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7대불가사의 앙크로왓/ 캄보디아(4) 지금 한국은 얼마나 추울까. 여기 시엠리엡은 연중 가장 기온이 낮다는 1월인데도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인데. 반 티에 반 바지 차림으로 앙코르톰을 다녀온 것이 오전이건만 땀에 흠뻑 젖은 옷을 바꿔 입고 점심 후 그 아까운 두어 시간을 호텔에 들어가 깊이 잠들었다. 이곳은 열대지방이라서 사람들은 누구나 점심 후 두어 시간은 일손을 멈추고 오수(午睡)를 즐긴다. 즐긴다는 것보다 작열하는 열대의 따가운 햇볕은 도저히 몸이 마음을 따라 움직여 주지 않아서 이 시간대는 모두가 쉬는 시간이라 가볼 수 있는 곳도 없었다. 앙코르 유적지 관람은 영롱한 아침 햇빛을 받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앙코르톰을 먼저 보고 오후에 앙코르왓을 구경하여야 한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이란 말이 있지 않던가. 앙코로톰보다 더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유네스코까지 인정하는 앙코르왓을 먼저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앙코르왓은 수리야바르만2세의 장례식을 위해 지어진 하나의 묘지다. 사빙장터(西方淨土)라는 말이 있듯이 정문도 앙코르왓은 서쪽을 향하고 있다. 그래서 앙코르톰을 오전에 먼저 보고 앙코르왓을 둘러본 후 낙조를 보는 것이 순리에 맞다. 아침에는 앙코르톰을 보고, 한낮에는 팜나무가 사원을 뒤덮은 프레아칸사원을 보고, 오후에 앙크로왓을 보고 나면 해거름이 된다. 그러면 프롬바켕에 가서 왕코르왓을 배경으로 넘어가는 장열한 일몰을 보는 것이 환상적인 앙코르 유적 관광의 진수를 보게 되는 것이다. 허나 투어 여행이 어찌 그것까지 다 바라리요. 좀 높은 위치에서 앙코르왓을 보면, 중앙 첨탑을 3중으로 회랑(回廊)이 둘러싸고 있다. 그 회랑 위의 사각 탑을 선으로 연결하여 보면 입체적인 4각 추(錐)의 피라미드 모양이 된다. 세계 한 가운데 높이 솟아 있다는 신들의 나라 수미산(須彌山=메류산)을 상징한다는 중앙 첨탑이 60m 위에 솟아 있고, 그 아래 동서남북에 금 은 유리 파리의 사보(四寶)를 상징하는 네 개의 망루 탑과 히말리아 영봉을 상징한다는 성벽과, 그 성벽 밖에 대양을 상징하는 해자(垓字)가 가득한 물로 속세를 막고 있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하여 37년 동안 하루에 동원된 인원만도 10만 명이 넘었고, 코끼리가 4만 마리나 동원되었다. 한때 코끼리 왕국이라고 일컬어 지던 이 나라에 여행 중 코끼리를 한 마리도 보지 못하였다. 가난해서 거의 다 팔아 먹은 모양이다. 이 사원을 짓기 위하여 쓰인 사암은 여기서 60km 떨어진 톤레삽을 통하여 운반해 왔다. 정문으로 향하여 난 해자를 건너는 돌다리는 220m나 되었다. 정문을 들어서 좌우에 늘어선 목 없는 불상을 지나니 65m의 높이 솟은 중앙사탑을, 높이가 서로 다른 제1회랑 제2회랑 제3회랑이 3중으로 조금씩 높아가며 이를 둘러싸고 있다. 가장 바깥쪽 제1회랑은 길이만도 760m인데 그 안벽 전면에는 부조(浮彫)가 빈틈없이 조각되어있다. 남회랑 동쪽에 있는 야마의 사형선고, 북회랑 서쪽의 신들의 퍼레이드, 쿠르크세트의 전투장면, 염라 대왕의 심판, 우유의 바다에- 이 모두는 신화(神話)를 주제로 한 내용인데 이는 우리들에게 생소한 힌두교의 인도 서사시의 세계였다. 그 조각들을 자세히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아무리 미술에 문외한인 우리의 눈에도 탄성을 발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특히 압살라(天女)의 도두러 지게 조각한 부조(浮彫)가 그러하였다. 압살라 천녀들은 캄보디아 특유의 미소를 머금고 나직이 눈을 내려뜨고, 맨발로 춤을 추고 있다. 그렇다, 저 얼굴은 엊저녁 캄보디아 민속춤을 보며 식사할 때 춤추던 무희의 그 얼굴이요 그 몸짓이었다. 조용한 음악에 맞추어 손바닥을 아프도록 뒤집히도록 뒤로 젖히고 가끔씩 한발을 뒤로 올리던 그 모습이다. 저 터질 듯한 무르익은 유방을 드러낸 갸냘픈 몸매는 조각만을 그렇게 만든 것인가. 아니면 왕의 기쁨 조로서의 당시의 자연스런 복장이던가. 그 하늘거리는 여체의 미가 5세기를 뛰어 넘어 지금도 살아 춤을 추고 있다. 그 정교하고 섬세한 몸매에 두른 천의무봉(天衣無縫)의 흐르는 선은 지금도 살아있는 다시 더 비길 데 없는 미의 세계이다. 이 아름다운 압사라의 이마에 한 가운데에 점이 있으면 천녀(天女) 압사라요, 점이 없으면 왕의 기쁨조 무희(舞姬) 압사라라 하는데, 그 젖이 그리웠음인가 무엄하게도 압사라의 젖무덤마다 관광객의 짓궂은 손길에 시달리느라 까맣게 반짝고 있었다. 앙코르톰보다 100년 앞선, 그리고 더 정교하고 섬세함에다가 그 수많은 부조들로 인하여 앙코르톰을 제치고 7대 불가사의로 앙코르왓을 꼽았나 보다. 이 조각은 왼쪽에서 오른 쪽으로 계속 전개되는 그 이야기가 회랑 따라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앙코르왓울 세운 수리야바르만2세가 힌두교 신자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힌두교 사원이었으나 후세 왕들이 불교를 믿는 바람에 힌두교 유물을 창고로 옮기고 거기에 불교적인 유물을 더한 것이 앙코를왓이었다. 우리가 불교나라 라오스 왕궁에서, 절에서 보고 온 라오스의 불상들은 그 크기와 그 수(數)로하여 그 위엄을 드러내려 하였다면, 여기서는 크기보다 정교한 조각의 수 없는 나열이 우리들을 감탄하게 하고 였다. 서구나 로마에 가서 볼 수 있는 부조보다 그 백 배 이상 많고 정교하다는 거대한 이 조각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당시를 살다간 사람들의 모습들과 삶이 하나 하나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전쟁터 장면이 나오면 창칼을 든 행렬. 코끼리를 탄 장군와, 말 탄 장수가 나오고. 전쟁터에 향하다가 식솔들이, 밥을 하는 모습이 당시에 전쟁은 온 가족이 전쟁에 함께하였음을 보여 준다. 한 쪽에서는 선생님이 학생을 칭찬하며 쓰다듬어 주고 있고, 아이를 낳는 산모를 산파가 도와주는 장면도 보인다. 그 중 벽화 부조 중에서 백미(白尾) 중에 백미(白尾)는 힌두교 유해교반(乳海攪伴Churning of tocean milk)이라는 신화다. 50m 벽 전체에 우유바다를 휘젓고 있는 모습이 그것이다. 중앙에 수리야바르만 2세의 얼굴과 비슷하게 조각했다는 비슈누 신이 커다란 거북 위에 올라서 있고, 그 양 옆으로 머리 쪽에 88명 신이, 꼬리 쪽에 92명의 악신 아수라가 뱀을 안고, 불사의 명약 암리타를 얻기 위해 1,000년 동안 줄다기리기를 하며 바다를 휘젔다는 내용이다. 힌두교 창세기 신화로 앙코르톰을 들어가는 다리에서도 보던 것이다. 중앙 탑에 이르니 60m나 된다는 오르막길이 오르기에 범상치가 않다. 70도의 가파른 경사길에 층계 하나 하나가 너무 좁아 신발 하나 디딜 폭도 안된다. 이곳 층계는 사람 오르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저 3층이 왕과 승려만이 출입하는 것이라니 그들은 내부를 통하여 오르는 길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올라오는 이 있으면 이 성스러운 곳을 누구나 자연스럽게 몸과 몸을 낮추어 기어올라오라는 뜻인가. 아무나 올라오지 말라는 곳이란 말인가. 이곳의 모든 오르는 외부 도로는 그렇게 가팔랐다. 허나 나는 산과 함께평생을 살아온 산꾼이 아닌가. 옆에 쇠줄을 외면하고 암벽 타듯 뒤도돌아보지도 않고 일행에게 나보란 듯이 용을 써 기어올랐다. 거의 다 올랐을 때, 어디선가 '반사이!'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보다 한 10살쯤 더 되어 보이는 일인 노파였다. 해방 후 오랜만에 듣는 소리였다. 3층 중앙의 탑은 완전히 파괴되어 텅빈 곳에 6m 가량의 정사격형의 수영장 같은 곳이 있다. 왕의 목욕소인 것 같다. 이곳이 처음 발견될 당시의 왕가의 재보(財寶)가 발견되었다는 곳이다. 이곳의 부도는 1층 회랑 같이 많지는 않으나 주로 압사라(天女)의 정교한 부조가 모퉁이마다 숨은 듯이 서있다. 이 앙코르왓이 완공되기 전에 수리야바르만 2세가 죽었기 때문에 3층은 1층 회랑처럼 찬란하지 않은가 보다. 저녁이 가까워 온다. 낙조는 어제 톤네삽에서 미리 보았으니 이제 이 나그네의 여행길도 이제는 귀국 길에 들어서는구나. 세월은 가고 추억만이 남는 것. 추억을 구체적으로 남게 하는 것이 사진이거니- 하며 저물어 가는 앙코르의 모든 것을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드에 담으려 손이 아프게 눌러 대며 하루를 접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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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영 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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