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대통령 후보가 울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사라져 가는 쓸쓸한 뒷모습을 보던 날, 대통령 당선자
가 차분한 모습으로 국내외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세대와 계층과 학벌과 가난 등 수없는 역경을 극복하고, 이긴 자의 밝은 미소를 바라보며, 한 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허무를 느끼게 되는 것은 왜서일까?
5년 전 지금과 같던 날, 온 국민의 기대와 믿음과 사랑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전 대통령이 지금은 미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5년 후의 우리의 새 대통령의 모습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의 아픈 과거에는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의 화려했던 얼굴보다 임기 말에 몇 배 이상으로 추악한 그들의 더러운 꼬리를 보아 왔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에 대하여 대개는 부정적인 다음과 같은 시중에 떠돌던 말이 있었다.
그동안의 우리의 대통령들을 운전수로 비유하여 말하는 변말[은어]은 다음과 같다.
이승만 대통령: 국제 면허 운전자
박정희 대통령: 모범 운전자
최규하 대통령: 스페어 운전자
전두환 대통령: 난폭 운전자
노태우 대통령: 초보 운전자
김영삼 대통령: 무면허 운전자
김대중 대통령: 음주 운전자
우리의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이 절묘한 은유는 "노무현 대통령 ??? 운전자"라고 어떻게 다음에 쓰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제발 이렇게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소망해 본다.
그동안 우리의 대통령들은 독재를 하다가 국민에게 쫓겨나고, 자기 부하에게 총 맞아 죽고, 대통령 직위를 이용하여 도독질 하다가 형무소에 가고, 도둑질하는 자식을 전과자로 만들었던 불행한 청와대 대통령가를 이룩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요(堯) 임금이 천하를 다스린 지 50년이 되었을 때였다. 당신이 다스리는 천하가, 백성들이 즐겁게 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평민 복장을 하고 거리에 나섰더니 넓고 번화한 네거리에 한 노인이 길가에 두 다리를 쭉 뻗고 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 손으로 배를 두들기고 또 한 손으로는 땅바닥을 치면서-. 그 내용은 이러하였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고, 우물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먹으니,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于我何有哉 )
그 뜻인즉 국민이 어느 곳에 있거나 대통령이 우리의 생활 속에 따라다니며 우리들 마음에 가득히 살던 우리네와 달리, 국민들이 정치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정치가 위대한 정치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요임금처럼 "과연 태평이 로고" 하는 정치를 16대 대통령 노무현 당선자에게 부탁해 보고 싶다.
- 2021년 대통령 후보자 윤석열, 이재명 씨 선거 유세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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