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부산)(4)/ 해운대(海雲臺)와 동백섬
*. 해운대(海雲臺) 이야기
광안대교(廣安大橋)를 지나 동백섬의 해운대(海雲臺)를 향하면서 생각해 보니 '광안대교'란 이름이 참으로 아름답다. 이름뿐인가 차로 달리다 보면 '오륙도(五六島)'와 활처럼 휘어진 '광안리해수욕장' 그리고 '동백섬'과' 달맞이언덕'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광안대교는 부산 수영구에서 해운대구를 잇는 7.42km인 국내 최대의 해상교량이다가 총연장 18.38km의 인천대교(仁川大橋)가 건설되면서 그 1위 자리를 넘겨주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길던 다리다.
이 다리 구경은 야경(夜景)이 더욱 유명하다. 요일별, 계절별로 다양하게 찬란한 색상의 불빛을 연출하고 있다는데, 2013년 12월 6일부터는 LED 등 1만6천개를 설치하면서부터 그 야간 경관 조명으로 부산을 찾는 모든 사람을 아름다움으로 놀라게 하는 부산의 명소가 되었다.
우리는 이를 지나 촉촉히 내리는 봄비 속에 벚꽃이 만발하기 시작한 동백섬을 향하고 있다. 동백섬의 동백꽃은 벌써 벚꽃에게 자리를 물려 준 후였다.
-광안대교의 '광안'은 옛날에는'廣岸'(광안)이라 하였다. 광안리 해변에 파도에 밀려 형성된 넓은 [廣] 모래언덕[岸]으로 생긴 이름이다. 그래서 '廣岸'(광안)이라 하다가 편안할 '安'(안) 자를 써서 '廣安大橋(광안)라 부르게 되었다.
*. 동백섬(부산기념물 제46호) 이야기
동백섬 가는 길에서 굽어 보이는 곳에 '해운대해수욕장'이 있는 것을 보니 동백섬 가는 길도 해운대구(海雲臺區)인 모양이다. 해운대(海雲臺)는 부산 제1의 경승지로 조선시대에는 동래(東萊)에 속하였던 부산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지역이다.
-해운대(海雲臺)란 이름은 신라의 유명한 학자 최치원(崔致遠)이 가야산 입산 길에 이곳을 지나다가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워 머물다가 동백섬 동쪽 벼랑 넓은 바위 위에 자기의 자(字) '海雲(해운)'이라고 써 놓은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자(字)란 남자가 장가든 다음에 본명 대신 부르던 버금 이름이다.
달맞이 고개를 향하는 길 좌측에 '최치원 동상 입구'라 쓴 표지가 있는데 그리로 오르면 최치원의 동상(銅像)과 시비(詩碑)가 있고 동쪽의 해안 절벽 아래 넓은 바위 위에는 최치원의 '海雲臺'라고 새긴 바위가 있다.
동백섬 관광 내내 나는 속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메기만 슬피 우네/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
부산 동백섬을 나는 처음 와 보지만 동백섬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귀에 익은 이름이다.
여행지에서 처음 보는 생소와 낯섦은 언제나 나그네를 행복게 한다. 그걸 보러 천리길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노랫말을 보면, 연락선과 갈매기가 부산항과 연결되어 부산항에서 떠나보낸 형제가 돌아오기를 그리는 것이 주 내용인데 노랫말로만 보아서는 그리 멋진 노래 같지가 않다. 대중가요가 히트 하려면 좋은 가사와 곡, 그 노래를 부르는 인기 가수 그리고 이에 맞는 시대상과의 3박자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처음으로 불린 때가 1972년으로 6.25 무렵도 아니고, 노래를 부른 조용필은 당시에는 무명의 가수였으니 그 노래가 히트하고 전국은 물론 일본까지 유행한 것이 이상하다.
아마도 당시가 북한의 재일교포 북송(北送)과, 이에 맞선 재일교포 남한 초청 방문과 맞물린 시대상에다가 옛날 6.25 부산 피난살이하던 서민의 마음이 그 애수 어린 노래 곡조와 어울려서 대중의 심금을 울린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된다.
그래서였을까,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는 조용필의 출세작이요 히트 작이 되었고 그때 팔린 레코드가 100 만장이 넘는다.
-동백섬은 '다리미섬'이라고도 부른다. 섬의 모습이 다리미를 닮았다 해서다. 이 동백섬은 옛날에는 섬이었으나 오랜 세월에 걸친 모래의 퇴적작용으로 육지와 이어져 현재는 육지화된 육계섬(陸繫島)이 되었다.
해운대를 떠나 우리는 통영(統營)으로 향한다.
꽃을 찾아 남쪽 나라를 찾아온 우리를 위해서 '꽃 피는 동백섬'은 우리를 맞으려고 벚꽃을 막 만발하려 하고 있다.
그 벚꽃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그 꽃길 가로수 밑을 운치 있게 걸어야 하는 것인데, 이를 우리는 차를 타고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싱겁게 그냥 지나치고 있다.
동백섬은 해안에 내려가서 인어나라에서 시집왔다는 황옥공주의 전설이 깃든 '인어상(人魚像)을 만나 볼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58㎢의 넓이에 총 길이 1.5㎞의 백사장을 자랑하며, 한국의 여름철 피서객의 수를 가늠한다는 해운대해수욕장을 멀리서 굽어보며 미련만 남기고 우리는 통영(統營)을 항한다.
이 '달맞이고개'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송정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와우산(臥牛山) 중턱에 있는 고갯길이다. 대관령처럼 굽잇길이 15번 나온다 하여 '15곡도(15曲道)'라고 하는 그 이름도 멋진 달맞이고개를 넘어 우리는 통영을 향한다. 이렇게 와 보고도 미련을 두고 떠나야 하는 것이 여행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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