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
바람이 몹시 불고 간 날아침
고층 옥탑에 올라갔더니
조망성(造網性) 거미가 안테나에 거미줄 드리우고
스쳐 가는 바람 속에 풍겨오는 먹이를 사냥하면서
서툴게 떠들대던 나의 미숙을 감청하고 있었다.
먼 소식 낚으려
욕심부리던 나를 훔쳐 지켜보던
더듬이가 없어 서럽던 거미는
비로소 안테나를 얻어
빨아먹을 소리들을
이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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