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자 돌날
돌날입니다. 첫돌맞이 우리 손자 성진모(成陳模)를 위한 상쾌한 아침입니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목욕탕에 갔습니다. 예로부터 경사스러운 날에는 목욕재계라고 목욕하고 음식을 삼가며 몸가짐을 깨끗이 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옛 조상들은 돌날 아침에 아가의 점지와 해산을 맡았다는 삼신할머니에게 아기의 장수를 빌기 위한 삼신상을 차리는 풍습이 있었지요.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 아기가 태어나서 100일을 넘기기가 어려웠습니다. 첫돌을 넘기기는 더욱 어려웠겠지요. 그래서 회갑까지 살기가 어려운 시절에 회갑 잔치를 크게 하듯이 왕가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첫돌을 즐겨 차렸던 것이지요.
할머니는 남대문 동대문 시장을 헤메며 싸고 좋은 돌옷을 사와서 손자에게 입혀 봅니다. 그옷 입고 활짝 웃는 모습을 할아버니는 카메라에 담습니다.
새아기가 초대장을 만든 모양입니다. 손자 사진과 그 내용이 그럴 듯합니다.
"봄볕이 따스한 날. 작은 생명이 저희에게 찾아왔습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열 달 동안 눈, 코 입, 손가락, 발가락 등 아이의 모든 것이 궁금했습니다. 그리곤 좋은 엄마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늘이 너무 너무 파란 겨울 어느 날 드디어 그 아이가 우리 품에 안겼습니다.
너무나 작고 예뻐서 만지기조차 아까웠지요.
아이와 함께 한 지난 일년, 함께 울고 웃으며 부모라는 이름이 자랑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지나간 일 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진 우리 진모는 보다 너그럽고,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위할 줄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가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진모의 첫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초대합니다. 오시어서 우리와 기쁨을 함께 나눠주세요."
---- 계속
'☎ 수필* (隨筆)☎'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거노인과의 대화 (0) | 2017.05.31 |
---|---|
산신제 축문 (0) | 2017.05.30 |
일만의 하루/ 우리 외손녀 한별 (0) | 2017.05.30 |
손자 이름 짓기 (0) | 2017.05.30 |
인생 70 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0) | 2015.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