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竣魚) 이야기
4월 제철 먹거리로 주꾸미, 숭어가 있다.
'쭈꾸미'는 전라도 사투리로 표준어로는 '주꾸미'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왜 주꾸미라 하였을까?
정약용 선생의 형인 정약전이 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류학서(魚類學書)인 '자산어보 (玆山魚譜)'에 의하면 '주꾸미를 '준어(竣魚)'라 하고 한다. '竣' 자가 쪼그릴 '준', 웅크릴 '준'이니 쪼그리고 앉은 해물이라고 풀이할 수 있겠다.
-주꾸미는 모양이 낙지와 같으나 몸이 그보다 짧고 둥글며 맛이 낙지만은 못한 연체동물이다.
몸길이가 약 20cm로 수심 10m의 모래 바닥에서 자라기 때문에 수심이 얕은 황해에서 주로 산다.
산란기가 5∼6월이어서 알이 통통히 밴 4월 쭈꾸미는 살이 쫄깃쫄깃 고소할 뿐만 아니라 머리로 보이는 둥근 부분의 몸통 속에는 알이 가득히 있어 여간 맛있는 것이 아니다.
그 먹통과 함께 알을 씹으면 그 쌉쌉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예부터 '봄 주꾸미'라는 말이 생겼다.
그 주꾸미를 잡는 방법은 그물로 잡지 않고 굵은 줄에 빈 소라 껍데기에 구멍을 뚫어서 줄줄이 매달아서 바다에 내려 두고 한 삼일을 두면 그 빈 소라껍데기 속에 주꾸미가 들어가 있는 것을 꺼내는 것이다. 소라껍데기 속에 옹크리거나(竣), 쭈그리고 있는 고기이기에 그래서 주꾸미라 했다는 것이다.
이 주꾸미는 사람이 식사로 보충하여 주어야만 하는 필수아노산(-amino acid)이 풍부하고, 혈중 콜레스테 톨 감소하여 주며, 혈압을 정상화시키고, 당뇨 예방과 시력 회복 등에 좋은 타우린(taurine)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건강식품의 해물이다.
우리들은 강화 고려산(高麗山) 산행을 마치고 가천의대가 마주 보이는 선두리 어판장 주차장에다 자리를 마련하고 그 주꾸미를 포식하고 있다.
고려산은 낮은 산이라 발도 즐겁고, 진달래꽃으로 눈도 즐겁고, 쭈꾸미로 입도 즐거운 하루다.
"부라보, 부라보! 쭈꾸미, 아니 주꾸미여!"
"부라보, 부라보! 살아 있다는 즐거움이여!"
'음식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멸치 이야기 (0) | 2017.06.11 |
---|---|
홍어(洪魚) 이야기 (0) | 2017.06.11 |
춘천막국수와 닭갈비 이야기 (0) | 2017.06.11 |
* 소금 이야기 (0) | 2017.06.11 |
모주(母酒) 이야기 (0) | 2017.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