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유적을 찾아서/1. 갑사 1.갑사 우리는 갑사를 가고 있다. 서울대사범대 국어교육과 동문들. 6회에서 43회까지에 박사과정에 있는 6명의 대학원 학생까지, 30여명의 선후배 노소가 함께 어울려 옛백제를 더듬으러 백제 문화권으로 가고 있다. 이 중에는 중국인 유학생 4명도 있다. 춘마곡(春麻谷) 추갑사(秋甲寺)라 하는 말이 있다. 갑사가 마곡사의 말사이기에 나온 말이다. 봄이 오면 대웅전 앞에 겹으로 피어나는 벚꽃과 함께 찬란한 마곡사(麻谷寺) 의 꽃대궐이 아름답듯이, 가을이면 입구 오 리 숲에서 금잔디 고개 이르는 약3km의 계곡에 불타는 가을의 환상적인 갑사(甲寺) 단풍의 관목이 어느 계절보다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룡산 6경' 중에 연천봉(連天峰) 기슭의 갑사의 가을 풍경이 들어간다. 갑사에 들어서니 시원한 약수가 기다리고 있는 마당 너머에 절도 홍재의가 쓴 '鷄龍甲寺'란 현판이 걸린 갑사 강당이 우리를 맞는다. 옛날에는 갑사를 갑사(岬寺), 갑사사(甲士寺) 계룡사(鷄龍寺)라 하였다는 이 절은 백제 때 420년 고구려 승 아도(阿道)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이 절의 문화재로는 다음과 같은 국보 2점과 보물 7점, 지방문화재 9점 등이 있어 이 절의 역사의 유구함을 말해 주고 있다. 갑사삼신괘불탱(국보298), 신원사노사나불괘불탱(국보299), 갑사철당간 및 지주(보물256), 갑사부도(보물257), 갑사동종(보물478), 월인석보판본(보물582)등등. 산사를 가볼 때마다 느끼게 되는 것은 대개가 임진왜란에 불타고 새로 지은 건물이라는 것이다. 갑사도 거기에 예외일 수 없어 정유왜란에 대웅사를 포함하여 모두 불탄 것을 새로 중건한 것이다. 이런 못된 왜놈의 침범에 맞서, 승려로서 몸을 세워 승병을 모아 왜적을 격퇴시키는데 공을 세운 세 분을 모신 곳이 '표충원'이다. 갑사의 옛이름이 갑사사(甲士寺)라 하더니 나라의 수비를 맡은 갑옷 입은 이를 갑사라 하니까 갑사사(甲士寺)가 줄어 갑사(甲寺)라 하였는가. 표충원은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를 침범한 왜적을 승려의 몸으로 승병(僧兵)을 모아 격퇴시키는데 공을 세운 세분을 기려 1738년(영조 14)년에 창건한 사당이다. 이 사당에는 서산대사(西山大師) 휴정(休靜), 사명대사(泗溟大師) 유정(惟政), 기허당(騎虛堂) 영규대사(靈圭大師)의 영정을 봉안하고, 후세 우리들에게 영정으로 비명으로 그 그 충의(忠義)를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절문을 닫을 저녁 무렵에 늦게 도착하여서, 법당과 표충원 정도를 둘러보는 것으로 족해야 했지만 단풍과 함께 담장 맊에 주렁주렁 가을의 꽃 붉은 감이 마음의 티끌을 씻어주고 있었다. 여행에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보는 것 다음으로 먹거리다. 찾아간 고장에 성공한 우리들이 있어 흔쾌히 그 주머니를 털어 그 먹거리를 제공해 준다는 것은 비정한 문명세계를 살고 있는 우리들을 얼마나 흐뭇한 감동의 세계로 몰아넣던가. 우리 동문회 회장 박갑수 선배(11회)가 주례를 서 준 이 고장 동문 제자에 김봉순 교수(43회)가 있어 그 자리를 마련하여 주었다. 마침 갑사 입구에 가장 큰 '수정식당'이라는 KBS 맛자랑 멋자랑에 나온 공주시 향토음식 지정업소가 있다. 그 곳이 그 김 교수의 제자 엄마가 경영하는 식당이었으니-, 우리 모두는 갑자기 Vip 손님이 되어 깊어 가는 가을의 갑사에서 호기 있게 떠들썩하게 하였다. '세상에 제일 맛있는 술이 무어던가. 공술이 아닌가. 공술보다 더 맛있는 게 입술이 아니냐. 헌데 이 더덕술은 입술보다 맛있어'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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