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崇魚) 이야기
한강 하류 전류포구(轉流浦口)에 숭어회 먹으러 다녀왔다.
수도권 일산에서 30분 거리에 숭어 가격이 1kg 12,000원이니 그 착한 저렴한 가격으로 술꾼을 행복하게 하는 곳이다.
다음은 백과사전을 겸한 국어사전(이희승 민중서관)의 숭어에 대한 기록이다.
몸길이 70cm 내외로 등은 거의 직선형이지만 머리는 비교적 작고 폭이 넓은 고기다.
서민이 즐겨 먹는 광어, 도다리, 농어 등에 밀려 숭어회는 아주 맛이 없는 회로 도외시 되고 있는데 문헌을 찾아보니 그게 아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숭어 고기는 맛이 매우 좋아서 물고기 중 가장 우수한 고기로 꼽힌다.’ 하였다. 무릇 모든 생선은 맛있는 시기가 있음을 우리가 몰라서다.
숭어회의 제철은 겨울이요 보리눈이 자라는 4~5월경이라야 숭어의 쫄깃쫄깃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보리 숭어라는 말은 그래서 생긴 숭어의 또 다른 이름이다. 숭어 맛이 제일 없는 때가 여름이라서 ‘여름 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생긴 것 같다.
손권(孫權)과 기인인 개상(介象)이 회(膾)를 논하는 자리에서 개상이 가로되 회 (膾) 중에는 맛이 숭어가 제일이라 했다.
--나관중의 '삼국지(三國志)'
옛날 중국 사진이 조선에 와서 숭어를 먹어보고 그 속명을 물으니 역관(驛官)이 대답하기를 수어(水魚)라 하자 사신(使臣)이 웃었다. 생선 중에 수어(水魚)가 아닌 것이 어디 있는가 해서였다. 역관 이화종(李和宗)이 나아가 말하기를 “숭어는 물고기 중에서 빼어난 것이므로 그 이름이 ‘수어(水魚’)가 아니고 수어(秀魚)라 하지요.“라 하자 사진이 머리를 끄덕였다. -이수광 저 지봉유설(芝峯類說).
숭어를 자세히 보면 그 몸매가 날씬한 것이어서 수어(秀魚)라 한 것 같다.
숭어회맛은 남해 숭어가 으뜸이요, 다음이 동해 숭어다. 그 중에서도 남해 울돌목 숭어를 치는 것은 가장 물쌀이 빠른 곳에 사는 숭어는 험한 물쌀을 거슬러 오르느라고 육질이 쫄깃쫄깃하기 때문이다.
숭어(崇魚)와 가숭어(-崇魚) 구별법
숭어를 크게 숭어(崇魚)와 가숭어(-崇魚)로 나눈다.
玆山魚譜(자산어보, 정약전 저)에는 ‘가숭어’의 한자가 ‘假崇魚)’’로 나오지만 사전을 찾아보면 ‘가’는 순우리말이다. 가숭어의 ‘가’가 ‘가짜’란 뜻으로 곡해할 것을 우려해서 '가숭어'를 '참숭어'라 하였다는 설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참숭어, 보리숭어, 개숭어 등는 표준말이 아니다. 다음은 숭어와 가숭어의 구별법이다.
숭어(崇魚) : 눈 가 흰 테두리에 검은 눈동자. 날렵한 제비꼬리 모양, 봄이 제철 . 진한 붉은 색, 꼬리가 밑밑함 ,보리숭어, 양식하지 못함.
가숭어(-崇魚): 눈 가 노랑 테두리에 검은눈동자. 꼬리가 민믿함, 가을 겨울철이 제철, 선홍색, 참숭어, 밀치, 언구로 불리며 대량 양식함.
한 마디로 광어와 도다리를 ‘좌광우도‘로 구별하듯이 흰데두리에, 검은 눈동자는 숭어, 노랑태두리에 검은눈동자는 가숭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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