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明太) 이야기
우리나라 3대 어종(魚種)은 꽁치, 오징어와 명태다.
양명문의 시로 '명태'란 해학적인 노래 가사가 있다. 이 시를 이용하여 명태 이야기를 전개하여 보자
(그림출처: 샘나)
검푸른 바다 ㄱ)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ㄴ)찬물을 호흡하고
ㄷ)길이나 대구리가 클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며
춤추며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ㄹ)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ㅁ)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집트의 왕처럼 ㅂ)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소주를 마실 때 카!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ㅅ)안주가 되어도 좋다
ㅇ)짝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ㅈ)명태 명태라고 하하하 쯔쯔쯔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위 시에서 표현된 ㄱ)'바다 밑에서'처럼 명태는 바닥고기다.
고등어 같이 물 표면 근처에 살면 기름기가 많지만, 바닥고기이기 때문에 지방질이 적은 고기인 것이다.
명태는 냉수성 어종으로 서식에 알맞은 수온이 3∼4도 내외다. 그래서 북쪽에서 ㄴ)'찬물을 호흡하고' 산다. 그래서 북어(北魚)라 하는 것이다.
명태는 잡는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ㄹ)'그물에 걸리어'에서처럼, 그물로 잡으면 '망태(網太, 그물태)', 낚시로 잡으면 '조태(釣太, 낚시태)'라고 한다.
명태의 주산지는 원래 원산(原産) 근해였다.
그래서 동해안에서 잡은 명태는 ㅁ)'원산 구경이나 한 후' 덕장으로 가는데 명태의 황제라고 할 수 있는 '노랑태(黃太)'는 옛날에는 원산 산을 으뜸으로 쳤다.
ㅂ)'미라가 됐을 때'는 말린 명태 즉 북어를 해학적으로 희화한 말이다.
요즈음에도 소주 안주로 오징어 못지않게 찾는 것이 명태다.
ㅅ)'안주가 되어도 좋다' 지만 어디 술안주뿐이던가.
제사상에서도 좌포우혜(左脯右醯)와 같이 북어가 빠질 수 없고, 굿판이나 고사에서는 물론이요, 대문 기둥에 실로 북어를 묶어 놓아 복을 비는 풍습도 그러하다.
심지어 새 차를 사가지고 본네트를 열어 놓고 무사 운전을 빌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역시 '북어'다,
술안주로 ㅇ)'짝 짝 찢어지어' 북어포를 만드는 것이다.
고기의 이름은 보통의 경우 생선 이름 끝에 붙는 '-어, 나 '-치'라고 하는데 왜 ㅈ)'명태 명태'라고 하였을까.
”도백(道伯, 관찰사)이 어부에게 맛있게 먹은 생선 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몰랐다.
다만 명천(明川)에 사는 어부 태씨(太氏)가 잡은 것이라, 잡힌 하천의 이름 명천(明川)의 '명'과 어부의 성 '태(太)'를 따서 명태(明太)라 이름 붙였다. “고 전한다.
이런 이야기는 민간어원설로 과학적이 아닌 우스갯 소리다.
문헌으로 명태를 먹은 역사를 더듬어 올라가면 이보다 훨씬 앞서 고려 때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조선 순조 때 박물기 '송남잡식'(宋南雜識, 조재삼 저)에 전한다.'임하필기'(林下筆記, 이유원 저),'재물보'(才物譜, 이만영 저)에서는 "북어(北魚)란 북해(北海)에서 나기 때문에 북어라 한다"라고 한 것도 보인다.
*별명의 왕 명태(明太)
우리나라에서 호(號)가 제일 많은 사람이 명필 김정희다.
우리가 아는 추사(秋史), 완당(阮堂) 외에도 예당(禮堂), 시암(詩庵), 노과(老果), 농장인(農丈人), 천축고선생(天竺古先生) 등 100여 가지에 달한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금강산(金剛山)은 이름 하나로 부르기엔 너무 절승이라서 봄에는 금강(金剛), 여름에는 봉래(蓬萊) 또는 지달이요, 가을에는 풍악(楓嶽), 겨울에는 개골(皆骨)이라고 불렀다.
한국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고기 명태도 내가 찾아본 이름만도 30여 가지가 훨씬 넘었다.
그만큼 명태는 예부터 우리와 가까이 살며 식탁에 오르는 한국인의 기호식이었기 때문이다.
눈(雪)과 함께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눈을 70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고 하듯이-.
명태의 가지가지 이름을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묶어 보았다.
* 잡는 방법에 따라:
망태(網太, 그물태, 그물로 잡은 것), 조태(釣太, 낚시태, 낚시로 잡은 것 )
* 잡히는 계절에 따라:
동태(冬太, 겨울에 잡은 것), 춘태(春太, 봄에 잡는 것), 막물태(맨 끝물로 잡은 것) , 꺾태(산란 뒤에 뼈만 남은 것)
* 잡히는 장소에 따라:
강태(江太, 강원도 앞바다에서 잡히는 명태), 지방태(地方太, 동해안 연안에서 잡히는 명태), 원양태(遠洋太, 러시아나 베링해나 북태평양에서 원양어선이 잡아오는 것 )
* 잡히는 대소에 따라:
대태(大太) 또는 왜태(矮太), 중태(中太), 소태(小太), 애기태, 노가리(명태 새끼)
* 습성에 따라:
은어 받이(은어가 회유해 온 뒤를 따라 명태가 온다 해서), 섣달 바지(함남 방언. 음력 12월에 잡히는 고기라 해서), 더덕북어( 얼부풀어 더덕과 같이 마른 빛이 누르고 살이 단단하지 않고 맛 좋은 북어, 혹은 바다의 더덕이라 해서, =황태)
* 제조 또는 건조 방법에 따라:
다른 물고기와 달리 명태를 말려 북어를 만드면 지방 함유량이 적어서 산화에 따른 변질이 안될 뿐만 아니라, 말리면 단백질 함유량이 2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명태(明太, 일반적인 총칭), 생태(生太, 금방 잡아 물이 좋은 그대로의 명태), 선태(鮮太, 갓 잡은 싱싱한 명태), 동태(凍太, 얼린 명태, 또는 동명태'凍明太' ), 건명태(乾明太=북어), 황태(黃太, =더덕북어, 겨울에 2달 이상 10도 이하가 오르내리는 강원도 대관령이나 용대리에서 밤에는 별빛을 받으며 얼었다가, 낮에는 빛난 태양에 녹으며 눈비 맞으며 12월에서 4월까지 5개월 동안 자연 건조된 명태. 육질이 부드럽고, 속살과 껍질이 노리끼해야 상품, 꼬리를 꺾을 때 딱 소리 나는 것이 상품), 코다리(네 마리씩 코를 낀 꾸둑꾸둑하게 반만 말린 것), 노가리(산란을 할 수 없는 20cm 내와 2~3년 미성어의 명태), 에프테(기계 건조기에 하얗게 말린 것), 백태(白太, 건조 중에 기온이 너무 떨어져 하얗게 된 것), 먹태(건조 중 기온이 너무 따뜻해서 검게 된 것), 찐태(적장에 걸어 말릴 때 너무 따뜻해서 물러진 것), 낙태(落太,, 덕장의 고랑대에서 떨어진 것), 무두태(無頭太, 머리 없이 몸통만 건조한 것), 통태(通太, 내장을 꺼내지 않은 것), 깜태(너무 딱딱하게 말린 것), 파태(말리다가 손상된 것)
* 하나도 버리는 것이 없는 명태
명태는 살은 먹고, 창자로는 창난젓을 담그고, 알로는 명란젓을, 구세미로는 구세미젓을, 곤이(물고기 작은 새끼)는 찌개 국에 넣어 먹고, 눈알은 삶아서 술안주에 먹는 등 명태는 어느 것 하나 버리는 것이 없다.
*젓갈로 담아먹는 것:
창난젓 명태의 창자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려 발효하여 만든 창난젓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장에 좋고 명란젓보다 칼슘분이 3배나 많아 영양소를 듬뿍 함유한 것이다.)
*서거리 젓(서거리란 아가미 덮게의 강원도 방언, 명태의 아가미로 젓을 담근 것으로 멸치보다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거리깍두기(아가미를 넣고 담근 깍두기)
*명란젓(明卵젓, 명태 알을 소금에 절여 만든 것으로 토코페롤(tocopherol, 비타민E) 성분이 있어 노화 방지와 비타민 E가 많아 임산부에게는 물론 피부건강에도 좋다.)
* 보양 건강식품인 명태
명태는 먹거리로만 유명한 어류가 아니다.
명태는 노화 방지와 보양 건강식품으로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약효가 많고 뛰어난 생선이다.
명태가 별명의 왕인 것처럼, 약효의 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단백, 저칼로리의 다이 어트 식품으로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영양소는 물론, 약효로서도 뛰어난 약재가 되고 있다.
과학자들이 소고기와 닭고기와 단백질의 비율을 비교해 보았더니. 명태가 17%, 닭고기, 소고기가 20%로 비슷하였다.
한약의 성서라 할 수 있는 '동의보감'에 의하면 신체 각 기관 신진대사 활성화를 시켜 주며 그중에도 특히 머리를 맑게 해주는 식품이라 하였다. 순 자연산인 명태는 바다의 바닥고기라서 코레스톨은 거의 없고 오히려 코레스톨을 저하시켜 주는 기능이 있다.
지방 함유량이 겨우 0.9%여서 비만한 사람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고, 거기에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에 효과가 커서 미용식이나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으뜸으로 치고 있다.
한편 술꾼에게는 숙취 해소에 필요한 성분이라는 것이 있어 간 기능 향상에 특효가 있다 한다.
* 노화 방지제 명태
늙는 순서를 신체를 두고 가만히 살펴보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제일 먼저 머리가 하얗게 세고, 눈에 돋보기를 써야 하는 원시(遠視)가 되며, 피부가 탈력을 잃어 쭈굴쭈굴해지다가, 국부(局部)에 힘이 없어지고 저립선으로 소변을 잘못 보다가, 다리에 힘이 없어져서 걸음걸이가 느려져서 행동에 민첩성을 잃게 된다. 이러한 때에 고맙게도 여러 가지 면애서 노화를 방지해 주는 것이 명태다.
명태에는 의학적으로 뇌의 영양소라는 트립토반이(tryptophan)란 성분이 있어서 머리를 맑게 하여 주며, 명태의 간 1g 에는 비타민A가 3천~3만 IU가 들어 있어 눈이 침침한 노인들의 눈을 도와주는 약재가 된다.
또 명태에는 피부에 탄력성을 주며 주름살을 방지하는 레티쿨린(reticulin)이란 성분이 있다.
민간요법으로 코 부스럼이 났을 때에는 명태 기름에다가 참기름을 더하여 바르면 특효약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푹 고운 누르끼한 황탯국은 간장 해독과 혈압을 조절하여 주고, 인체의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해독제의 효능도 있다.
장년층이 먹으면 칼슘, 인, 철분이 있어 명태는 훌륭한 영양식이 되며, 리신(lysin)이란 아미노산(amino酸)은 신체 각부의 세포 발육에 절대로 필요한 영양소란다.
술을 과음한 날 다음에 먹는 명탯국은 지방이 적어서 개운하고, 아미노산(amino酸)이 많아서 시원하여 속풀이 숙취를 해소하는 데에 아주 좋다.
노인들이 고생하는 것 중에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이뇨제(利尿劑) 역할을 해주는 것 또한 명탯국이다.
이와 같이 명탯국은 간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몸살감기에도 효험이 있어 명탯국을 마시고 푹 땀을 흘리고 나면 몸이 가벼움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나는 대학 4년을 꼬박 고학으로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중 가정교사를 하던 집이 명태의 고장 함경도 원산 근처 신포 사람이었고, 거기서 늘 먹던 것이 명태식혜여서 지금은 고생하던 젊은 시절에 잊지 못할 추억의 음식으로 그 톡 쏘는 식혜 맛을 찾아다니는 사람으로 살게 되었다.
식혜에는 가자미식해(가자미에 무 마늘과 생각 같은 양념을 넣어 삭혀 만든 젓갈 반찬)와 명태식혜(소금에 절인 명태에 무 밥 좁쌀 엿기름가루 고춧가루에 파 마늘을 넣어 삭힌 식혜)가 더 있다.
이상 말한 모든 것을 국문학자인 내가 어찌 알겠는가.
각종 서적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발췌하고 연구하여 여기에다 가급적 알기 쉽게 묶은 것이니 이 글은 나의 생각이 아닌 우리들의 선조의 지혜를 모아 놓은 것이다.
어찌 그냥 소홀히 보아 넘길 수만 있으랴. 우리 조상들의 많은 생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고 통계는 곧 과학이라니 유념하고 생활에 활용할 일이다.
* 명태가 금태(金太)가 되는가
옛날에는 '묵이'가 '은어(銀魚)'가 되었다가 '도루묵이'가 되었다는데, 오늘날에 와서는 도로묵이는 일본에 수출하는 귀한 생선이 되고 말았다.
오늘날 인구가 증가하고 휴전선이 가로막혀 동해 연안에서 잡는 명태로는 그 수요를 댈 수 없어 원양어선을 통하여 명태를 잡아왔으나, 요즈음에는 여건이 변하여 1977년부터 러시아와 미국이 200 해리 경제수역을 설정하여 놓고 한국 어선의 어획량을 규제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심화되어 외국어선의 조업을 전면 금지시키려는 모양이니 이를 어쩌랴.
그래서 우리가 먹는 명태는 동해안의 태 서방의 후예가 잡은 명태나 건어물만이 아니라 오히려 95%가 북한, 중국, 러시아산으로 맛이 떨어지는 냉동 명태를 무려 1억 달러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제재가 있기 전인 1986년 한 해만 보아도 해외 어장에서 잡은 명태가 무려 53만9,612M/T이었다는데-.
이러다가는 김치가 금치가 되던 것처럼 명태(明太)도 금태(金太)가 되는 날이 머지않을 것 같아 두려워진다.
사정이 그러하니 우선 노가리라도 우리는 잡지도 말고 먹지도 말자.
명태의 수명은 8년이다. 노가리는 2년 내외의 치어 즉 잔고기다.
1~2년만 더 두면 체장 50cm 내외로 자라서 25만~100만 개의 알을 낳을 귀여운 놈들이다. 그 알은 10일 후면 부화하여 명태가 된다.
사람으로 치면 중학교 1, 2학년 짜리를 잡아먹는 경우니 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모한 일인가.
노가리를 잡지도 먹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 명태(明太)가 금태(金太)가 되는 날을 막는 것이니 명심할 일이다.
요즈음에는 양식으로 키운 명태 새끼를 바다에 방생시킨다는 기쁜 소식도 전하여 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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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과 개고기 2019. 7. 9 수정 (0) | 2017.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