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詩) ** ☎

거여동에 갔다가

ilman 2017. 6. 29. 23:47

거여동에 갔다가

 

여보세요.  거여동 아줌마.

우리 엄니 사시던 데가 어디쯤일까요?

기다림에 지친 후에야 다가오던 버스 타고

코 끝 쏘는 때 절은 땀내 속

시골 비포장 길에 죄 없이 시달리던 착하디 착한 이들이

오다 오다가 종점에서 우르르 내리면

마주치던 난민촌 달동네가

우리 엄니 사시던 동네였어요.

그 골목만 들어선다면

눈을 감고라도

우리 엄닐 찾을 수 있었답니다.

맑은 공기만 마시고

천당 같은 이들이 살던

여기가 그 옛날 거여동이 아니던가요.

여보세요. 거여동 아줌마.

우리 엄니 살던 옛날 골목이

도대체 지금의 어디쯤이나 될까요?

전철 타고 찾아오다가

눈물 말아 쓴 시가 내 마음을 찌르네요.

 

"영안실 다녀오다

우리 엄니 살던 동네

물어 물어 찾았더니

막아서는 아파트들.

난민촌

옛 동네 이름이

내 마음을 찌르네."

 

'☎ ** 시(詩)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가 아름다워 질 때  (0) 2017.06.29
운주사(雲住寺)  (0) 2017.06.29
응봉동 주민들에게  (0) 2017.06.29
쌍 우물 가  (0) 2017.06.29
안테나  (0) 2017.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