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지붕없는 박물관/ 고흥(高興)

ilman 2021. 5. 20. 13:05

지붕 없는 박물관/ 1 고흥(高興)

낯선 고장 관광지에 가서 그 고장의 관광명승지가 어디 어디인지를 알고자 할 때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그 고장 관광 센터에 가서 팸플릿을 구해서  8 경이나 10경 등을 찾아볼 일이지만, 승용차를 손수 몰고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여 갈 때는  찾은 8경 등을 권역별로 나누어 보는 게 편리하다. 그래서 다음은 고흥 8경을 권역별로 묶어 놓은 것이다.

  *.녹동권:      소록도(7경) 증산 일몰( 8경), 

  *.거금도권:   금산 해안 경관(5경),영흥도(6경), 

  *. 나로도권:  쑥섬(3경), 나로도 편백숲(4경)

  *. 팔영산권:  팔영산(1경) 남열리 일출(2경)

 우리 가족 13명 중 오리지널인 나의  2녀 1남  5 식구만으로  전남 고흥을 향하면서 초행길 같다고 생각했는데, 고흥 8경을 찾다 보니 '팔영산', '내외 나로도', '소록도'는 젊은 시절 다녀 온 곳이라서 명승지는 알면서 막상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는 그 고장 고흥(高興)은 몰랐던 것이 미안하다.

*. 고흥(高興) 지명 이야기

 전남 동남부에 위치한 고흥(高興)은, 순천만과 보성만 사이에 돌출한 807.23의 넓이에 63,922명 주민이 사는 반도로 유인도 23개와 147 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는 군(郡)이다.고흥군은 반도이지만 뭍에 연한 북쪽 부분의 폭이 3km 밖에 안 되는 좁고 낮은 지형을 보면 고흥은 반도가 아닌 섬 같다.

 

고흥반도 남단의 도화면과 봉래면은 다도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바다는 맑고 푸르고 아름답다.

생각해 보라, '도화(桃花)'와 '봉래(蓬萊)'라는 말을-.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에라'나,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등등은 신선이 산다는 세계를 일컫는 말이 아닌가.

 산행이 버거운 이제와 생각해 보니 옛날 젊었을 때 팔영산(八影山) 정상을 올랐으면서도 정상에서 볼 수 있다는 국립 다도해 해상공원(國立多島海海上公園)의 절경과 고흥군(高興)을 그냥 지나친 것이 후회스럽기 그지없다. 


*. 고흥군(高興郡)의 어원

 옛날 젊었던 시절 팔영산 하산길에 깃대봉은 저만치 두고 산록에 아름다운 자연휴양림 휴양관을 향하여 하산을 할 때의 이야기다. 휴양림 입구  안양동 계곡 건너에 굴이 있고 그 건너 세면장 옆에 기념비가 있었다. '류정승(柳靑臣) 피난 굴'이었다.

  고려 말 어진 정승이었던 류청신(柳淸臣)의 원래 이름은 유비(柳庇)였다.  
어렸을 때 왜구가 침입하여 어머니를 겁탈하려 하자

10 살의 류 도령이 난을 피해 굴에 살 제
엄마 겁탈 왜구 맞서 죽음으로 호소하니 

왜구도 
그 효심에 감동해 
스스로 물러났다네.

 

 유비(柳庇)의 어렸을 때의 이러한 효행이 나라에 알려지자, 조정은 그  갸륵한 유비의 효를 기려 정려(旌閭)를 내렸다.
유청신은 자라서 과거에 급제하여 어렸을 때부터 익혀온 몽고어에 능통한 특기를 살려서 29번이나 원(元) 나라에 사신으로 다니면서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 나라는 유정승의 공을 기려 고흥군(高興君)에 봉하였고 당시 장승현에 속하였던 그의 출생지 고이부곡(高伊部曲)을 승격시켜 고흥현(高興縣)으로 그의 봉작을 관명으로 바꾸어 주어 오늘날의 고흥(高興)이란 이름을 있게 한 분이다. 그러나 원(元) 나라 황제에게 성명을 유청신(柳淸臣)이란 이름을 하사 받고 유비(柳庇)란 원 이름을 버리고 원나라에 아첨하며 고려에 반역하다가 고국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9년 동안이나 73세 고령으로 이국 땅 원 나라에서 떠돌다가 객사한 불행한 재상이기도 한 분이다. 인명사전을 찾아보니 고려 간신(奸臣)으로 나온다. 유취만년(遺臭萬年)이라 조국을 배신한 그 더러운 이름을 영원히 기리 남기었으니 오늘날 위정자들도 깊이 명심할 일이다.   

 

*. 녹동항(鹿洞港) 이야기'

  젊어서 낚시에 한창 미쳐 살 때, 낚시꾼의 천국이라는 녹동(鹿洞)을 귀로만 들어오던 내가 오늘 막상 녹동항에 와서 보니, 녹동항 건너 600m 지점에 소록도(小麓島)가 있다. 섬의 지형이 작은 사슴을 닮았다 해서 소록도(小麓島)라 했다더니 녹동항(鹿洞港)도 소록도 바다 건너에 있는 항구라 해서 생긴 지명 같다. 
 녹동항(鹿洞港)은 인근 지역의 수많은 섬들을 연결하는 거점항으로 각 섬에서 생산되는 활어, 김, 미역, 멸치 등 해산물의 집산지로 완도항, 여수항 등과 더불어 남해안을 대표하는 국가어항이기도 하였다. 고흥읍보다 인구가 많은 1만 5천 명 주민 수만 보아도 고흥에서는 가장 역동적인 항구가 녹동인 것 같다. 게다가 소록도를 잇는 소록대교에 이어 거금대교까지 완공되었으니 낚시 녹도항이 관광 녹도항으로 태어나서 국내외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소록도 쪽으로 난 62m의 아치형 연육교를 통하여 둥근 원으로 조성하여 놓은

'녹동 바다정원'은 총 351억 원을 투자하여 4년만이 2017년 1월에 완공된 둘레 150m의 둥근 인공섬이다. 조형물인 강성돔, 바닥의 고흥 8경 조성도 그렇지만 그중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암수 사슴과 아기 사슴 가족이 가장 인상 깊었다.  조각의 제목은 '응시-유토피아'로 조승기 조각가의 작품이다.
  사슴이 응시하고 있는 곳은 소록도가 아닌 녹동으로 녹동항은 소록도에 갇혀있는 천형(天刑)의 한셈 환자에게는 도달할 수 없는 살고 싶어 하는 꿈 꾸는 유토피아요, 이상향으로 표현된 것 같다. 그래 그런가 사슴의 표정이 밝지가 않다. 
그런 소록도와 녹동으로 대표된 녹동항을 보라고 낚시꾼이 꿈꾸는 대형 감성돔 위에 전망대를 설치하였나 보다.

 

녹동바다 정원 앞에는 대형 무료주차장이 있고, 그 경계되는 길 따라 죽 '장어거리'가 이어진다.
그 길 가에는 직사각형의 조형물이 장어에 대한 설명과 그 종류가 그림과 함께 만들어 세워 놓았다. 
그 끝 무렵에 난생 처음 보는 50m도 넘는 대형 모니터 스크린이 춘하추동 고흥의 모습과 , 고흥 8경, 을 방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