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5시간 만에 여수에 도착하여 다라마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엄마의 망구순(望九旬) 축하 여행으로 지식들이 마련한 3박 4일 일정의 남해 여행이었다. 우리 가족이 제일 먼저 유람에 나선 것은 여수 10경 중에서도 제1 경이라는 오동도(梧桐島)였다.
*. 여수 제1경 오동도(梧桐島)
여수 지도를 유심히 보면 여수반도는 한 마리 게가 그 앞 섬인 돌산(突山)을 잡으려고 집게를 약간 벌린 모습처럼 생겼다. 그 집게발 오른쪽에 그 유명한 동백섬 오동도(梧桐島)가 있다.
오동도(梧桐島)는 여수시 동쪽에 위치란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신항(新港) 부두서 1km 지점에 위치한 0.12㎢의 작은 섬이다. 섬 전체가 완만한 경사의 구릉성 산지로 해안에는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하여 용굴(龍窟) 같은 풍화혈(風化穴)이 많다.
일제 강점기에 3년에 걸쳐 쌓았다는 입고에서 오동도까지 길이 768m, 너비 7m의 방파제에 들어섰더니 입구에 '모토 보트장'이 발길을 잡는다.
얼떨결에 그 보트를 타고 섬 일주를 하다 보니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을 수 없는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이라서 허망하게 보트에서 내리고 말았다. 요금에 따라서 1~ 4코스까지 오동도 섬 일주나 거북선대교 등을 돌아 원점 회귀하는데 고객 위주가 아닌 선장 마음대로여서다.
오동도는 조선 시대에 수군(水軍) 연병장으로, 거기서 자라는 대로 만든 화살대가 임란 때 이순신 장군을 도와 10만 왜군을 물리칠 때 큰 도움을 주었다 한다.
*. 등대 이야기
오동도 바다에서 제일 처음 만나는 것이 등대(燈臺)다. 바다를 잊고 도시를 살다가 바다를 만나면 의례 보게 되는 게 등대다. 그런 등대가 오동도 바다에서는 하양, 빨강, 노랑 세 가지 색으로 우리를 맞는다. 그 각각의 색깔에 무슨 뜻이 있는 것일까?
바다에서 항구 쪽을 바라볼 때
-빨강등대: 해안의 지형이 등대의 오른쪽에 암초 등의 장애물이 있다는 표시
-하양 등대: 해안의 지형이 등대의 왼쪽에 암초나 장애물이 있다는 표시
-노랑 등대: 주변에 암초나 각종 장애물이 있다는 표시
다음은 나의 여행에게 물어본 등대 이야기다.
세계 최초의 등대는?; 기원전 250년 이집트 안 랙산 드리아의 파로스(Pharos of Alexandria)에 있었다는 등대. 바나나 잎 연료로 불을 밝혔다고-'
한국 최초의 등대는?: 1903년에 지었다는 인천 팔미도(八尾島) 등대 높이 7.9m 광 달 거리 10km
오동도 입구에서 이왕이면 장난감 같은 동백열차(冬柏列車)를 타고 우리 가족이 오손도손 오동도(梧桐島) 섬에 가고 싶었는데 코로나 탓에 여행객이 없어서인가, 유감스럽게도 걸어 서 동백섬에 갔더니 '오동도 분수대'도 깊은 잠을 자고 있다. 오동도에는 동백꽃으로 유명하다는데 왜 이름을 '동백섬'이라 하지 않고 '오동'도라 했을까? 하며 오동도를 둘러보고 깨닫게 되었다.
동백섬이 아니고
오동도라 하는 건
동백꽃이 많아서 보다
오동잎을 닮은
섬의 얼굴 때문이었구나!
*. 여수 6경 진남관(鎭南館)
여수의 진산(鎭山)은 종고산(鐘鼓山, 199m)으로 이순신 장군과 연관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하여 온다.
이순신이 한산 대첩(閑山大捷)에서 승리를 거두던 날, 종소리 같기도 하고 북소리도 같기도 한 소리가 연 3일간이나 났다고 하여 이순신 장군이 이 산의 이름을 종고산(鐘鼓山)이라 불렀다.
- (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여수는 높은 산이나 깊은 계곡이 없고 강을 품지 않은 지형이다. 게다가 종고산의 모습은 종을 거꾸로 엎어 놓은 형상이고, 종으로 따지면 소리가 쉽게 날뿐만 아니라 쉬 끊기는 종을 닮았다.
그래서 여수에서 돈을 많이 번 이는 망하기 전에 재빨리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덕(知德)보다는 수산업(水産業)의 투기성의 이야기 때문에 생긴 이야기라고 식자들은 말하고 있다.
그 종고산(鐘鼓山) 중턱에 여수 6경 진남관(鎭南館, 국보 304호 호)이 있다.
임진왜란(壬辰倭亂)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이 지휘소로 사용한 진해루(鎭海褸)가 있던 자리에 세운 전라좌수영 객사가 진남(鎭南館)이다. 진남관은 조선조 400년 간 수군의 본거지로서, 최초의 삼도수군 통제영이자 전라좌수영의 객사(客舍)이기도 하였다. 진남관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로 그 기둥만도 68개나 되는 규모가 가장 크다는 건물이다
*. 영수 9경 해상 케이블카
날은 저물어 가는데 다시 오동도 입구에 도착하니 전망대의 8각정이 저 높이서 우리를 손짓하며 부른다.
맞추어 그 밑에 엘리베이터가 있어 웬 떡인가 하고 타고 올라갔더니 거기가 바로 자산공원으로 공원과 돌산을 잇는 1.5km 해상 케이블카의 기점이다.
우리는 15대(6인승)를 운영한다는 바닥이 투명한 케빈 를 타고 여수 앞바다 다도해의 더할 나위 없이 탁 트인 여수 밤바다의 전망 풍경으로 여행을 기념하고 있다.
빈칸으로도 오가고 있는 일반 케빈 35대(8인승)와 함께-.
굽어보는 사장교 다리는 옛날에는 없던 돌산 제2대교 거북선 다리 같다.
40여 년보다 더 전, 어느 해 가을 나는 통영(統營)에서 에인절호(Angel호)를 타고 여수를 향할 때 본 남해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섬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감격한 그 감흥을 다음과 같이 시화(詩化) 한 일이 있다.
그 바다의 모습을 40년 후에 내가 가족과 함께 와서 굽어보고 있는 것이다. 그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해상 케이블 카를 타고.
솟았는가, 떠 있는가,
수석(壽石) 같은
"섬, 섬, 섬-.
새들의 고향(故鄕)
고기들의 천국(天國)
낚시꾼의 꿈
*섬. 섬, 섬,
파도(波濤)는
육지를 그리는 교향곡(交響曲)
노을은 내일을 꿈꾸는 이별의 노래.
끄덕이며,
끄덕이며
카메라의 눈을 활짝 열고 있었네.
-한려수도(閑麗水道)
(참고) * '섬, 섬, 섬'은 시각적 효과를 위해 활자를 '5, 8, 10' 포인트로, 아래는 그 반대로 할 것
우리가 1 박 하기로 한 라마다 호텔은 짚라인의 출발점이기도 하여 자식들의 권유로 난생 처음 집라인을 타 보았다.
나 홀로였다면 찜질방이 여관이요, 어시장 한 모퉁이가 내 식당일 텐데 오늘 여수 여행은 5성 호텔에서의 숙박에다가 호텔식을 든든히 먹고 보트도 타보고 해상 케이블 카에다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집라인까지 자식들의 덕에 타 봤으니 어찌 보면 산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차회 '금오산 향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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