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 크루즈 여행/ Photo 에세이
*. 오아시스의 나라 이집트
‘나일 강물을 먹은 사람은 반드시 나일 강에 다시 돌아온다.’라는 이집트 속담이 있다.
그래서였을까. 나도 9년 전 아내와 함께 왔던 나일 강을 다시 찾아온 것이다.
나일 강(Nile R)은 길이는 6,690km로 1만 6,720리가 넘는 세계에서 제일 긴 강이다.
나일 강은 아프리카 제1의 호수이며 담수호(淡水湖)로 세계 2위라는 빅토리아호에서 발원한다.
열대 초원을 흐르는 '백나일 강'과 에티오피아의 산악 지대를 흐르는 '청나일 강'과 수단에서 합류하여 남에서 북으로 이집트 사막 한가운데를 세로 질러 1,500m나 흐르는 강이다.
그러다가 카이로 일대 동서의 고원 사막 사이에 약 2만㎢의 비옥한 곡창지대의 오아시스를 만들어 주고 지중해로 흘러드는 이집트의 젖줄이 되는 강이다.
'나일 강'이란 이름은 그리스어 '나일 로스(Nilus)'에서 유래하는데 그 어원은 ‘탁하다, 흐르다’였다.
이 델타 지역은 상류에서 떠내려온 침전 물이 가라 앉아 거름이 되어 주어 강물이 검을 정도로 흐려서 생긴 이름이다.
그래서 비료가 필요없는 옥토로 옛날에는 유럽인들에게는 제1의 곡창지대였다.
배는 서서히 아스완을 향하고 있다.
선창을 통하여 보니 강가는 물론 우리 한강의 밤섬보다 큰 수많은 섬들이 무수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데 예외 없이 거기서는 가축을 키우거나 농사를 짓고 있다. 그중 사탕수수 밭이 유난히 많았다.
그런데 강가에서 조금이라도 시선을 위로 올리면 모두가 사막이거나 풀한 포기 없는 암산(岩山)이다.
이집트에서 나일 강가는 모두가 '하천 오아시스(oasis)'요, 나머지 국토는 전부가 사막이었다. 그 서쪽 사막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 해외여행 10계명
처음에 쿠르즈 선박에 승선하면서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여보, 유람선 타고 먹고 자면서 세계 여행을 하는 것은 부자들만 하는 남들의 일인 줄 알았는데 우리도 하네요.”
그런 우리들의 행복은 순식간에 빼앗기고 말았다.
배정 받은 선실은 청소도 하지 않아서 이불과 수건이 침대와 화장실에 제멋대로 널려 있었고, 선상 식사도 부실하였다.
TV도 작동하지 않았고, 리모컨은 있으나 배터리가 없었다. 해외여행하던 중 처음 보는 모습이라서, 하도 이상하기에 5 스타급의 고품격 크루즈 배가 맞는가 로비에 내려가서 보니 오성(五星)은 오성이었다.
오성에도 종류가 있었다. 일반, 딜릭스, 슈퍼딜 릭스인데 우리들이 탄 배는 '일반'인 모양이다.
그래선가 우리들은 지금까지 어느 투어에서보다 식사는 식당 아닌 간편 도시락을 많이 먹으며 다녔고, 현지식이라는 것들도 수준 이하던데 배마저 이렇다니. 300만 원 정도는 들어야 할 여행을 180만 원 대에 왔더니 싼 게 비지떡이란 말 그대로였다.
그러나 불평을 말자. 그리고 여행 중 좋은 것만 생각하자. 항의한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닐 것이고, 비싼 돈 내고 만리 이국에 와서 얼굴 찌푸리고 불편한 마음으로 지내봤자 손해는 나뿐이 아니던가.
이집트 선박 종업원도 미안했던지 수건과 옷으로 마네킹을 만들어 우리들의 마음을 풀어 주고 있다.
다음은 그동안 해외여행에서 얻은 경험으로 정리해본 ilman(글쓴이 아호)의 '해외여행 10 계명'이다.
-가장 여행을 잘못하는 사람은 룸메이트와 싸우며 다니는 사람.
-가장 허무한 사람은 물건을 잃어버리고 다니는 사람.
-가장 안타까운 이는 거기 아니면 살 수 없는 물건을 안 사고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
-가장 돈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은 거기 아니면 볼 수 없는 옵션에 돈을 아끼는 사람.
-가장 바보는 가이드 따라가서 열심히 물건을 사 주는 사람.
-가장 멋없는 이는 여행지에서 일찍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
-가장 손해 보는 이는 여행 중 내내 자거나 아픈 사람.
-가장 얄미운 사람은 돈 걷는 일이면 언제나 ‘NO!’ 하는 사람.
-가장 욕을 먹는 사람은 길을 한 번 이상 잃고 남을 기다리게 하는 사람.
-가장 멋진 사람은 기록하며 다니는 이와 매너가 좋은 사람.
*. 무서운 상혼(商魂)
배도 지쳤는가 아스완 가는 중간 기항지에 배를 대는데 웬 보트 몇 척이 우리들을 향하여 전속력을 다해 노를 저어 오고 있다. 해상 보트 장사꾼들이었다.
삽시간에 7~ 8척의 3인 승 보트가 배 주위에 몰려든다. 한 명은 노를 젓고, 터번을 쓴 한 사람은 커다란 타월 등을 번갈아 펼쳐 들고 서 있고, 또한 사람은 무어라 떠들면서 3층 전망대를 향하여 비닐에 든 상품을 던지고 있다.
상품은 주로 침대보나 식탁보, 아니면 이집트인들이 입는 전통 이슬람식 의상들로 그중에서도 타월류가 많았는데 거기에는 피라미드, 낙타나 이집트 고대 상형문자를 수놓은 그런 것들이었다.
배의 승객들은 독일과 한국의 관광객들이었는데 모두 3층 선상에 모여서 어디에 가서도 다시는 볼 수 없는 이 진기한 선상의 흥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던지는 상품 일부는 물에 떨어지기도 하였지만 대개는 정확하게 3층 배전까지 물건이 던져졌다.
흥정이 되면 옷 속에 달러를 넣어 배에 되던져 주는 그런 흥정이 한 시간 정도 노을이 지고 캄캄해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를 지켜보며 나는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래,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거룩한 일인데, 나는 그동안 술이나 마시고 다녔구나!. 우리 아버지가 철들라고 내 이름 '성철용' 석 자의 가운데다가 '철'자를 박아 놓은 것인데-.
마음 따라 하고자 하는 바를 행하여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는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의 고희(古稀)의 나이에 들어서서도 아침마다 술을 끊고, 저녁에는 또 마시며 다녔구나. 예쁜 여인을 보면 음흉한 마음으로 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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