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처서(處暑) 이야기

ilman 2013. 8. 17. 11:17

처서(處暑) 이야기

 

 금년 여름은 여느 해보다 여름을 보내기가 몹시 힘들었다.

1980년에 45일 동안 계속되었다는 장마를 49일로 신기록을 갱신한 것이 금년 여름 장마였다.

그렇게 보내기 힘든 장마는 중부에 국한되었을 뿐 영남지방과 제주도에서는 마른 장마가 계속되는 모양이다.

게다가 제주도는 최악의 가뭄 속에 열대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귀포시와 제주시는 열대야가 40~45일이 계속되어 국내 기상관측사상 전국 최장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그뿐인가 기상관측 이래 90년만에 처음인 56일째 비가 오지 않는 가믐이 계속되고 있다.

1942년 여름 대구에서는  온도가 40⁰C였다는데 금년 여름 울산(蔚山)의 기온이 40⁰C로 70년 만에rm  더위의 타이기록을 세운 것도 금년 여름이다. 반갑지 않은 여름 기록이 갱신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을 헤르만 헤세는 ‘죽음의 계절’이라 한 것 같다.

그러나 오늘 밤부터 전국에 비가 30mm~100m비가 온다니 내일 23일이 처서(處暑)라서 더위가 물러가는 것인가.

한글사전을 찾아보니 처서(處暑)가 지나면 여름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處暑)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상하다. 處暑(처서)라는 한자어가 그렇게도 해석된다는 말인가 해서다.

그래서 한한사전(漢韓辭典)을 찾아보았더니 ‘處‘曰居也(살 )란 말도 있지만, ’處'曰止也 (그칠 )란 뜻도 있다.

그러까 ‘處暑’란 그칠 ‘處(처)’, 더위 ‘暑(서)’ 더위가 그친다는 말이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黃道(황도)가 150도로 기울어져서 햇볕의 따가움이 누그러져서 아침저녁으로 냉기(冷氣)가 감돈다 한다.

처서 무렵부터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소에 가서 벌초(伐草)를 하는 것이다.

그제는 옷장을 열어보고 옷이 안녕한가 하고 옷을 꺼내 보니 아끼던 겨울옷에 곰팡이가 군데군데 보인다. 기겁을 해서 사흘에 걸쳐서 베란다에 옷을 포쇄하고 있다.

포쇄란 옷이나 책에 바람을 쐬고 햇볕에 말리는 것을 말한다.

  처서(處暑)와 관련된 속담도 여러개가 전하여 온다.

 

-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십 리에 곡식 천 석을 감한다.-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독 안의 곡식이 준다.-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십 리에 곡식 천석(千石)을 감한다.-입추(立秋)에 비 오면 십리에 천(千) 석을 얻고, 처서(處暑)에 비 오면 십 리에 천(千) 석을 감하고, 백로(白露)에 비 오면 십 리에 백(百) 석을 감한다.

이런 말들은 처서는 곡식이 마지막으로 여물 때여서 처서(處暑) 무렵 비가 오면 흉년이 든다고 매우 비를 꺼렸기에 생긴 속담이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이 말은 파리·모기의 성화도 면하게 되는 때가 처서란 말이다.

-어정 칠월이요, 동동 팔월이다.

칠월은 농사에 한가한 달이라서 어정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팔월은 추수하느라 일손이 바빠 발을 구르며 지낸다는 말이다.

 

  장마나 무더위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약에 따라 북으로 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에 생긴다.

그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가면 장마나 무더위 대신에 태풍(颱風)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금년에도 만약 태풍이 온다면 '착한 태풍(颱風)'이 왔으면 좋겠다.

금년 한반도의 근심거리인 녹조현상(綠藻現像)을 말끔히 해결해 주는 것이 태풍(颱風)이다.

태풍은 비를 몰고 오지만 바다를 상하로 뒤집어 놓는 위력도 있기 때문에 해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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