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統營) 이야기
'통영(統營)'이란 '삼도수군 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을 줄인 말로 조선조 선조 때부터 생긴 이름이다.
그 통영군의 일부가 이순신 장군의 시호(諡號)를 따서 '충무시(忠武市)'가 되었다가 1995년 1월 1일에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되어 이 고장 원 이름인 통영(統營)으로 개명하여 인구 12만 8,293(2020) 명이 살고 있는 통영시(統營市)가 되었다.
그 통영에는 통영 8경(統營八景)이 있어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1경, 미륵산에서 바라본 한려수도, 2경, 통영운하 야경, 3경, 소매물도에서 바라본 등대섬, 4경, 달아 공원에서 바라본 석양, 5경, 제승당 앞바다, 6경, 양산 공원, 7경, 사랑도 옥녀봉, 8경, 연화도 용머리
.
이를 유심히 살펴보면 통영의 멋은 모두 바다와 연관되어 있다.
그 8경을 두루 찾아 본 나의 젊은 시절이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둘러보기만 하지 않고 글로 남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통영 앞바다에는 126 여 개의 아름다운 섬이 있다. 그 섬 중 미륵도(彌勒島)를 연결하고 있는 다리가 충무교(忠武橋) 연육교(連陸橋)요, 거제도로 향한 거제대교와 신거제대교가 있다.
충무교(忠武橋) 아래 바다 밑에는 동양 최초라는 해저터널(海底 Tunnel)이 있다.
충무해저터널은 통영 도천동과 미수 2동을 잇는 통로로 '송장 나루'라 불리던 일원이다
'송장 나루'란 이름처럼 이 일대에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에 의해 떨어진 왜 놈들의 목이 억 개나 되었다 해서 생긴 한산면 '두억리'가 있다.
그러나 왜놈들은 자기들의 조상이 수없이 묻힌 바다 위에 어찌 다리를 놓겠는가 하여서 바다 위에 놓일 다리 대신 굴을 팠다는 것이 충무해저(忠武海底, Tunnel)이다.
일제에 의해서 1927년에 착공하여 5년 6개월만인 1932년에 완공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다. 길이 461m, 너비5m, 높이3.5m의 규모였다. 그 바로 위도 옛날에는 썰물 때는 개펄이었던 것을 운하로 만든 것이다.
여기가 하늘, 바다, 바닷속이 하나로 이어진 한국 유일의 3중 교통로(交通路)다.
인구가 늘면서 충무교 서쪽에 통영대교(統營大橋)가 새로 생겼다. 이를 건너면 미륵도(彌勒島)다. 그 섬을 끼고 서쪽으로 해안선을 타다 보면 남서쪽에 남해 낙조 전망으로 유명한 '달아공원'이 있다.
여기서 '달'은 '달[月]'을 '아'는 어금니 '아(牙)'로 이곳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통영에는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앞에 위치한 210개의 점포가 있다는 통영 '서호시장'과 중앙동 충무아파트 일대의 130여 점포가 있는 '중앙시장'이 있다. 중앙시장은 통영 앞바다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활어 회를 흥정해서 사 먹들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우리 일행(KCCA회원)은 그 중앙시장에서 회를 안주로 하여 점심을 먹고 ' 동피랑 벽화마을'을 보러 간다.
이 마을은 통영시 절랑동, 개평동 일대의 산비탈 달동내 마을이다. '동피랑'이란 '동쪽에 있는 비랑'이란 뜻으로 '비랑'은 비탈의 통영
사투리다. 이 지역은 6.25 이후 통영 서민들의 오랜 삶의 터전이었다.
그 무렵 '푸른 통영리 추진협의회'가 주축이 되어 이 마을을 벽화마을로 추진하기로 하고 통영시와 뜻잇는 분들의 협조을 얻어 천천히 걸어다니며 볼거리와 휴식을 위한 슬로우 시티(Slow city), 슬로우 라이프 (Siow life)를 추구하는 벽화마을로 만들어 통영의 또 하나의 명물로 재구성한 곳이다.
동피랑 언덕의 벽화는 2년 간격으로 새로운 그림으로 대체된다. 100 여구 주민과 5명의 작가가 더불어 살면서 화가와 작가, 시인들이 활동하는 마을로 하루 방문객이 3,000여 명에 이른다는 마을이다.
이 동피랑 언덕을 이 고장 사람들은 '목마르다 언덕'이라고도 한다. 파리에 있는 5개의 언덕 중에 가장 유명한 화가의 언덕인 몽마르트르 언덕( La butte Montmartre)의 이름을 전용한 명칭이다.
통영에는 이런 벽화마을로 '소포 벽화 마을'이 하나 더 있다.
우리들은 통영 8경중 제1경인 미륵산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를 굽어 보기 위해서 케이블카를 타러 간다.
나는 젊어서 이 바닷길을 선체가 바다 위에 떠서 달리는 엔젤호를 타고 그 파란 바다에 떠 있는 126개의 올망졸암한 섬들을 바라보며 선상유람한 적이 있다.
-중앙기상대 통계에 의하면 충무시를 포함한 통영군 이 일대는 한 해 365일에서 250일쯤이 쾌청한, 이 나라에서 가장 날씨가 좋은 곳인 만큼 그 경치가 더욱 더 돋보인다.
이런 한려수도의 통영의 경치를 보고자 하거든 도남동 하부 한려수도역사(閑麗水道驛舍)와 미륵산 정상(해발 461m) 8부 능선까지 시간당 1,800명을 수송하는 현재론 국내 최장(最長, 1,975m) 8인승 관광 케이블카를 이용할 일이다. 그러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한산대첩의 역사적인 현장과 한려수도의 비경을 한눈에 만나보게 된다.
우리도 그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정상 전망대에 오르니 한려수도 설명 입간판이 우리의 옷깃을 부여잡는다
-미륵산: 통영 남쪽 미륵도 중앙에 해발 461m로 우뚝 솟은 산이 산림청이 지정한 한국의 100개 명산 중에 하나라는 미륵산(彌勒山, 461m)입니다.
케이불카 정상의 전망대에 서니 거기서 320m/35분 거리에 있는 정상으로 향한 나무 층계 길이 열려 있다. 이 고장 통영에서 태어난 시인에 청마 유치환(柳致環)과 그의 동생 극작가 유치진(柳致眞)과 김춘수, 김상옥 시인들과, 작곡가 윤이상 등의 고향이 통영이라는 자랑의 글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 산기슭에 '토지(土地)를 쓴 박경리 소설가의 묘가 있는 것이 멀리 보인다.
그러고 보니 이 통영을 찾아와서 부벽루에 올라 시를 쓰다가 너무 아름다운 이강산의 모습에 감격하여 시를 완성하지 못하고 간 김황원(金黃元)의 미완성의 시가 생각나고 정지용(鄭芝溶) 시인이 극찬한 통영의 아름다움이 생각난다.
나는 정지용 시인의 감상문으로 통영 미륵산에서 굽어보는 감회를 대신한다.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더욱이 한산섬을 중심으로 하여 한려수도 일대의 충무공의 대소 전첩기를 이제 새삼스럽게 내가 기록해야 할만치 문헌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 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 미는 다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 이 국립 한려해상공원인 한려 수도는 만중운산(萬重雲山) 속의 천고절미(千古絶美)한 호수(湖水)라고 보인다.
차라리 여기에서 흐르는 동서 지류가 한려수도(閑麗水道)는 커니와 남해 전체의 수역을 이룬 것 같다.
-정지용의 통영 5 중에서
금수강산 삼천리 중에서,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국립공원 100경 중에서도 최우수라는 경관이라는 통영 느린 우체통 앞에 서니, 생전에 고생만 하시다가 가신 우리 아버지가 생각난다.
옛날 시골에서 사시던 분이시라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보시지 못하고 대처(大處)인 인천(仁川)에서 어렵게 어렵게만 사시다가 금수강산(錦繡江山) 유람 한 번 제대로 못하시고 가신 成 周字 煥字 우리 아버지가-.
아버지! 아버지가 살고 계신 나라에도 이런 경치도 있나요?
저 푸른 하늘보다 더 짙은 물길 300리에 뿌려 놓은 반짝이는 별 같이 둥둥 떠 있는 126여 개 아름다운 섬 나라가-. 하늘 나라에까지 e-maile이 미친다면 보내 드리고 싶네요, 통영 미륵도(彌勒島)에서 굽어 보는 국립공원 100경 중에도 최우수 경치라는 한려수도(閑麗水道)의 이 찬란한 아름다움을.
-느린 우체통 앞에서
'국내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물머리 세미원(洗美苑) 이야기 (0) | 2017.07.22 |
---|---|
서천군(敍川郡) 이야기 (0) | 2017.07.17 |
부산(4) 해운대와 동백섬 (0) | 2017.07.16 |
부산(釜山) (3) / 용두공원(龍頭公園) (0) | 2017.07.15 |
부산(釜山) (2)/영도(影島) 태종대 (0) | 2017.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