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담배 이야기

ilman 2017. 4. 4. 11:40

담배 이야기

  요즈음 장안의 화두(話頭)가 담배값 인상이다. 선진국에서는 건강에 유해한 담배를 정부차원에서 국민들에게 못피우게 하기 위하여 그 담배값을 높이 올려 놓았듯이 우리나라도 그리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론자들은 '금연을 유도하는 척하면서 세수(稅收) 확보을 위한 정부의 꼼수'라고 쓴소리를 하고 있다. 그래도 금년 12월부터는 2,500원 하는 담배가 4,500원으로 무려55 %나 올린다는 소식이다. 다음은 그 담배에 대한 일화(逸話)를 모은 글이다.

 

나와 시(詩)와 담배는 이음(異音) 동곡(同曲)의 삼위일체

나와 내 시혼(詩魂)은 곤곤히 샘솟는 연기

끝없이 곡선(曲線)의 선율을 타고

영원히 푸른 하늘 품속으로

                                             각각 물들어 스며든다.                    

                                        -                 나와 시와 담배/공초 오상순(1893~1963)

 많이 필 때는 하루 20갑 가량의 담배를 피운 애연가(愛煙家), 세수를 할 때나 식사를 할 때도 담배를 피우던 시인, 호(號)마저도 공초(꽁초) 오상순 시인의 '나와 시와 담배’라는 시다.
그렇게 담배를 피워 댔지만 70 살까지 살다 갔다. 모택동(毛澤東)도 술을 멀리하고 담배를 피웠는데 83세까지 살았으며, 등소평은 술,담배 모두를 하면서도 93세까지 살았다니, 담배가 생각처럼 수명과 관계가 깊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아인슈타인, 처칠, 맥아더, 프로이트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도 담배 얘찬론(禮讚論)자였다. 조선왕 중에도 최고 애연가로는 정조 대왕(正祖大王)이 있다.
 

*. 담배는 공공의 적

그렇게 예찬 받던 담배가 20세기에 들어와서 담배 연기 속에 벤조피렌(benzopyrene)이란 60여 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종의 건강 유해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담배는 '공공의 적(公共 敵)’이 되고 말았다

흡연자들은 음식점은 물론 공원이나 버스 정류소에서 담배를 피웠을 때는 10만 원 이상의 범칙금을 내야 하고, 집에 가서도 가장(家長)이면서도 이웃에 지탄을 받는 베란다 아저씨로 추락되고 말았다.

 메스컴에서는 각종 암(癌)의 30%가 흡연에서 생겨나고, 연 중 전 세계 약 250여 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각종 질병의 60%가 담배와 연관되어 생기고, 담배 1개비는 약 6분의 인간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 담배의 해독이라 한다.

그래서 어느 신문에서는 ‘

담배는 악마(惡魔)로부터 나온 더러운 잡초, 그것은 당신의 돈 지갑을 털게 하고, 당신의 옷을 태우고 그리고 당신의 코를 굴뚝으로 만든다.’고 혹평하고 있다.

   이런 담배에 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이 '인조실록(仁祖實錄)'에 전하여 온다.

당시 담배는 임진왜란 전후인 1618년(광해군 10년)에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고 하고, 어떤 이는 중국의 북경을 내왕하던 상인들에 의하여 도입되었다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당시에 "남령초"(南靈草) 혹은 "남초"(南草), ·"요초"(妖草), "왜초"(倭草)로 불렀다.

국문학자 남광우에 의하면 담배의 어원을 ‘타바코(tobacco, 포르트칼어)- 다바고((タバコ, 일어)- 담바고-  담배’라는 과정을 통하여 오늘날과 같이 '담배'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풀이하고 있다.
조선 인조 때 이수광(芝峰 李粹光)의 ‘지봉유설(芝峰類設)’에도 ‘담바고’란 기록이 보인다.
  "담바고는 남령초(南靈草)라 하는데 근년에 일본에서 온 것이다"

  또 다른 담배 어원설로는 조선 인조 때 명신 장유(張維)가 담배(痰排)라 하던 데서 유래 되었다는 기록도 보인다.

담배(痰排)는 담(痰, 가래)을 물리친다(排)는 뜻이다. 당시 사람들은 담배를 일종의 약초로 보는 이가 많앗다.

  장유(張維)는 우리나라  애연가(愛煙家)로 알려진 담배의 시조라고 일컬어지는사람인데 공교롭게도 그의 장인  선원(仙源) 김상용(金尙容)으로 금연을 주장하던 금연가(禁煙家)다.

김상용(金尙容)은 담배를 요초(妖草)라 하여 담배를 많이 피우면 술과 같이 취하여 사람을 해롭게 한다는 생각에서 반대하였지만, 사위 장유(張維)는 담배를 영초(靈草)라 하여 담배가 약초나 살충제로 쓰이는 약초인 빈랑(檳榔)과 같이 사람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콧병이 몹시 유행하였을 때 담배 잎으로 코를 막으면 나았다. 그러나 겨울에는 담배 잎을 구할 수가 없어서 잎을 말려 두었다가 담배를 피워 그 연기로 콧병을 예방하게 되었다.                                -대덕군 채록 설화 
                                                                                                             

*.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된 설화

  영조 때 홍순학(洪淳學)이 북경을 다녀 와서 쓴 ‘연행가'(燕行歌)를 보면 청나라에서는 팔구 세 어린이까지 담배를 피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호호백발 늙은 년도 머리마다 채화(彩畵)로다.

     물론 男女老少하고 담배들은 즐기이네

     팔구 세 아희들도 곰방대를 물었구나.

 
 효종 4년(1653) 제주도에 표류되어 10여 년 동안이나 억류당하였다가 탈출한 '하멜' 일행이 귀국하여 쓴 ‘하멜표류기’에도 담배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조선 사람들은 담배를 좋아하며 아이들도 4, 5세만 되면 담배를 피우며 남녀노소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다. 조선에 담배가 들어온 것은 일본으로부터 50~60년 전에 전래되었다."

  그런데 그후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금기(禁忌)가 되어 있다. 왜 그럴까? 다음은 이에 대하여 전하여 오느 몇 가지 전설이다.

 
-한번은 장유
(張維)가 어전(御前)에서도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워 물고 담배 연기를 뿜어댔다.
한참 눈여겨보던 장인 김상용은 따끔하게 사위 장유를 나무랬다.

  "사부빈객(士夫賓客) 장유는 어전에서도 흡연하는가?"

장유는 그 뜻을 깨닫고 담뱃대의 불을 껐다. 그러자 김상용은 한 마디 더했다.

  "구용정(口容正) 때문일세."

구용정이란 담배를 피울 때 입 모양이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장유는 그 후부터 어전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이후부터 존귀한 사람이나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풍습이 생겼다 한다.  

 

-문종대왕이 집현전 학사들과 담론하다가 곤룡포자락을 담뱃불에 태우게 된 뒤 어전에서는 앞으로 담배 피우는 것을 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화성군 채취

 

- 광해군(光海君)이 담배 냄새를 싫어하여 신하들에게 담배를 못 피우게 한 데서 시작된 풍습이라고 하지만, 담배는 불이 위험하기도 하고 또 담뱃대를 문 모습이 건방지게 생각되어 나타난 풍습으로 보기도 한다.

 

여기에다가 자고(自古)로 우리나라에서는 담배가 어른들의 기호품인 데다가 어린이나 하급자들은 자기도 어른이나 상급자처럼 권위의식을 갖고 싶어서 유래된 관습 같다.
 

-‘경도잡지’에 의하면 비천한 자는 존귀한 분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였고, 관리들도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였다. 재상이나 시종관(侍從官)이 길을 지나가는데 담배를 피우는 자가 있으면 잡아다가 치죄하기도 하였다.

애연가 장유도 담배를 피울 때 9 가지 금하여야 할 것을 구물흡(九勿吸)이라 하여 말하고 있다.


-임금이나 상사 앞에서, 관원 앞에서, 어른 앞에서, 잠자리에서나, 이른 아침이나, 문에서는 피우지 말 것이며 부녀자와 환자와 어린이는 피우지 말 것이다..

  
음은 담배를 입으로 피는 것에 대한 전설이다.

-남자를 몹시 좋아한 어떤 기생이 있었다. 그 기생은 살아서 상대하지 못한 사람과 죽어서 입이라도 맞추어 보기를 소원하여, 그 넋이 화해서 무덤에 난 것이 담배라는 풀이었다. 그래서 담배는 입으로 피우게 되었다.

 

 

*. 선인들이 말하는 담배의 이로운 점
오늘날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는 담배를 선인들의 일부는 이롭게 보았다. 다음은 조선 후기 실학자 성호 이익

(李瀷)의 담배에 관한 지적이다.
  

담배의 효용

. 담배는 수명을 연장시켜 준다하여 수연초(壽延草)라 한다.
. 담배는 십병구연(十病九痰)으로 담(痰, 가래)을 없애준다.

. 소화불량과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 피부에 생긴 종기나 상처에 유익하다.

. 몸속 기생충 구제박멸에 효과적이다.

. 몸 밖 해충과 독충을 쫓아낸다.

. 겨울에 추위를 막을 때 유익하다.

. 잡귀와 잡신을 물리쳐 준다.

. 마음의 긴장을 해소시켜 준다.

, 담배는 대객초인사(對客草人事)로 인간관계 형성의 최고 매개체다.


담배의 피해
,  

정신이 맑지 못한 것. 눈과 귀의 총명이 감해지는 것. 머리털이 빨리 희어지는 것. 얼굴빛이 푸르러지는 것. 이가 빨리 상해서 빠지는 것. 몸이 약해지는 것. 입의 냄새가 추악한 것. 부질없이 돈을 낭비하는 것. 까닭 없이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것. 신령(神靈)과 사귈 수 없다는 것

새해의 나는 50년 전에는 29세로, 7호선 타고 가다 9번 출구로 나가는 나이가 된다.

세모가 가까워지니 울적한 마음이 되어 그 동안 내 일평생 중에 잘한 일이 무엇일까 되돌아 보니, 재작년에 각각 떨어져 있던 우리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우리 형제 납골묘를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그 다음으로 잘한 것이 담배를 끊은 것이다. 언제 끊었냐 묻는다면 아주 오래 전 끊었다 할 것이다.

끊은 해나 날짜를 기억하는 사람은 끊은 게 아니라 참고 있는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음식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어회(廣魚膾) --요 사진  (0) 2017.04.09
회(膾)  (0) 2017.04.09
인절미 이야기  (0) 2017.04.04
라면 이야기  (0) 2017.03.28
껌(Gum) 이야기  (0) 2017.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