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이야기
ㄴ) 덕장서 시원한 바닷바람 쏘이다가
ㄷ) 뽀얀 분
얼굴에 바르고
ㄹ) 부르는 이 찾아갑니다.
ㅁ) 방향 귀로 달려가서 서민과 어울리다
ㅂ) 연인 얼싸 안던 소, 소주잔 잡는 두 손
ㅅ) 머리를
다리에 묻고
ㅇ) 열을 세며 산답니다.
-오징어
오징어란 글을 쓰려고 써본 글이다.
즉흥시로 쓴 글이지만 이 글을 쓰기 위해 오징어에 관한 자료 수집에 온종일을 바쳤다.
글이야 어떻든지 간에 이 글 내용 따라 오징어를 풀어 나가 보자.
ㄱ) 오징어는 빛을 찾아 모여드는 부나비처럼 빛을 좋아한다. 암흑밖에 없는 밤바다에서 오징어잡이 배가 밝힌 밝은 등불을 찾아왔다는 죄 하나로 먹이도 아닌 빈 낚시에 걸려 바다 생활을 마치고 뭍으로 오르는 것이 오징어다.
ㄴ) 뭍에서 배를 해부하고 내장을 뺀 오징어는 바닷가 덕장에 걸리어 낮에는 푸른 하늘 아래 햇볕에 말리우고
밤에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들다가
ㄷ) 몸빛이 맛 좋은 초콜릿 빛 광택을 띠며 타우린(taurine)이라는 뽀얀 가루가 피기 시작할 무렵이면 찾는 이 따라 서로 각기 헤어지게 된다. 이 하얀 타우린(taurine)은 소화에 특별히 좋은 성분으로 간장을 보호, 시력보호, 심근경색을 예방해주는 요소다.
예로부터 민간요법에서는 오징어를 푹- 고아 먹는 것이 심장병이나 순환기, 고혈압에 좋다는 것이 타우린 때문이다.
ㄹ) 오징어는 누가 어디서 찾던가. 여행이나 등산 낚시 중에, 아니면 막일을 하다가 새참으로 주막을 찾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에 사는 사람들에게 오징어 만한 술안주가 어디 또 있던가.
ㅁ) 우리가 무의식 중에 오징어의 귀라고 생각하면서 마지막에 먹던 세모 모양은 머리 아닌 지느러미로 오징어의 방향을 도와주는 키다.
ㅂ) 오징어 다리 중에 유난히 긴 것이 교미완(交尾腕)으로 교미 시에 암놈을 꼭 끌어안는데 쓰기도 하고, 먹이를 잡아먹을 때 쓰는 오징어의 손이다.
한치는 그 연한 몸빛이 오징어보다는 고급스러우나, 한 겨울 추운(寒) 바다에서 사는 고기(-치)라하여 ‘한치’라 한다지만 그보다 그 열개의 다리가 3cm로 겨우 한 치밖에 안된다 하여 ‘한치’라 이름하게 된 것은 오로지 오징어의 긴 10개의 다리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ㅅ) 오징어의 구조를 보면 위에서부터 몸, 머리, 발로, 눈과 입이 있는 머리는 몸과 다리 사이에 파묻히듯 숨어 있다. 다리로 잡은 먹이를 입으로 가져다 먹기 쉽게 하기 위한 위치다.
우리가 보면 다리 같지만 오징어의 팔인 것이다.
'십완목(十腕目) 오징어과’에서 ‘腕(완)’은 팔 ‘완(腕)’ 자인 것 같이.
ㅇ) 우리가 문어와 오징어를 구별하기 위해서 다리 8이 문어요, 오징어는 10인가 세어보지 않던가.
*왜 오징어라 하였지?
오징어는 이름도 많다.
순 우리말로는 고장에 따라 오중어, 오증어, 오적이 하다가 한자어로는 오어(烏?), 남어(纜魚), 묵어(墨魚) 흑어(黑魚)라고 하지만 표준말로는 오적어(烏賊魚)였다.
정양전의 <자산어보)에서는 '오적어(烏賊魚)', <전어지>에서는 '흑어(黑魚)'와 '남어(纜魚')에 대한 유래담이 다음과 같이 전한다.
-남월지(南越志)에 이르기를 ‘그 성질이 까마귀를 즐겨 먹어서, 매일 물 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오징어가 죽은 줄 알고 쪼면 곧 그 까마귀를 감아 잡아가지고 물속에 들어가 먹으므로 오적(烏賊)이라 이름 지었는데, 까마귀를 헤치는 도적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뱃속의 피와 쓸개가 새까맣기가 먹(墨)과 같으며 사람이나 큰 고기를 보면 먹을 갑자기 사방 여러 자까지 내뿜어서 스스로 몸을 흐리게 하므로 일명 흑어(黑魚)라고 한다.…풍파를 만나면 수염(더듬다리)으로 닻(纜) 줄처럼 닻돌을 내리기 때문에 남어(纜魚)라고도 한다.
후자는 오징어 종류에 우리나라 남서해(南西海)에서 잡힌다는 속에 뼈가 들은 갑오징어를 말하는 것 같다.
오징어는 신기하게도 바닷고기면서도 자웅 이체(雌雄異體)로 암수가 따로 있어서 암수가 함께 소위 섹스(sex)를 즐긴다는 것이다. 수놈은 소녀 치어에게까지도 성폭행을 감행하는 무뢰한이니 말이다.
교미기에는 수컷 오징어를 ‘바다의 공작(孔雀)'이라고도 부른다.
번식기에는 암놈을 유혹하기 위해서 아름다운 색깔로 몸빛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건오징어 고르는 법
작년에 대마도에 갔다가 낚시를 떠나기 전에 유하던 집주인 하마사끼 상(74세)이 집 근처 강 같은 바다에서 잡았다는 오징어를 보니 1m가 훨씬 넘는 대왕 오징어였다.
잡을 때 삿대와 망치로 때려서 여러 사람이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뒤져 보니 그보다 크기가 더욱 큰 것도 있다. 이런 놈 한 마리만 잡아 말리면 평생을 먹고도 남을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건오징어는 어떤 것을 골라야 좋을까?
당일 잡이 오징어로 말린 오징어는 몸 전체 껍질 빛깔이 초콜릿 색깔에 뽀얀 분이 한결같다.
그보다 발의 빨판이 동글동글 한 것이 상품이고, 다리에 검은색이 있고 냄새가 나는 것이 하품이다.
*오징어에는 코레스톨이 많다고?
오징어는 영양가가 없고 코레스톨이 많다고 잘못 알고 먹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으나 이는 와전된 것이다.
오징어는 비린내가 난다고 회를 멀리하는 사람들도 회나, 물회로 먹으면 일품이지만 찌개, 전골, 순대, 심지어는 고추장 양념하여 오징어불고기를 해 먹어도 씹기에 부드럽고 맛이 산뜻 담백하다.
씹어서 쫄깃한 것을 좋어 허는 우리 한국 사람에게는 기호식품이다,
명태 코다리처럼 피데기는 오징어를 덜 말린 꾸득꾸득한 것으로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여행 중에 맥반석에 구워서 파는데 씹기에 부드러운 별미다.
오징어는 쌀을 주식하는 우리의 식탁에서 부족한 라이신. 트레오닌. 트립토판 같은 아미노산(amino酸)을 보급해 주는 영양소가 되어 준다.
오징어는 17%나 함유된 고담백질이면서도 생선 특유의 저칼로리로서 미용 건강 영양 식품이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으며, 뼈에 좋다는 칼슘(calcium)은 소고기보다 8배나 높은 함유량을 가지고 있는 영양의 보고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뽀얀 가루에 있다는 타우린(taurine) 성분은 얼마나 우리 몸에 유익한 것이던가.
최근 학자들의 연구 발표에 의하면 인체에 이로운 코레스톨이 오징어에는 많아 오히려 건강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말하고 있는 오징어 뼈는 부인의 누혈(漏血, 피가 나오는 치질), 귀가 먹어 들리지 않는 데에, 또 혈붕(血崩, 해산 뒤의 하혈)을 고치고, 충심통(蟲心痛, 기생충으로 인한 병)을 없앤다 하며, 월경을 통하게 하고, 오래 먹으면 정(精)을 더하게 하여 자식을 낳게 한다고 극찬하고 있다.
오징어 냄새에 익숙지 못한 서양인들은 좋아하지 않는 식품이지만, 지중해 연안의 이탈리아인이나, 스페인인들, 일인들은 향암효과가 있다고 갑오징어의 먹물을 약으로 쓰고 있다.
오징어에 대하여 너무 지나치게 과장하여 말한다고 걱정하지 말라. 밥이 약이 되듯이, 모든 약재는 동식물 먹거리 아닌 어디서 구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소화불량을 걱정하는 소화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오징어를 삼가해서 먹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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