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Smart Phone 시계 시대가 달려 오고 있다

ilman 2019. 7. 25. 14:03

'Smart Phone 시계 시대'가 달려 오고 있다/옛날의 내 옷 차림

                                                                                      - ilman 

 

 집에 뒹구는 사진을 유심히 보니 몇 년 전 내 옷차림 모습으로, 내가 속해 있는 영상회 모임(kcca)에 따라 갔던 81세 무렵 어느 해변의 내 모습이다.(KCCA 나춘성작가 활영) 이럴 땐 사진 뒷면에 찍은 날짜와 장소를 써둘 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머리에 쓴 붉은 모자는 OR 제품으로  항상 물건을 잃고 찾는 늙다리라서 불필요할 때는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위해 산 모자인데, 붉은 색은 선택이 아니라 접이식 모자로는 점포에 단 하나 남은 것이 붉은 색이어서 산 것일뿐이다.

 그 아래 내가 쓰고 있는 안경은 위는 난시(亂視), 아래는 반월형 돋보기에 선글라스를 겸하도록 브라운 색을 약간 입히도록 마춘 것인데 이 테는 동대문 동묘 도깨비 시장에서 2만원 주고 산 중고  테지만 그래도 이탈리아 명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등에 멘 가방은 간단한 여행을 떠날 때를 위해서 남대문 시장 군용 판매 노점에서  12만원을 주고 사서 늘 지고 다니는 소형 등산 가방이다.

 젊어서부터 나는 등산을 몹시 좋아하였는데, 그때 내가 수집한 등산용품은 거의 군용(軍用)이고 그중에도 미제(美製), 미제 중에서도 장교용을 주로 선호(選好)하였다.

미군은 세계 제1의 군사력을 갖춘 군사 강국이라서 군용 또한 제일 좋겠구나 하는 생각에다가, 군용 등산용품은 유행을 타지 않는 튼튼하고 실용적이며 무엇보다 값이 저렴하여서였다. 

 그래 그런가. 사진에서 내가 입고 있는 검은 색 등산 조끼도 미제 군용이다.

조끼 주머니가 큼직해서 원만한 카메라도 넣을 수 있을 정도여서 등산가방 대신이 되기도 했다.
등 뒤에는 커다란 주머니가 있어서 여행서적이나 여행가면 현지서 늘 챙기어 오던 각종 팜풀릿을 넣고 편히 다니기에 십상이지만 조끼 치고는 무겁고 여름에 입고 다니기엔 더운 이 단점이어서 애용을 하지 않는 편이다.

조끼 오른 쪽 위 주머니에 매단 것은 휴대폰 줄로 카메라의 분실이나 낙상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덕분에 나는 수십 년 동안  카메라나 휴대폰을 떨구어서 해야 하는 액정 수리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었다.

조끼 전체를 가만히 살펴보면 많은 고리가 달려 있다. 이것은 지갑핸드폰 등 귀중품 분실을 막기 위해 특별리 만들어 놓은 나의 분실 예방 장식물이다.

 이 사진 차림 속에 가장 비싼 것은 왼손목에 찬 스마트폰 시계다.
내 생일을 맞아 챙겨준 작은 사위가 준 상품권에다가 보탠 싯
60만원 이상의 거금을 주고 구입한 이태리 최신형 명품 스마트폰이다
명품(名品)이란 말은 사치품(奢侈品)이란 말 대신에 쓰이는 말이지만 나는 '명품은 명품 값을 하는 법'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내 죽으면 자식들이 웬만한 물건은 다 태워지겠지만 명품만은 남아 있을 확률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하는 말이다.
 성능이 못지않은 삼성스마트폰 시계를 두고 2배의 값을 주고 아르마니 이테리 스마트폰 시계를 구입한 것은 그 멋진 디자인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삼성제품에 대한 식상(食傷) 때문이었다.

새로 나온 최신식 삼성 휴대폰이라 하여 큰맘 먹고 거의 새것인 옛것을 버리고 신제품을 사고 나면 1년이 멀다 하고 어김없이 그보다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 뒤를 잇는데 그때마다 배신감이 느껴지도록 얼마나 속상했던지-.
외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것들은 우리들 눈에 쉽게 뜨이지 않은 것들이서 그랬다.

 혹자(或者)가 있어 휴대용 스마트 폰에 그런 기능이 거의 다 있는데 무슨 스마트폰 시계 타령이냐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다.

 그렇다면 스마트 폰을 두고 왜 아나로그 시계를 차고 다니시는가? 편리해서 차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과거에서 현재까지 날짜와 요일 시간 이외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나로그 시계가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외면할망정, 탓하는 것이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 아닌가? 

마찬 가지로  전화를 받거나 걸고 싶을 , 날씨가 궁금해질 때, 걷기 횟수를 알고 싶을 때, 어디에 둔 곳을 잊은 휴대폰을 찾고 싶을 때, AI에 무언가 묻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등등-, 일일이 주머니나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도 간단히 손목에서 처리해 주고 해결해 주는 것이  '스마트폰 시계'라고 대답해 주고 싶다.

길고 길었던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디지털 시대가 왔듯이, 디지털시대를 지나 휴대용 스마트폰 시대가 온 것처럼. 지금은 스마트폰 시대 대신 '스마트폰 시계 시대'가 달려오고 있는 중이라고 일깨워 주고 싶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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