갈비 이야기

ilman 2017. 6. 11. 14:04

춘천 막국수와 닭갈비 이야기
 '춘천(春川)에 가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어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눈 감고 춘천을 다닌 것과 다름없다.' 

춘천(春川)에 가서  춘천 사람들에게 춘천에서 유명한 닭갈비집, 막국수집을 물어보았더니 닭갈비는 명동 닭갈비 골목, 온의동 닭갈비거리, 강원대 후문 먹자골,  소양강댐 아래라 한다.
  시청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겨울연가' 촬영지로도 유명한 춘천의 명동거리를 밟고 명동 닭갈비 뒷골목에 가서 닭갈비를 먹고, 막국수는 공지천에서 먹었는데 닭갈비보다는 막국수가 맛이 더 좋았다.
  그 '막국수'란 무슨 뜻일까?
순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를 뽑아서 면을 금방 삶아낸다. 그 면을 김치나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거나,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려서 식초, 겨자, 육수를 곁들여서 시원한 육수와 함께 먹는 자고로 춘천지방의 대표 음식이 막국수다.
 그 이름이 막걸리의 '막'처럼, 막국수의 '막'이 풍기는 뉘앙스가 아주 서민적이다.
막국수를 파는 사람들에게 막국수가 무슨 뜻인가 물어 보았더니 막국수의 어원을 '막 비벼 먹는다.'는 뜻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보다는 원료인 메밀을 껍질까지 막 갈아서 면을 낸 메밀국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 마디로 이 고장 사람들이 복잡한 조리 과정이나 별다른 양념 없이도 별미로 간단히 해 먹으면서 손님 대접을 하던 것을, 6.25 직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서 막국수를 시장에 들고 나와 만들어 장사하던 것이 대중화가 되었다는 말이 정석인 것 같다.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봉평이 춘천 부근인 것을 보면 이 고장은 메밀이 많은 고장이었다.

  1960년 대 춘천은 군인 도시요 강원농대 학생이 주로 사는 빈약한 일선 지구였다. 군부대가 있는 고장은 저렴하고 푸짐한 먹거리나 선술집에 쌈직한 술안주가 주종을 이루게 되는 법이다.
그런데 1960년 당시 춘천  지방에는 양축업이 성하여 1960 년 대에는 닭갈비를 100원씩 팔았다. 따라서 닭갈비가 제일 저렴하여서 휴가 나온 군인들이나 대학생들에게 '서민 갈비', '대학생 갈비'로 불리던 닭갈비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 그것이 막국수와 어울려 춘천지방의 대표음식이 된 것이다.

 

 닭갈비는 토막 낸 닭을 도톰하게 펴서 갖은 양념에 재웠다가 커다란 검고 둥근 철판에 양배추에 곁들여서 떡볶이와 함께 버무려 먹는 것이다. 세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 법이다. 당시 군인과 학생이었던 이들도 자라 어른이 되어 춘천을 찾아 막국수와 닭갈비를 찾는 바람에 춘천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 된 것이다.
 모밀과 메밀은 어떻게 다른가 묻지 말자. 모밀은 메밀의 사투리로 둘 다 같은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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