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처서(處暑)/8월 23일(수)

ilman 2012. 11. 28. 09:22

*. 여름이 물러가는 처서(處暑)/8월 23일(수)
 지난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오고 추웠더니, 금년 여름은 유달리 비가 많고 더웠다. 그 더위가 드디어 물러간다는 처서(處暑)가 오고 있다.
처서(處暑)는 24절기의 열네 번째 절기로 입추(立秋 8월 8일,화)와 백로(白露, 9월 9일, 금) 사이다. 보통 음력으로는 7월, 양력으로는 8월 23일 전후가 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150도에 있을 때이다.
  염랑(炎凉)이 때를 알아서인가. 요즈음은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찬바람이 난 것이다. 서늘한 바람과 이슬, 쓰르라미가 천지가 쓸쓸하다고 울면 벼가 익기 시작한다.
'어정 칠월이요, 동동 팔월'이라는 말이 있다. 농가에서는 칠월은 어정거리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팔월이 되면 추수(秋收)하느라고 발을 동동 구르며 바쁘게 지낸다는 말이다.
농가에서는 김장감이 되는 무와 배추를 심는 때요, 허수아비를 세우거나, '우여 와이' 하며 새를 쫓기 시작하는 것도 처서 이후이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소 벌초에 알맞은 때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처럼 모기의 극성에서 해방되는 날이 처서부터이기도 하다.
 금년처럼 긴 장마 끝에 비가 자주 와서 고추를 비롯한 농사가 흉년이라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 온다. 처서 이후에 비가 오 면 흉년이 든다고도 한다. 벼가 익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서 이후에 비가 오면 십 리에 곡식 천 석을 감한다." 든가,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곡식도 준다." 는 속담이 생겼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금년에는 그 무서운 태풍 소식이나 없었으면 좋겠다.
  며칠 전부터 옷과 책을 양지 바른 베란다에 말리고 있다.
농가월령가에도 "곡식도 거풍(擧風)하고 의복도 포쇄 하소"라 노래하고 있다. 여름 장마 동안 습기 찬 옷과 책을 선선한 가을바람에 말리는 것을 포쇄(暴曬)라 한다.
  내가 4계절 중 가을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은 무엇보다 계절이 주는 먹을 거리 때문이다.
중복(中伏)에는 참외, 말복(末伏)에는 수박, 처서(處暑)에 복숭아, 백로(白露)에 포도가 제 철 과실로 최고의 맛이라니 복숭아를 먹으면서 오는 가을에도 포도주나 담아볼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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