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보세란(C. sinense Willd Makino)

ilman 2022. 2. 11. 15:46

5년 전인가, 제자(弟子)의 누님이 경영한다는 소파 가게가 있어 소파를 주문했더니 배달해 오는 길에 동양 난을 선물로 받았으나 난(蘭)을 키운 경험이 없어 미안하게도 죽이고 말았다.
그 후 3~4년 전인가 갑장(甲長) 신형이 내 집에 방문하는 길에 선물로 받은 보세란이, 오늘 네 번째 꽃을 피워 우리 노부부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음력 정월에 개화(開花)하는 꽃이라 하여  보세란이라고 하는  동양란(東洋蘭)이다.

 난초(蘭草)는 초심자에게는 까다로운 꽃이어서, 햇볕을 자주 쬐어 주거나 물을 너무 주어도 안 되는 꽃이라는데 내 지극 정성으로 꽃을 피운 것이다. 새해 정월(양 1, 2월)에 개화(開花)하므로 보세란(일명 鶴之花)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난초다.
 보세란은 비교적 잎이 넓고 하나의 대궁에 적자색(赤紫色) 꽃이 여럿이 피는 일경 다화성(一莖多花性)의 향기가 좋다는 꽃인데 나는 90을 향한 노화로 후각(嗅覺)을 잃어 그냥 눈으로만 감사할 따름이다. 
  보세란(?歲蘭)의 종류로는 중국 남부 복건성 일대의 중국(中國) 보세, 중국 광동성 일대의 대명 보세와 대만(臺灣)의 대만 보세로 크게 셋으로 나눈다는데 더 자세한 품종이 많은 모양이다.

 난초에 일가견으로 치는 가람 이병기(李秉岐) 시조시인은 세 가지 복인 화초복, 술복, 제자 복을 자랑하고 있다.
 나도 시조시인이라 가람 선생과 비교해 보면 술을 너무 좋아해서 일만 어치만 술을 먹자 해서 닉네임도 'ilman'이요, 일 년에도 몇 차례씩이나 술자리에서 60대도 넘어선 제자들의 초청을 받고 있으니 술복과 제자복(弟子福)도 있는 셈인데, 이젠 친구 덕에 화초복(花草福)까지 갖추게 되었으니 나는 가람(伽藍) 선생의 삼복(三福)에다가 친구복(親舊福)까지 더한 행복 한 사람이라 하겠다.
오늘 아침 우리집 베란다에서도 군자란(君子蘭)이 잎을 비집고 꽃대를 올리고 있는 걸 보니 기다리던 이 달려오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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