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man의 세계여행(1)

. 핀란드 기행 1

ilman 2021. 7. 4. 19:16

. 핀란드 기행 1

 *. 유럽 인이 제1로 선호하는 관광지/ 헬싱키
 러시아에서 입출국이 그렇게 까다롭더니만 핀란드 입국 수속은 물 흐르듯 너무 쉬웠다. 한 마디로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의 우열을 말하여 주는 듯했다.
 수도 헬싱키를 향해 달리는 푸른 초원은 국경을 넘으면서 1시간이나 뒤로 시계를 막 돌려놓은 밤 10시가 훨씬 넘었건만 서녘 하늘에 노을이 한창이다. 백야(白夜)인 것이다.
백야(白夜)라는 것은 고위도(高緯度) 지방에서 해뜨기 전 또는 해진 뒤에 볼 수 있는 박명(薄明) 현상이다. 박명이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뒤 주위가 훤한 정도로 밝은 현상이다.
하지(夏至)를 중심으로 한 기간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 18도 이하로 지지 않기 때문에 밤에 박명(薄明)이 계속되는 것이다. 밤 12시가 넘어도 전등 없이 책을 읽을 정도로 밝았고 새벽 3시부터 또 그러하였다. 지금까지 알아 왔던 밤의 의미를 다시 정의해야겠다


낮 같은 밤 있다는 건 밤 같은 긴 낮 때문
낮과 밤도 몰랐던 두려웠던 하루하루
밤낮을
다시 써야 하는
내 사전의 옹아리.
                            -백야(白夜)

 국경을 넘으니 흰색 바탕에 파란 십자가의 핀란드 깃발이 나부낀다. 백색은 흰 눈을 파란색은 삼림과 호수를 상징한다. 이 북구 나라들의 깃발을 흑백으로 말한다면 좌측 상단에 십자가가 있는 것이 꼭 같다. 바탕의 색깔이나 십자가의 색깔이 각기 다를 뿐이다.
핀란드는 민족 중 93.5%가 핀 족(Finn)이다. 그래서 핀(Finn)족의 나라란 뜻으로 핀란드(Finland)라 한 것이다.
정식 명칭은 핀란드어로 ‘수오미 공화국(Suomen Tasavalta)으로 '늪과 호수의 땅'이라는 뜻이다.
  한반도의 1.5배의 크기에 전 국토의 10%가  6만 개의 호수와 강이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겨우 5,536,146 명(2020)으로 남한 인구의 1/10 정도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뿌리 부분에 자리하고, 동서 쪽에 구소련과 스웨덴의 두 강대국 사이라는 불리한 지정학적 요건 때문에 우리나라보다도 더 긴 750년간이나 양국의 지배를 받아왔다. 스웨덴에게 650년, 19C초에는 핀란드 인들이 송충이보다 더 싫어하는 러시아에게 다시 100여 년이나 탄압을 받으며 적개심으로 민족의식을 키워왔다.
러시아 혁명으로 1917년에 드디어 독립이 되자 전 국민이 똘똘 뭉쳐 국민소득 27,000불(2019)로 러시아는 물론 세계가 부러워하는 복지 국가를 이룩하여 그 한을 풀었다.
 우리가 일본에게 36년간 나라를 빼앗겼을 때 민족의 마음에 싹튼 것이 애국심이었다. 핀란드에서는 그 애국심을 키우고 지켜 준 것이 핀란드 고유 언어였다.
 핀란드 국민들의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이가 핀란드 최고의 작곡가 시벨리우스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금은 헬싱키 최고의 관광지가 된 시벨리우스 공원(Sibeliuksen Puisto)을 만들어 놓고 평생을 조국 핀란드에 대한 사랑으로 살면서, 그 사랑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 업적을 기리고 있다.
  (그림) 거기서 우리는 시벨리우스 두상(頭狀)을 만났다.
그 옆에 있는 24톤의 은빛 강철관으로 된 파이프 오르간 모양의 시벨리우스 기념비(여류 조각가 Hiltunen의 1967년도 작품) 앞에 서니 우렁차게 교향시 핀란디아가 울려 퍼지는 듯하다.
 오늘(2001년 6월 28일) 자 신문을 보니, 핀란드는 작년에 이어 세계 국가적 부패 지수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 1위에 선정되었다. 우리나라는 창피하게도 91개국 중 42위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4위, 홍콩이 14위, 일본이 21위, 타이완이 27위, 말레이시아도 36위나 되는데 우리나라는 42위라니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나라로 체면이 서는 이야기냐,
우리 다 함께 부끄러워하자. 부끄럼을 모르는 이를 철면피(鐵面皮)라 하지 않던가.

 

*. 발트해의 소녀/ 헬싱키(Helsinki)
 헬싱키(Helsinki)에 가면 헬싱키의 별명이라고 할 수 있는 ‘발트해의 아가씨’ 조각을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일본에게  36년 간 나라를 빼앗겼듯이 핀란드가 스웨덴과 소련에게 국토를 빼앗겼다가 독립된 것을 바다에서 떠오르는 여인으로 형상화 한 조각 작품으로 핀란드의 조각가 빌 발그렌이 1908년 파리에서 조각한 것을 핀란드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서 옮겨 설치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핀란드 수도인 헬싱키는 인구 120만여 명(2004)이 사는 아름다운 도시다.  헬싱키는 시베리아 철도와 서유럽 철도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헬싱키! 하면 우리들은 헬싱키 올림픽과 핀란드 사우나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동메달 2개로 만족할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그곳 상인들에게 코리아에서 왔다 고하니 88 서울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말한다. 스포츠의 힘이 얼마나 크고 그 위력이 어떠한가를 외국에 나와 보니 비로소 알 것 같다.
 핀란드 사우나에 잔뜩 기대하였던 나는 새벽에 일어나 호텔의 사우나를 둘러보고 실망하였다. 한국의 웬만한 목욕탕 수준 정도이기 때문이었다.
핀란드 사우나 안에는 돌과 나무통이 있다. 충분히 달궈진 돌에 통 속의 물을 쇠로 된 구기로 물을 떠서 뿌린다. 그러면 솨 악- 소리와 함께 더운 스팀으로 실내 온도가 80°~ 90° 정도가 되면 몸이 뜨거워진다. 그러면 차가운 물속에 텀벙 뛰어들라고 풀장이 준비되어 있다.
원래는 통나무집에서 돌에 물을 부어 수증기로 몸이 뜨거워지면 자작나무의 작은 가지에 물을 묻혀 온몸을 두들긴 다음, 겨울 차디찬 호수에 몸을 던지는 것을 반복한다. 이것이 핀란드 사우나다.
 전 국민 5백만 명밖에 안 되는 나라에 약 150만 채의 사우나 시설이 있다는 것은 핀란드에서는 사우나가 생활의 일부인 것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대형 욕탕에 익숙한 우리의 눈에는 그 시설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이것은 캐나다 벤프 공원의 세계적인 온천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외치고 싶다. 사우나 시설을 보고 배우려거든 한국으로 오라, 한국으로!
 헬싱키의 현관에 해당하는 남쪽 항구에 마켓 광장이 있다. 여기서 아침 일찍부터 발트해에서 잡은 신선한 어패류를 비롯하여, 야채 등을 파는데, 시장이 오후 2시까지 열린다. 한국의 시골 장터와 어시장을 합쳐 놓은 것 같다.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40불이나 환전하여 가지고 한 잔 걸치려고 부리나케 달려갔으나 그만 환전한 돈을 몽땅 잃어버리고 말았다. 혹시나 해서 환전소를 찾아 오가다가 속절없이 기다리는 일행과 합류하고 말았다. 알고 보니 주머니 깊숙이 모셔 두고 잃어버리지 않은 것을 열심히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이와 건망증은 친구인가 보다.
 이 일대는 헬싱키 관광의 요지라, 우리는 40만 개의 정사각형 화강석 돌길을 따라 대성당으로 향하였다.
대성당은 헬싱키의 상징이 되는 교회로 핀란드 루터 파의 총본산이다.
중앙청 같은 밝은 녹색의 돔과 흰 주랑(柱廊) 위 지붕 요소요소마다 동상이 있어 원로원 광장 너머 헬싱키 중심이라는 남항(南港)을 바라보며 서 있다.
광장 중앙에는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동상이 있다. 러시아 지배의 흔적이었다.
 최근 영국의 옵서버(Observer)지가 핀란드와 헬싱키를 유럽 여행지 1위로 선정했다니 유럽 인들이 비로소 핀란드의 미를 이제야 발견한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우리처럼 핀란드를 대충 보고 지나쳐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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