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ilman의 금주/

ilman 2024. 6. 30. 20:18

오늘도 2년만에 만난 나의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한 잔도 안 마시고 집에 돌아왔다.

금주한 지 2년만에 만난 그리운 사람들과의 술자리였다. 오늘도 내가 마시지 않고 올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금주를 결심했고, 그 이전에 만난 술친구들처럼 그분들이 내 결심을 도와주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색스보다 좋아하던 술이여! 여인보다 사랑하던 술이여!' 노래하며 살아오던 자타가 공인하던 술꾼 ilman이 왜 술을 끊고자 했던 것일까?  나의 아이디 겸 호(號)인' ilman'도 건강을 위해 1만원어치만 술을 마시자고 해서 자호(自號) 한 것인데-. 

돌이켜 보면 나는 술로 인하여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온 것  같다.
음주 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면허를 취소 당하고, 폐차 처분 당하기도 했고, 과음하고 자전거 사고로 다리에 골절당하여 깁스를 하고 직장에 다니다가 2차 자전거 사고로는 15년 근무하건 직장을 옮기기까지 하게 된 일, 과음하고 길에서 자다가 파출소에 끌려갔던 일, 모르는 이에게 술을 사주다가 수상한 자로 몰려 112에 신고되어 경찰에 연행되던 일, 카메라를 두대나 메고 보길도로 여행 갔다가 간첩으로 몰려서 경찰에 포위당했던 일 등, 술로 인한 일화가  부지기수였던 것 등을 2년이나 술 한 방울 마시지 않고 금주한 것이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하다. 

그것도 음주로 인한 사고 같은 특별한 일 없이 금주를 시작한 것이 더욱 신기하다. 

  자전거 메니아인 내가 전처럼이었다면 경찰에 적발되는 불상사가 자전거 사고와 함께 일어났을 것이 자명한 것을 금주로 모면한 것이다.
마지막 자전거 사고가 나던 날 엉덩이를 크게 다쳐서 그 후에 앉아 있기 조차 힘들 때 나는 할 수 없이 mtb를 사위한태 주어버리고, 그보다 더 애지중지하던 대만제 스트리다 접는 자전거는 아내가 보는 앞에서 안방 베란다에 고이 모셔 두고 요즈음은 걷거나 버스 지하철을 이용하여 외출을 하고 있는데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트에 가서 먹거리를 사와야 할 경우의 불편함이란 생각 이상이다.
맛있는 요리를 먹을 때 소주를 외면하다 보니 그 맛이 반감된다. 정다운 술친구와 단둘이 만나 친구는 마시고 나는 콜라로 술을 대신하다 보니  그때의 나의 미안함이나 지루함은 생각 이상의 애로사항이었다.

 금주 후 덕분에 배는 항상 건강적이고, 나의 용돈은 여유가 생겨서 증권에 하나하나 쌓여서 그 좋다는 삼성 전자가 2,000 주를 앞두고 있으니 경하할 일이 되었다.

허나 집에 베리나인 30년이 장식장에서 나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내 생각에는 내 나이 93세 생일이 되면 묵묵히 나의 금주를 지켜보던 사위들 앞에서 이를 개봉하여 장수의 축배를 들고 싶다.

그 이후 몇 년을 얼마나 더 살겠다고 그 좋아하는 술을 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다. 그때가 오면 금주(禁酒)보다 어렵다는 절주(節酒)로 성공하는 술꾼이 되고 싶다.  지금 내 나이는 88세로 93세까지는 이제 4년이 남았구나 생각해 보니 그동안 나의 금주는  나의 결점의 반이 살아지는 것을 느끼겠는데 절주까지 성공해서 나의 금주를 빛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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