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 우물 가
나이가 고향이 되어버린
설날 무렵,
가슴속 깊숙한 마음을 열어봤더니
까맣게 잊고 살던
학창 시절 쌍 우물 가
겨울이 겨울 답던
눈 익은 골목 속에서
하나도 춥지 않게
밤을 서성이던 젊디 젊은 내가 보인다.
백발을 이고 사는 지금
눈을 감아도
그 우물 속에 세월처럼
잠든
반짝이던 별들의 이야기를
두레박 가득 가득히 길어 올릴 수 있는 것은
쌍우물을 두고도
수돗물을 사 먹던 그 시절에
약 우물 터를 바라보는 바다와 함께 듣던
기적 소리 때문일까.
그 하얀 구름 속에 풍겨 오던 그리움을
억지로 지워 버리려던
하얗게 부서지던
밀물과 썰물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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