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詩) ** ☎

안테나

ilman 2017. 6. 29. 23:33

안테나

 

바람이 몹시 불고 간 날아침

고층 옥탑에 올라갔더니

조망성(造網性) 거미가 안테나에 거미줄 드리우고

스쳐 가는 바람 속에 풍겨오는 먹이를 사냥하면서

서툴게 떠들대던 나의 미숙을 감청하고 있었다.

먼 소식 낚으려

욕심부리던 나를 훔쳐 지켜보던

더듬이가 없어 서럽던 거미는

비로소 안테나를 얻어

빨아먹을 소리들을

이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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