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칠월칠석/8월 4일(목)

ilman 2012. 11. 28. 09:16

*칠월칠석
지상에서 지극했던 한 남녀의 사랑을
까치가 전해 듣고 하늘에다 알렸던가
그 푸른 은하의 강이 오늘 밤 열린다네.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이승의 모래밭에
못 건널 강을 두고 돌아 누운 내 사랑도
오늘 밤 어둠을 건너 나에게로 돌아올까.
                                  -김 원
 (움) 7월 7일은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서로 만난다는 칠석(七夕) 날이다.
예사 날처럼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까운 애틋한 전설이 다음과 같이 전한다.

 옛날 하늘나라에서 살던 목동 견우(牽牛)가 옥황상제 손녀인 직녀(織女)와 결혼을 하였다.
둘이는 너무 사랑하여서 늘 함께 붙어 지내느라고 견우는 목동의 일을, 직녀는 베 짜는 일에 소홀하였다가 그만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고 말았다.
옥황상제는 은하수를 사이 두고 견우는 동쪽에, 직녀는 서쪽에 살게 하고 일 년에 단 한 번씩만 만나게 하였지만 막상 칠석날이 되어도 은하수가 가로막혀 건널 수가 없었다.
 이 딱하고 안타까운 사연을 안 까마귀 까치들이 다리를 놓아주기로 하였다.
매년 칠석이면 하늘에 올라가 날개를 쭈욱 펴서 다리를 놓아 견우직녀를 만날 수 있게 하여 준 것이다. 그래서 이 다리를 까마귀 '오(烏)', 까치 '작(鵲)' '오작교(烏鵲橋)'라 하였다.

 머리털이 빠져 성긴 모양을 속담으로 '칠석날 까치 대머리 같다.'라 한다. 오작교를 놓을 돌을 머리에 이고 하늘나라에 가기 때문에 대가리의 털이 다 빠진다는 전설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그래서 칠석 무렵에는 까마귀와 까치를 볼 수 없다는데 만약 있다면 병약한 놈들뿐이라 한다.
 칠석 전후에 부슬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타고갈 수레의 먼지를 씻는 비라 하여 '세거우(洗車雨)'라 하였다.

칠석날 비가 오면 이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기쁨의 눈물이고, 이튿날 새벽에 비가 오면 이별의 슬픈 눈물이라 한다.

이때 내리는 비를 '칠석 물[灑淚雨]'이라고 한다.
 이 날을 노래하는 '칠석요(七夕謠)'라는 민요가 4.4조로 다음과 같이 전한다.

칠월칠석 오늘밤은 은하수 오작교에
견우직녀 일년만에 서로 반겨 만날세라
애야 애야 애야 좋네 칠석놀이 좀 더 좋네

까치 까치 까막까치 어서 빨리 날아와서
은하수에 다리 놓아 견우직녀 상봉시켜
일 년 동안 맛본 설움 만단 설화 하게 하소

칠석 때는 더위도 물러가고 지루하던 장마도 대개 거친 시기로 하늘이 맑아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이 제일 잘 보이는 때이기에 생긴 전설 같다.
칠석이 오면 부녀자들은 밀전병과 햇과일을 차려놓거나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놓고 칠성님께 가족의 무병장수와 집안의 평안을 빌었다.  처녀들은 직녀성을 바라보며 바느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장독대 위에다 정화수(井華水) 옆에 고운 재를 담은 쟁반을 올려놓고 다음날 재 위에 무엇이 지나간 흔적이 있으면 영험이 있어 바느질 솜씨가 좋아진다고 믿었다.

이렇게 바느질 솜씨를 비는 행위를 '걸교(乞巧)'라 한다.
 남정네들에게는 의복이나 책을 바람에 쐬는 '거풍(擧風)'이란 풍속이 있었다. 장마기에 축축해진 옷가지와 책에 곰팡이가 설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문인들은 술잔을 교환하면서 견우직녀 두 별을 우러르며 그 제목으로 시를 짓기도 하였고, 서당 소년들은 공부 잘하게 해 달라고 빌기도 하였다.
 칠석날 12시(午時)에는 맑은 샘물을 길어 즐겨 마셨다. 약효가 있다고 믿어서였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우물을 깨끗이 치우고 '샘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옛 처녀 총각들은 오늘날의 발렌타인 데이처럼 연인들끼리 은행나무 씨앗을 선물로 주고받으면서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하였다.
이런 견우와 직녀 전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은 물론 아세아 여러 나라에도 있다.
  명절이란 오랜 관습을 통하여 지니어온 풍습니다. 이런 명절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오늘로 이어온 것이다.

그러기에 명절은 우리의 삶이요, 역사요, 생활이었다.
 그러나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거기에다 기독교의 확산 등으로 인한 서구화로 부활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가 우리 고유의 명절을 밀어내고 새로운 명절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는 이렇게 아름다운 명절을 잃어가고 있다.
금년 칠석에는 견우 직녀의 눈물이라는 비가 칠석을 말해 주지 않으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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