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란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게 용서라는 말이 있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이 무얼까? 한 마디로 사람을 죽인 사람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민간인 공무원이 공무 중에 바다에서 추락하여 조류로 떠돌다가 북한 연안에 도착한 기진맥진한 조난자를 북한군은 물에 빠진 자를 구하기는 커녕 수중에서 검문하다가 총으로 사살하여 대한민국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통지가 왔다. 이러쿵 저러쿵 변명 끝에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뿐이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후의 만행을 대한민국 대통령 이하 청와대가 이를 감지덕지(感之德之)하는 태도에 국민들은 또한 번 분노하고 있다.
'우리말 큰사전'에서 '미안하다'라는 말을 찾아 보니 '남에게 괴로움을 끼쳐 거북하다,'는 등의 말로 나온다. '미안하다'는 말은 남을 못 도와주었거나, 남에게 가볍게 부탁할 때 쓰는 인사말로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사과(謝過)보다 하위 개념이기 때문이다.
'유의어. 반대어 사전'(김광해 편)에서의 '미안하다는 말은 '부끄럽다. 낯간지럽다. 낯뜨겁다. 죄송하다 .' 등과 함께 쓰이는 말로 잘못을 사과(赦過)할 때 쓰이는 말이지, 남을 총살로 살해하여 놓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을 총살하여 죽여 놓고 미안하다는 한 마디 말로 얼버무리는 같은 피를 나눈 이웃 나라에게, 큰 시혜(施惠)를 입은 듯이 굽실대는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 생각하니 왜 이렇게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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