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장어(長魚) 이야기

ilman 2017. 10. 18. 10:23

장어(長魚) 이야기

 

2015년 여름을 강타한 중동호급기 중후군이라는 메르스(Mers) 때문에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하고 집에서만 방콕하고 있을 무렵 술꾼 친구한테서 반가운 전화가 걸려 왔다. 미아리로 꼼장어 먹으러 가자는 것이다.

‘늙어서는 누가 부르면 망설이지 말고 나가자, 아니 가면 다시는 부르지 않는다.’는 생각에다가 입이 궁금하던 차라 얼씨구나 하고 따라 나섰다. 찾아간 곳은 미아4거리 '통영 생 곰장어집'이었다.

옛날에 밤 거리 포장마차에서 술 안주로 구워 먹던 꼼장어를 오늘은 생 곰장어 집에 가서 구워 먹게 되었다.

곰장어는 꼼장어, 먹장어라고도 한다.

꼼장어라고 하는 것은 장어 머리를 잘라 하루를 놓아두어도 죽지 않고 살아서 꼼지락거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고, 먹장어라고 하는 것은 몸은 뱀장어와 비슷하나 깊은 바다 밑에 살다 보니 눈이 퇴화되어 살가죽 밑 피부에 그 흔적만 남아 보이지 않아서 '눈 먼 장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먹장어는 죽은 고기나 바다 동물의 사체에 둥근 입을 붙이고 그 살과 내장 등 유기물을 파 먹는 고기라 하여 ‘바다의 청소부’라는 별명을 가졌다.

곰장어는 일본 등의 다른 나라에서는 식용을 안 하지만, 그 값이 싸서 우리나라 서민들이 소주 안주로 하여 구워 먹고 있는데 그 인기가 부산 지방에서 특히 높다. 이 곰장어는 낚시 미끼로도 쓰이는데 껍질은 가죽 대신에 쓰이기도 한다.

 

*. 장어의 효능 

  외모가 뱀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뱁장어 만) 자가 들어 있다. 큰 것은 길이가 10여자나 되며 체색(體色)은 검으스름하다. 일반적으로 어류는 물 밖에 나오면 곧 죽는데  이 물고기만은  머리늘 절단하지 않으면 죽지 않는다. 맛은 좋다. 설사를 심하게 하는 사람은 이 고기로 죽을 끓여 먹으면 곧 낫는다고-.

                                                                                          -자산어보(玆山魚(譜)/ 정약전

한국 사람들은 개장국과 함께 여름철 스테미너 음식으로 장어(長魚)를 제일로 꼽는다. 남자 정력(精力)에 제일가는 식품이라

는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이런 이야기가 전하여 온다.


-뱀장어를 한자로는鰻’(만)이라 쓴다. 이를 파자(破字)하여 다음과 같이 우스갯소리로 풀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魚 + 日 + 四 + 又 = ': 이 물고기(魚)를 먹으면 매일(日) 네(四) 번씩이나 거시기를 또(又 ) 할 수 있다.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느끼한 맛이 있다. 그러나 이 장어의 기름기는 돼지고기나 소, 치즈 같이 혈관경색(血管梗塞)을 초래하거나 살이 찌거나 복부(腹部) 비만의 원인이 되는 동물성 포화지방산(飽和脂肪酸)이 아니요, 식물성지방과 비슷한 성질의 고급 불포화지방산(不飽和脂肪酸)이다.
복부비만(腹部肥滿)이란 복부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한국인은 허리둘레가 남자 90cm(35.4인치), 여자 85cm(33.5인치) 이상인 경우의 사람들을 말한다.  불포화지방산(不飽和脂肪酸)은 액체로 존재하여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면서 복부비만으로 머물러 있는 포화지방산까지 산화(酸化)시켜 체지방을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장어의 기름기는 식욕 증진, 말초 모세혈관을 튼튼히 해주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까지를 없애 주며 신체의 스태미나를 증진시켜 준다는 불포화지방산인 것이다.  그뿐인가 장어를 먹으면 다음과 같은 효능이 있다.

 1. 장어에는 비타민 A, B, C, D, E와 칼슘, 철, 인 마그네슘 등 수많은 영양소가 있어 인체 면역을 증진시켜 주고 병후의 원기 회복과 성인병 예방을 도와 준다.

2. 장어 표면의 미끈미끈한 점액은 단백질로 이는 위장의 점막을 보호, 영양소의 밸런스와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3. 뮤신이라는 성분은 남성의 정력(精力) 강화에 효과적이다.

4. 비타민 A가 소고기의 200배 이상이어서 그 항산화성분이 시력(視力)을 도와주고, 노화(老化)를 억제하며, 여성의 난소(卵巢) 활동을 왕성하게 하여 피부와 얼굴을 예쁘게 만들어 준다.

5. DHA성분은 두뇌건강과 기억력 향상에 필요한 성분이다. 

6. 레치신이라는 성분은 두뇌(頭腦)를 보호하고 기억력, 학습 능력을 증진 시켜 준다.

 

*. 장어의 종류

그 장어의 종류로는 민물에 사는 뱀장어와 바다에 사는 붕장어, 갯장어 그리고 앞서 소개한 먹장어가 있다. 그중 으뜸으로 치는 것이 뱀장어요 다음이 아나고라는 붕장어다.  

뱀장어:

우리가 ‘장어 먹으러 가자.’고 할 때 먹게 되는 것은 대개 민물장어인 뱀장어다. 전북 고창에서는  '풍천 장어'가, 서울에서는 행주산성 건너 '장어촌(長魚村)'이 그중 유명하다.

뱀장어는 이름처럼 모양이 뱀과 비슷하며 몸길이는 60cm 쯤이다. 등은 검푸른빛 배는 희며 몸에 점액이 많아 몹시 미끄럽고 피부는 겉으로 보기에는 비늘이 없는 것 같지만 살갗에 묻혀 있는 작은 비늘들이 있다. 배지느러미는 없다. 5~12년 담수에서 성장한 후에 60cm의 성어(成魚)가 되면 산란을 위해 8~10월 경에 깊은 바다에 가서 알을 20만 마리 정도 낳고 죽는다. 어린 뱀방어는 1~2년 바다에서 살다가 봄철에 자기 어미가 살던 강을 거슬러 올라와 자란다.

 그 뱀장어는 회(膾)로는 먹지않고 주로 구이와 탕으로 먹는다.

일어로 '우나기’라고 일인들이 구이용으로 최고로 치는 고기로 대일(對日) 주요 수출품이 바로 뱀장어다. 

뱀장어는 무엇보다 고기 맛이 고소하고 영양가가 높지만 약간 비린 냄새가 나서 요리 과정에서 없에는 것이다. 

뱀장어는 예로부터 강장식으로 유명하여 약용으로도 이용되어 왔다.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고창 복분자주와 함께 먹는 풍천장어가 유명하다.

 

붕장어: 바닷장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붕장어, 일어로는 '아나고'라 불리는 장어로 주로 회(膾)로 먹는다.

정장제(整腸劑)로 알려져서 술꾼들 사이에 ‘이 아나고를 먹으면 XX를 안하고 못 배긴다.’는 우스겟소리와 연관된 비교적 저렴한 회(膾)다.

 모양이 뱀장어와 비슷하나 혈액 속에 이크티오록신[불에는 약함]이라는 독이 있어 중독 증상이나 구역질과 피부나 눈에 염증을 일으키는 독이 있으니 회로 먹을 때는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할 일이다.

 붕장어 주둥이는 크고 뾰족하며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이 맛좋은 물고기는 우리나라와 일본 해안 가에서 주로 산다. 한자어로 해만(海饅), 해장풍어(海長風魚),  해사(海蛇)라고 하고 순우리말로는 바다뱀, 물뱀이라 한다.

갯장어: 일어로 ‘하모’라 하는데 이는 “물다”는 뜻이다. 갯바닥에 살아서 갯장어라는 줄 알았더니 그런 뜻 외에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지고 있어

'이빨이 강하여 다른 고기를 개처럼 물어 뜯어 먹는다 해서 견아려(犬牙驪=介長魚) 갯장어라 했다 ' 것이다.

몸길이는 2m에 이르는 낮에는 진흙 속이나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사는 야행성 물고기로 바다 갯벌에 서식하며 껍질은 질 좋은 가죽제품으로 사용한다. 잔 가시가 많아 회로 먹을 때 손질하기 힘든 장어다.  

오늘은 혀가 호강하는 날이다. 모처럼만에 장어 중에 장어라는 민물장어를 먹으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