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詩) ** ☎

쌍 우물 가

ilman 2017. 6. 29. 23:36

쌍 우물 가

 

나이가 고향이 되어버린

설날 무렵,

가슴속 깊숙한 마음을 열어봤더니

까맣게 잊고 살던

학창 시절 쌍 우물 가

겨울이 겨울 답던

눈 익은 골목 속에서

하나도 춥지 않게

밤을 서성이던 젊디 젊은 내가 보인다.

 

백발을 이고 사는 지금

눈을 감아도

그 우물 속에 세월처럼

잠든

반짝이던 별들의 이야기를

두레박 가득 가득히 길어 올릴 수 있는 것은

쌍우물을 두고도

수돗물을 사 먹던 그 시절에

약 우물 터를 바라보는 바다와 함께 듣던

기적 소리 때문일까.

그 하얀 구름 속에 풍겨 오던 그리움을

억지로 지워 버리려던

하얗게 부서지던

밀물과 썰물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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