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man의 세계여행(1)

홍콩 기행

ilman 2021. 7. 4. 12:54

콩(Hon Kong) 기행

 

홍콩(Hon Kong) 책랍콕 공항(Chaklip aiport)에 내렸다. 중국 속의 서양이며, 서양 속의 중국의 이 공항은 말 그대로 세계적 자유 무역항으로 그 규모가 크고 깨끗하여 우리를 압도한다.

중국 각 곳을 다니며 세우고 다녔던 목의 힘이 저절로 꺾이는 것 같다.

55만㎥이나 되는 세계 최대의 단일 실내 공중 설비를 갖추고 매년 3,000만 명이 다녀간다는 공항이다.

하루 기내식 준비만도 10만 명분을 준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말 그대로 국제공항에 우리가 온 것이다.

공항 내에는 공항 출입구(gate)만도 71개나 되는데 그 사이를 공항 전용 열차(機場快線)가 다니고 있다. 승객이 기다리는 바로 앞에는 보통 때에는 투명 플라스틱으로 막아 문이 닫혀 있다가 차가오니 그 문이 자동적으로 열리고 닫치는 것부터가 선진국에 온 것을 실감케 한다.   

 

100만 불짜리 야경/ 홍콩 

  공항에 내리는 즉시 어둠 속에서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우리는 홍콩의 야경을 구경하러 간다.

'별빛이 반짝이는 홍콩의 밤거리'fmf 노래하던 홍콩은 1,091㎢에 인구 723만 4천여 명이 사는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다.

1 국가 2 체제를 유지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막 도착한 우리도 여기서는 다시 입국 수속을 하였다. 드디어 우리는 16,000불 이상의 GNP의 나라. 동양의 진주라는 홍콩에 온 것이다.

우리는 비행장이 있는 홍콩 제일의 섬 랑타오 섬(Lantau Island)과 구룡 반도를 잇는 웅장한 청마 대교(靑馬大橋)를 넘어 홍콩 섬(香港島)으로 간다.

이 다리는 세계 최장이라는 2,200m의 복층식 현수교(懸垂橋)로 우리를 실은 버스가 가는 이 도로 바로 아래층에는 철도(Air Port Express)가 지나가고 있다.

이 도로는 구룡 반도에서 주도(主島)인 홍콩 섬을 해저터널(Western Harbour Tunnel)로 이어 지는데 남산 터널을 지나가는 듯 해저라는 말이 전혀 실감 나지 않는다.

 산악 전차 피크 트림(Peack Tram, 山亭纜車)을 타고 빅토리아 전망대 373m을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8분에 45°의 경사 길을 올라가니, 올라올 때 주변에 쓰러져 있는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키게 하던 아파트들이 콩나물 같이 높이 서서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태 주고 있다.

이 열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동력 차로 과거에는 영국 홍콩 영사관이 전용으로 쓰던 것이다.

해발 551m의 빅토리아산(批旗山) 정상에 오르니 말로만 듣던 찬란한 홍콩의 불야성이 펼쳐진다. 세계 최고의 콘크리트 건축물이라는 78층의 센트랄 플라자(中環廣場)의 금은 색의 아름다운 자태를 둘러싸고 우뚝 우뚝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른 마천루가 낯선 홍콩을 찾아온 이 나그네를 황홀케 한다.

홍콩은 개인 주택이 하나도 없이 30층~40층 이상의 아파트가 열 십자형으로 서서 어느 방향으로 보아도 그 야경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구룡 반도(九龍半島) '연인(戀人)의 거리' 쪽에서 어느 영국 사진작가가 홍콩의 야경을 찍어 상금 100만 불 미국 국제 사진전에서 입상하여 홍콩의 야경을 100만 불 짜리라 하였다는 그 경치에 감탄하고 있다. 

  
꿈의 나라/ 
해양공원(海洋公園)

다음날은 홍콩 섬의 동남아 최대의 공원이라는 해양공원(海洋公園)을 관광하기로 된 날이다.

해양 공원은 우리나라 에버랜드와 같은 대형 놀이 공원이다.

세계 최대라는 산호 수족관과 돌고래 쇼와 판다곰과 중국의 역사와 문물을 볼 수 있는 집고촌(集古村)을 여기서 만날 수 있다. 케이블 카(登山纜車)를 타고 나무로 꾸며 놓은 해마(海馬) 쪽을 향해 시원한 푸른 바다와 해안을 굽어보며 산 능선을 넘어 전망대에 오르니 홍콩의 참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기서 다시 회전하며 올라가는 해양 마천탑(海洋摩天塔)에 오르니 맞추어 불어오는 훈풍 속에 아열대 지방인 이곳은 꽃을 앞세워 봄이 와 있었다.

과장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성격대로, 홍콩에는 세계에 내놓고 자랑하고 있는 것이 앞에서 말한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하루 3만 명을 소화할 수 있다 하는 길이 80m에 넓이 24m에 달하는 세계 제1의 선상 레스토랑. 하루 평균 한 편이나 제작된다는 홍콩 영화. 91개 국가가 개설한 주 홍콩 영사관. 10만 명당 432명의 친절한 경찰. 남자 77세 여성 82세나 되는 평균 수명. 연간 총 104억 달러를 웃돈다는 마권(馬券) 판매액 등이 그러하였다.

정상 조망 후 해양 공원 해양관(海洋館)을 관람하였다.

3층에서 1층까지 나선형으로 따라 내려가면서 열대어를 감상하도록 되어 있는데, 규모에 걸맞게 1m나 2m을 넘는 커다란 고기들이 떼 지어 유유히 원통형 이 커다란 수족관을 돌고 있는 세계 최대의 수족관이다.

수족관의 진귀한 물고기에 마음을 뺏기고 구경하다 보면 어느 결에 1층에 도달하게 되는데 산호섬의 바닷속을 거니는 것 같기도 하고, 잠수함을 타고 깊은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환상적이 분위기를 자아내게도 한다.

여기가 아니면 볼 수 없는 4,000여 마리의 진기한 커다란 물고기가 떼 지어 몰려오고 몰려가며 관광객을 즐겁게 하고 있다.

작은 물고기가 보이지 않는 것은 큰 놈에게 잡아먹히기 때문인 듯한데 이 많은 고기의 먹이는 무엇일까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물개 쇼의 묘기를 관람하고 에스컬레이터에 섰다. 갑자기 오는 비를 긋기 위함인가 푸른 지붕이 쭉 아래로 한없이 이어지고 있다. 800m나 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고 홍콩이 자랑하는 옥외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이것이다.  

 

인공 해수욕장/ 리벌스베이

리벌스베이(淺水灣)는 홍콩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중국 본토에서 모래를 사다가 만든 인공 해수욕장이다. 때때로 상아가 나타나 사람의 팔다리를 떼어 가곤 해서 바다에 반달 모양으로 빙 둘러 그물로 막아 놓고 있다.

해안에는 천후 묘가 있는데 주로 도교와 연관된 민간 신앙을 구조물로 만들어 놓은 장수문(長壽門). 인연석(因緣石)과 월하노인(月下老人) 등이 있었다. 월하노인이란 월하빙인(月下氷人)이라고도 하는데 부부의 인연을 맺어 준다는 도교에서의 전설상의 노인이다.

그중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정재신(正財神) 비였다. 여기 온 사람이 이 정재신(正財神)을 두 손으로 정성껏 쓰다듬은 다음 옆에 있는 노란 황금 모양의 여의주를 쓰다듬고 두 손을 주머니에 그대로 넣으면 재물이 들어와 쌓인다고 하니 아무리 동화 속의 이야기 같다고 하나 어찌 무심히 지나칠 수 있겠는가.  


먹을 수 있는 걸 다 먹는 사람들/ 
중국인

  중국 사람들은 돈을 버는 목적 중에 하나가 먹기 위함이라 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먹는다. 네발 달린 것은 책걸상만 빼고, 두 발 달린 것은 사람만 빼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만 빼고, 다 요리를 만든다는 광동 요리가 꽃핀 곳이 바로 이 홍콩이다.

이곳에서 제일 비싼 것은 주택과 담배이다. 만약 홍콩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한국에서 선물로 사서 가려거든 한국산 홍삼과 담배를 사가시라.  

  집은 높은 곳에 있어 전망이 좋아야 하고 그보다는 풍수(風水)가 더 좋아야 한다.

너무 비싼 집 값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전세는 없고 월세뿐인데 8평 10평 등 소형 아파트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는 풍수(風水)가 좋은 곳의 아파트는 소형이라도 월세가 1,000만원이 훨씬 넘는 곳이 있다.

홍콩은 지역적인 조건이나 기후가 결코 좋은 나라가 아니다.

홍콩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시야를 막아서는 건물은 상가 1. 2층을 제외하고 그 이상은 거의 아파트로 시커멓게 우중충한 건물로, 불에 그슬린 듯한 건물 창가에 보기 싫게 지저분한 옷가지와 담요를 널어놓았다.

아열대 지방의 다습한 날씨로 인하여 곰팡이가 선 것이다. 우리가 묵은 소위 5성 호텔이라는 곳도 좁고 퀴퀴한 곰팡냄새가 난다. 그래서 홍콩에서는 어느 건물이나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실내에서 지내다가 밖에 나서 만나게 되는 아열대 고온 다습한 기온 때문에 그 유명한 홍콩 감기에 걸리게 된다.

새벽에 거리에 나가 보니 음식점이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냉장고에 보관할 수 없는 음식 문화로 인해 그날 것을 그날 해결해야 하는 기후 탓에, 아침은 아예 출근길에서 외식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집이 작은 이곳에서는 부모가 따로 살아서 가족끼리 모임이 있다면 음식점에서 만난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음식 문화가 발달하여, 인구 700명 당 식당 하나였다.  


홍콩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들

이곳 모든 사람들은 자가용이 거의 없다. 서울보다 약간 큰 좁은 땅덩어리에 723만 4천여 명이 사는 나라로 세계 8대 무역국 중에 하나다.

그 관광객만도 1년에 1,000만 명이 넘게 찾아오는 이 나라 거리에는 주차할만한 곳이 없고, 교행조차 아슬아슬한 좁은 길뿐이다. 우리가 이용한 관광버스도 관람을 마치고 약속 장소를 정하여 연락을 하고 기다려야 달려왔다.

일반 통행이 잦고 주차비가 턱없이 비싸고 게다가 자가용은 제약이 아주 많다. 그래서 대중교통기관이 발달된 나라였다. 어느 곳이나 연결해 주는 2층 버스, 홍콩 명물 ‘땡땡’이라는 2층 전차, 지하철 등 대중교통 기관이 발달하여서 자가용보다 편하고 더 빠르다.  

  홍콩 사람들은 붉은색은 악귀를 물리친다는 색깔이라서, 노란색은 황금을 상징하는 것이라서, 빨강 노랑을 좋아하고 흰색, 흑색은 죽음과 연관된 색이라 하여 싫어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이곳 사람들은 쉽다는 발음의 ‘둘', 출산을 뜻하는 ’셋', 번영을 뜻하는 ‘여덟', 영혼의 상징인 ’아홉'은 행운의 숫자라 하여 좋아하지만, ‘하나'는 외로운 숫자, 죽음과 같은 발음 ’넷'과 ‘일곱'은 아주 싫어한다. 나쁜 이미지를 주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죽음을 향해 간다고 생각하기에 불행을 상징한다 하여 시계를 선물하는 것을 꺼린다.

의식구조가 우리와 전혀 다른 것 몇 개를 홍콩 여자 편에서 조사해 보았다.

홍콩 여자는 ‘네가 자식보다 낫다'라는 말을 좋아하고, 아들보다 딸을 더 선호한다. 한국에서는 미용사의 90% 이상이 여자이지만 홍콩에서는 미용사의 98% 이상이 남성이었다.

  홍콩의 모습은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곳이라고 한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른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물 바로 뒤편에서, 관상쟁이가 손금이나 사주를 보면서 토속 신에 자기의 운명을 맡기고 빌어 보는 전통과 풍습이 여전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나라다.

나는 요번 여행에서 서안과 계림을 통해 홍콩에 왔다.

서안(西安)에서 진시황(秦始皇)의 자기만을 위한 역사(役事)에 분노하였고, 계림(桂林)에 와서는 자랑 말라는 경치를 가린 뿌연 연무에 실망하였으나, 여기 홍콩에 와서는 척박한 자연적 조건을 극복하고 이룩한 인간의 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홍콩은 한자로 향항(香港)이다. 홍콩이 향나무의 향기가 피어오르는 항구란 뜻이라면 귀국하여 우리는 홍콩의 어떤 향기를 기억할 것인가 생각하면서, 언제나 에어컨을 켜고 살아야만 하는 홍콩, 물을 사 먹어야 하는 나라에서 금수강산(金水江山)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동안 머릿속에 맴돌던 시조를 쓰면서 그리운 내 조국 금수강산(錦繡江山)을 향하였다. 

 

부자가 작은 땅에 땅 부자 부러워하게

지워 놓은 저택 홍콩 꾸며 놓은 정원 홍콩

건물은

콩나물이 되고

기후는 홍콩 감기 되고

                   -2001년 2월 17~22일 중국 여행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