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설 시리즈/ 떡국 이야기

ilman 2018. 2. 17. 17:23

떡국 이야기 

설날에 먹는 음식을 한자어로 세찬(歲饌)이라고 한다. 그 세찬 중에 반드시 끼는 절식(節食)이 떡국이다.

자고로 한국 사람들은 설날에 떡국 한 그릇 먹는 것으로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떡국에 관계된 속담도 많다.


  - 떡국을 먹다: 나이 한 살 먹다.
 
  -떡도 떡 같이 못해 먹고 생떡국으로 망한다.: 사업이 도중에서 실패할 때 
  -떡국이 농간(弄奸)한다.: 재질은 부족하지만 오랜 경험으로 일을 잘 감당하여 나간다.

  떡국은 흰 가래떡을 잘게 썰어서 맑은 장국이 끓을 때에 넣어 익힌 국이다.

떡국을 끓일 때에는 양지머리를 푹 고은 물의 기름기를 걷어낸 육수에다 표고버섯을 넣는다.
쇠고기를 결대로 쭉쭉 찢어서 그 고기에 양념을 하고 그 위에 달걀을 황백으로 지단을 얇게 부쳐 곱게 썰어 얹고 후춧가루와 국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만든다.

예로부터 떡국은 정초 차례와 세찬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었다.

  설날에 흰떡을 먹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는 문헌이 있다.

 

-설날에 흰떡을 사용하는 것은 고대의 태양숭배 신앙에서 유래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날은 새해 새날이 밝아오는 첫날이므로 밝음이 표시로써 흰색의 떡을 사용한 것이요, 떡국의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태양의 둥근 것을 상형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세시 풍속'/ 민속학자 최상수

                                                                                   

 -혹자는 설날은 천지만물이 새로 시작되는 날이어서 엄숙하고 청결해야 한다는 원시 신앙에서 절식(節食)으로 흰 색깔의 떡을 쓴 것이라고 한다, 가래떡을 길게 늘려 만드는 것은 모든 인간의 소망인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는 의미요, 그 둥근 가래떡을 엽전(葉錢) 모양으로 써는 것은 재물과 풍요를 바라는 의미에서일 것이라고도 한다.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설에 해당하는 춘절(春節)에 만두에 동전을 넣은 것과 의미가 같다.

 

  이상은 우리 겨레를 백의민족(白衣民族)라고 부르는 것과 뜻을 같이 하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설을 쇠고 일본은 신정(新正)을 쇠는데 그때 절식(節食)이 각각 다르다. 우리나라는 멥쌀로 만든 떡, 일본은 찹쌀로 빚은 떡, 중국은 밀가루로 만든 만두를 제물(祭物)이나 절식으로 쓴다.

그렇게 우리 민족에게 중요한 떡국인데 이를 둘러 싼 전설이 어찌 없을까. 다음은 그 중에 두 가지다.

*.떡국설화/ 떡보와 사신(使臣)  

-옛날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에 인재가 태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자주 사신을 조선에 보냈다. 한 번은 중국 사신과 대면할 인재를 전국에서 찾았으나 지원자가 없어 지원하는 자에게 무슨 소원이던 들어 준다고 하였것다. 떡을 좋아하는 떡보라는 서민이 떡이나 실컷 먹어 보려고 자원하였다.

 대화는 나라 말이 서로 달라서 수화 문답(手話問答)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사신이 하늘은 둥글다는 뜻(天圓)으로 손가락을 둥글게 해 보였다. 떡보는 둥근 떡을 먹었느냐 묻는 줄 알고 두 손 손가락으로 네모난 모양을 해 보이니 중국 사신은 땅이 네모지다(地平)는 뜻이라 생각했다. 사신은 삼강(三綱)을 아느냐 하는 뜻으로 손가락 셋을 들어 보이자, 떡보는 떡을 세 개를 먹었느냐는 줄로 알고, 다섯 손가락으로 답했다. 떡을 다섯 개 먹었기 때문이었다. 사신은 오륜(五倫)도 안다는 뜻으로 알고 내심 두려운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염제(炎帝= 神農氏)를 아느냐는 뜻으로 수염을 쓰다듬자, 이를 맛있게 먹었느냐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한 떡보는 배를 쓰다듬었다. 사신은 이를 복희 씨(伏羲氏)도 안다는 대답으로 알고 혼비백산하여 조선에 인재가 많구나 하고 혀를 차며 황급히 귀국하였다. 떡보가 나라에서 주는 떡을 원껏 먹은 것은 물론 큰상까지 받았다.                                                                                                                   -어우야담(於于野談)/유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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