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泰山) (2)/ 남천문 ~ 옥황정

*. 태산(泰山) 이야기
  옛날 젊었을 때 제주도에 갔더니 가이드가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는 한라산(漢拏山)의 높이 1,950m를 '한(1) 번만 구(9)경 오십(50)시요.'로 가르쳐 주어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되었다.

'태산(泰山)의 높이는 1,545m로 한국의 오대산(1,563m)과 비슷한 높이다. 이를 외는 방법을 나도 나름대로 다음과 같이 만들어 보았다. "한(1) 번 올(5)라 사(4)방의 오악(5)을 둘러보세요. 

중국 국토경제연구회에서 주관하여 중국에서 산을 좋아하는 각계 인사들에게 부탁하여 선정한 '중국 10대 명산'은 다음과 같았다.

'태산(1,545m), 황산(1,800m), 안탕산(m), 아미산(3,079m), 여산(1,474m), 장백산(백두산, 2,750m), 화산(2,155m), 무이산(717.7m), 옥산(3,997m)'
이중에서도 산 중에 산이라는 태산(泰山)을 중국인들은 제1로 꼽는다.

 태산(泰山)은 예로부터 동악(東岳), 태악(太岳), 대종(岱宗), 대산(岱山)이라 부르다가 태산(泰山)이란 이름은 춘추시대(BC722~BC481)부터 정착된 이름이다.

태산(泰山)은 오악 중에 하나로, 오악(五嶽)이란 동악, 태산(泰山,1,545m, 산동성), 서악, 화산(華山,2,155m, 섬서성, 2,160m), 남악, 형산(衡山,1,300 m, 호남성), 북악, 항산(恒山, 2,016m, 산서성), 중악, 숭산(崇山, 1,512m, 하남성)을 말한다.

출처: 중국 태산홈페이지

그중에서도 태산은 오악독존(五岳獨尊), 오악독종(五岳獨宗), 오악지장(五岳之長)이라 하여 오악(五嶽) 중 으뜸으로 꼽았다. 그것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동(東)'이란 한자와, 황하강와 대도시인 북경(北京)이 가까와 당일 등산이 가능한 것, 교통의 편의로 접근의 용이성 등의 이유인 것 같다.

  태산은 총면적 426㎢, 동서 길이 30㎞, 남북 40여㎞, 넓이 438.9㎢로 우리의 지리산보다 약간 작다.

그 태산은 산동성의 해발 35m의 드넓은 화북평

야 중앙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더욱 높아 보인다.

게다가 누대에 걸쳐서 돌산인 태산의 암벽에 새긴 대가들의 다양한 서체의 경문(經文)과 시문(詩文) 등이 태산을 중심으로 하여 하나의 박물관 같은 역사적인 유물이 산재한 산이어서 유네스코(UNESCO)로부터 1987년 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으로 복합 지정되었던 것이다.

 

*. 남천문(南天門, 해발 1,420m)

 망인송(望人松)을 지나 대송산(對松山, 해발462m)을 오르면 태산에서 제일 힘들어 죽음의 계단이라고 하는 '18반(十八盤)'이 기다리고 있다.

그 대송산문(對松山門)을 들어서면 18반(十八盤) 끝인 남천문이 보인다는데 그 길이 초입할 때보다 더한, 말 그대로 오리무중(五里霧中) 속에 있다. 그 18반에 등반에 앞서 나도 인증 샷 한 컷을 남긴다. 태산이 생각날 때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18반(十八盤)이란 말은 명(明)나라 사람이 이 길을 일컬어 "땅으로부터의 높이가 5,000 길이요 높은 하늘[層소]이 십 팔구비(十八盤)로구나 하였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18반'은 해발 1,100m에서 800여 계단 길을 걸어 오르는 해발 1,420m 남천문까지의 50도의 급경사의 길을 말한다. 그 '18반' 도중에서 쉬고 있던 중국 노파가 내가 중국 사람인 줄 알고 몇 살이냐고 물어 온다. 함께 한 가이드 최양이 이를 통역하여 주었다.

"50년 전 28살인 한국에서 온 사람입니다." 노파는 웃으며 엄지가락을 높이 세워 보이며 하는 말이 "처음 오시느냐? 한 번 오르면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가는 길이 태산의 18반이랍니다."

그 길 모습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태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던데 그 18반을 장님 코끼리 만지듯 안개 속에서 부분 부분만을 보며 오르고 있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태산에 오르면 10년을 더 산다.' 하니 그 말로라도 위로 하자 하면서-.

십년(十年)을 벼르다 태산에 오르는데

안개는 무슨 일로 태산 얼굴 가리는가.

십년을

더 살면 또 오라는

옥황(玉皇)의 배려 같다.

불현듯 황산(黃山) 다녀오다가 중국 4대 미녀의 하나인 '서시(西施)'의 고향이라는 서호(西湖)에 갔을 때 가이드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맑은 날의 서호(西湖)는요 화장한 서시(西施)의 얼굴 같고, 흐린 날의 서호(西湖)는요 화장 안한 서시(西施) 같답니다.

그렇다면 안개 낀 오늘의 태산은 화장 안한 태산이요, 자연 그대로의 태산이란 말인가. 

드디어 남천문(南天門)이다.
이제 옥황정(玉皇亭)까지는 671계단이요, 거리로는 680m, 높이로는 125m가 남았구나!

해발 1,420m의 남천문에는 중천문(中天門)에서, 그리고 도화(桃花)원곡에서도 올라오는 케이블카 승차장이 있다.

중천문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한 분들을 위해서 계산해 본 것이다.
나는 우리 일행과 함께 남천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갈 예정이다.

 해발 1,420m의 남천문(南天門)은 천문관(天關門)이라고 불렀는데 18반[十八?] 끝부분에 위치해 있다.
  입구는 누각 식으로 붉은 색의 담장의 웅장한 모습이다. 이 남천문은 원나라 때(1264)에 장지순이라는 도교 도사가 1264년에 만들었다는 누락식 건축 양식 문으로 문 위에 태산 유람구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라는 '마천각(摩天閣)'이란 누각이 있다.
 마천각(摩天閣)은 도교 사원이다. 누각으로 올라가 보니 여기서도 사람들이 멋진 향로 앞에서 향을 피우고 있다.

남천문 바로 위가 하늘 길이라는 '천가(天街)'였다. '천가'는 지금까지 올라온 층계가 어디 있느냐는 듯이 평평한 평지다.

   

- 천가(天街)는 천문관(天關門) 위에 위치하여 있다. 서쪽에 남천문이 있고 동쪽에 벽하사(碧霞祠)가 있어 전체 길이는 600m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천상의 세계로 비상하는 선경(仙境)의 느낌을 갖게 한다.

*. 벽하사(碧霞祠)

  남천문에서 324계단을 오른 곳에 해발1,470m의 벽하사(碧霞祠)가 있다. 벽하사는 태산 할머니라고 하는 벽화원군(碧霞元君)을 모신 사당이다.

  벽화사(碧霞祠)는 예전부터 '소진관(昭眞觀)' 또는 '벽하 우영궁(碧霞靈佑宮)'이라고 하는 도교 사원으로 송나라 때 만들어졌다. 이곳은 벽하원군의 불상이 모셔져 있어 중국 도교의 유명한 궁관(宮官)이다.
벽화원군(碧霞元君)이란 중국 동북부 산악(山岳)지방에서 널리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신으로 전설에 의하면, 원군(元君)은 동악대제(東岳大帝: 泰山의 神)의 딸이라고도 하고, 황제(黃帝)가 보낸 여자라고도 한다. 태산(泰山)과 도교(道敎) 신앙이 결부되어 생겨난 신( 神)이다.

공자묘(孔子廟)와 청제궁(靑帝宮)을 지나다 보니 갑자기 추운 바람이 몰아쳐 오는데 기온이 1도쯤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여기서 일출을 보려고 숙박하는 사람들은 방한복을 5위엔에 빌려 입는다고 하였다. 안개 속에 희미하게 옥황정(玉皇頂)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나는 반대편에서 올라온 우리 일행을 만났다. 우리는 남대천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나는 옥황정을 서둘러 향한다.

* 선인교, 일월봉(日觀峰), 동신문(東神門), 조양동(朝陽洞)은 정상을 오른 뒤 구경할 수 있는 곳들이다

* 이 일대는 케이블카에서 내려 3시간정도는 보아야 가능한 곳들이다.

*. 대관봉(大觀峰).

  '옥황정 가는 길에 대관봉이 있다. 맑은 날이면 화북평야(華北平野)와 태안시(泰安市)를 굽어보는 최고의 전망대며, 태산 최고의 절승 중에 하나라는 대관봉(大觀峰, 1480m)에 왔지만 대관봉(大觀峰)은 허무하게도 안개의 나라요 안개의 세계다. 우리는 만약의 경우를 위하여 한 달이나 기다려서 비도 피하고 태산의 단풍도 본다고 벼르다 왔는데 이 모양이다.

대관봉(大觀峰)은 '당마애'라고 부르는 곳이다. 당마애(唐摩崖)란 당 현종이 726년에 이곳에 올라 봉선의식을 거행한 후 손수 붓을 들어 자신의 공덕을 드러내는 비문을 남겼는데 그 글자 크기가 세로 13m, 가로 5.3m의 바위에 996자를 노란 황금색으로 '紀泰山銘碑(기태산명비)'를 썼다. 그 글자들 자체의 형상이 광대하고 다채롭고 성대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동쪽에는 송나라 '마애석비(摩崖石碑)'가 있고, 서쪽은 청나라 '마애석비(摩崖石碑)가 있다.
이토록 태산에는 절벽마다 새겨 놓은 비문이 1,800여 군데나 있어서 태산을 '천하제일의 석각(石刻場)장'이라고도 한다. 

그 중에서도 백미가 대관봉(大觀峰)의 석각(石刻)들이지만 옥황상제는 우리들에게 이를 볼 천재일우(天載一遇)의 기회를 무정하게도 안개로 가리고 있으니 무슨 심통인가.

*. 옥황정(玉皇頂, 1,545m)

  드디어 드디어 태산의 최고봉인 1,545m의 옥황정(玉皇頂)이다.

남향인 옥황정의 문으로 들어서니 마당에 커다란 향로와 함께 그 앞에 사랑을 언약하는 수많은 잠을 쇠로 빙 둘려 싸여 있다. 장가계(張家界) 가서도, 서울 남산(南山)에 가서도 다리와 난간에 가득하던 수백 개, 수천 개가 넘는 잠을 쇠가 여기서도 굳게 잠긴 체 가득하다.

연인들이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을 적고 꼭 잠근 후 그 열쇠를 천길 계곡이나 산 아래 절벽으로 던져 버리는 것이다. 영원히 찾을 수 없도록.

우리 사랑 이름 적어 잠을쇠 굳게 잠그고
그 열쇠 우리들 사랑 깊이까지 던져 버리자.
그 열쇠
찾고 나서야
이별이 가능하다니-. 
                                              -언약

 

*. 옥황상제(玉皇上帝)란 어떤 신(神)이신가
   '옥황상제란 도대체 누구 신가?'  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도교(道敎)에서 하느님을 일컫는 말로 옥제(玉帝), 옥황(玉皇), 옥황대제(玉皇大帝), 천황(天皇)'으로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음력 1월 9일은 옥황의 탄신일로 옥황상제를 모시는 중국 각 곳의 천공묘(天公廟) 사당에 가서 참배를 하며 복을 기원하고 있다.

도교 경전에 의하면 인간이 선행(善行)을 한 번씩 쌓을 때마다 마음이 안정되고, 선행을 열 번 행하면 기력(氣力)이 왕성해지고, 3백 번 선(善)을 쌓으면 하급 신선인 '지선(地仙)'이 되고, 1천 2백 번 선행(善行)을 쌓으면 '천선(天仙, 상급 신선)'이 되고, 1만 번의 선(善)을 행하면 '옥황상제(玉皇上帝)'가 된다 하였다.
  선행(善行)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조상을 공양하며, 모든 것에 자비심을 가지고 자기 희생을 하면 되지만, 그러다가 단 한 번만이도 악행(살생, 음란, 거짓말, 음주 등)을 하면 '100-1=0'이 되는 것처럼 그동안 쌓아온 모든 선행이 '0'이 된다는 것이다.   옥황상제(玉皇上帝)란 말에서의 '옥황(玉皇)'은 유교적인 용어요, '상제(上帝)'는 도교적인 언어의 융합이니, 도교란 유교와 결합되는 과정에서 생긴 종교인 것이다.
 북쪽의 옥황정 본당은 도교 사원이라 그 가장 중심에 옥황상제(玉皇上帝)를 모셔 놓았는데 그 좌우에 여러 신이 가득하다.

이제 하산할 때다. 남천문서 8인용 삭도(索道 ,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할 때다. 이에 앞서 우리는 남천문 식당에서 산상의 만찬을 즐기고 있다. 우리가 온 것은 태산이지만 '우리가 보고 가는 것은 앞을 가린 태산의 안개비였지만 분명 우리는 태산에 오른 것이다.' 하면서.

타인(他人)으로 살아오다 태산(泰山)을 탐(貪)한 죄로

태산(泰山)서 우리 되어 함께가 된 우리들이

이제는

각자의 길로
돌아가야 할 자리입니다.

 

여행 내내 노래하던 부부(夫婦)도,

술로 정(情)을 나누던 분들도

가이드 미스터 이(李)도 꼭 만나고 싶었던

가버린 추억(追憶)이 될 사람들-

내내 건강 평안하시라.

 

우리 함께 양사언(陽士彦)의 시조로써 그동안 맺은 태산과의 인연을 이별하자.

태산(泰山)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泰山雖高是亦山 (태산수고시역산)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이 없건마는;       登登不已有何難 (등등불이유하난)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世人不肯勞身力 (세인불긍노신력)

뫼만 높다 하더라;                                        只道山高不可攀 (지도산고불가반)
                              -  ilman 나이 50년 전 28살이었을 때 오른 태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