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휴암(休休庵) /강원도 양양
어제는 설악산 울산바위를 등정하고 오늘은 낙산도립공원을 거쳐서 승용차로 한국의 '낭만가도(Romantic Road of Korea)'를 달리고 있다. 낭만가도(浪漫街道)란 '양양~하조대~강릉~삼척'을 잇는 동해안의 해안 절경를 따라 달리는 길이다. 양양에 들어서자 함께 한 최(崔) 형이 휴휴암(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1번지)을 구경하고 가자고 한다.
여행의 즐거움은 새로운 만남과 이에 대한 감동이라더니 휴휴암은 나에게 무엇을 보여 주려는가.
-휴휴암(休休庵)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로 17년 전 불이 홍법 큰스님께서 기도 수행처를 찾아다니다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이곳에 휴휴암을 창건하셨습니다. 창건 5년 후 바닷 가에 누워있는 관세음보살님 형상의 바위가 발견된 후 휴휴암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어 불자와 관광객이 연간 270만이나 방문하는 명소 휴휴암이 되었습니다. 휴휴암(休休庵)이란 몸도 쉬고, 마음도 쉬면서 팔만사천 무진번뇌 망상을 모두 내려놓고 쉬고 또 쉬라는 뜻입니다. -휴휴암 주지 능아 일현 합장
휴휴암(休休庵)은 '妙寂殿'이란 작은 법당으로 시작한 암자여서 '佛二門(불이문)'이 일주문(一柱門)을 대신하여 서 있다.
'불이문(佛二門)'이란 불교의 진리가 둘이 아닌 하나임을 뜻하는 말이다. 이 불이문을 통하여야만 진리의 세계가 불국토(佛國土)로 전개된다는 뜻이다.
불이문을 지나니 거기가 바로 1987년에 지었다는 이 암자의 금당(金堂)인 묘적전(妙寂殿)이다.
이 묘적전에는 천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진 '천수천만관음보살(千手千萬觀音菩薩)'이 모셔져 있어 모든 근심을 내려놓고 고요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묘하게도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묘적전(妙寂殿)이라 이름하였다.
이 암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지혜관세음보살(智惠觀音菩薩) 상이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대자대비(大慈大悲)를 서원(誓願)으로 하는 보살이다.
'관세음(觀世音)'이란 '세상의 음성을 관(觀)한다'는 뜻이요, '보살(菩薩)'은 '보리살타(菩薩薩陀)'의 준말로 '위로는 부처님을 따르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님 버금가는 성인'을 말한다.
이 지혜관세음보살 상은 총 높이 53척, 통돌 300톤으로 조성된 국내 최초의 매머드급 지혜관세음보살로 학문통달과 지혜를 주시는 보살님이다.
좌우에 해상용왕(海上龍王)님, 남순동자와 함께 관음용선(觀音龍船)을 타고 가며 중생을 구제하는 모습의 조형물로 고석산 석공예 명장의 3년간 각고노력으로 만든 대작이다.
법종루(音梵鐘樓)의 범종은 전체 순금을 입힌 황금종이다.
그 무게가 삼천삼백삼십관이나 되어서 한국사찰 종(鐘)으로는 가장 크고 웅장한 종인데 묶어 두고 스님만이 치는 종이 아니라 신도들도 언제나 칠 수 있는 종이다.
- 종에 이름을 새기신 분들이나, 신심(信心)이 깊은 불자님들은 종을 세 번 치고 가시지요. 종을 치면 업장이 소멸되고 앞길이 열리며 복이 들어온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자옥 중생들도 극락세계로 인도하기 위하여 종소리를 울려 주는 것입니다. -주지
암자 앞 모래 사장을 지나 100여 평 너럭바위(연화법당)에 오르면 200m 앞 왼쪽 해변에 그림 같은 기다란 바위가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해수관음상(海水觀音)이 감로수병을 들고 연꽃 위에 누워 있는 모습이다. 그 앞에 거북이 바위가 부처를 향해 절을 하고 있는 모습의 바위들이 보인다.
이 바위들이 1999년에 발견되어 휴휴암(休休庵)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데 나는 이를 모르고 그냥 온 것이 못내 후회가 된다. 찾아온 암자가 아니라 가다가 들린 암자여서 지나친 것이다. 알면 보이듯이 모르면 못 보고 그냥 지나칠 뿐 돌아와서 후회로 남는다는 것을 또한 번 실감한다.
이 휴휴암을 더욱 유명하게 하고 있는 것이 황어떼들이다.
-연화법당 고기 바위 주변에는 수만 마리의 황어 떼가 새까맣게 몰려와 지느러미가 밖으로 나와 있어도 고기를 잡아먹고사는 갈매기들이 잡아먹지 않는 것이 신비함을 더 해 줍니다. 고기밥(2,000원) 주면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몰려옵니다. 방생하고 싶은 분은 방생하세요.(방생값 고기 5마리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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