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이야기 /8월 23일
여름마다 찬바람을 그리워 하더니 일주일 전부터인가 갑자기 서늘한 바람이 불더니 아침 저녁으로 냉기가 감돈다. 처서(處暑)가 온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處暑(처서)라는 한자어가 그렇게도 해석된다는 말인가 해서다.
한한사전(漢韓辭典)을 찾아보았더니 ‘處‘曰居也(살 처)란 말도 있지만, ’處'曰止也 (그칠 처)란 뜻도 있다.
그러까 ‘處暑’란 그칠 ‘處(처)’, 더위 ‘暑(서)’ 더위가 그친다는 34 절기 중 14번째 입추(立秋, 8월 8일)와 백로(白露, 9월 9일) 사이에 드는 절기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黃道(황도)가 150도로 기울어져서 햇볕의 따가움이 누그러져서 아침저녁으로 냉기(冷氣)가 감돈다 한다.
처서 (處暑) 무렵부터는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소에 가서 벌초(伐草)를 하는 것이다.
그제는 옷이 안녕한가 하고 옷장을 열어 보니 아끼던 겨울옷에 곰팡이가 군데군데 보인다. 기겁을 해서 사흘에 걸쳐서 베란다에 옷을 포쇄하고 있다. 포쇄란 옷이나 책에 바람을 쐬고 햇볕에 말리는 것을 말한다.
금년 처서는 다행히 낡이 맑다. 처서에 비가 오면 좋지 않다던데-.
처서(處暑)와 관련된 속담도 여러 개가 전하여 온다.
-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십 리에 곡식 천 석을 감한다.
-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독 안의 곡식이 준다.
-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십 리에 곡식 천석(千石)을 감한다.
-입추(立秋)에 비 오면 십리에 천(千) 석을 얻고, 처서(處暑)에 비 오면 십 리에 천(千) 석을 감하고, 백로(白露)에 비 오면 십 리에 백(百) 석을 감한다. 이런 말들은 처서는 곡식이 마지막으로 여물 때여서 처서(處暑) 무렵 비가 오면 흉년이 든다고 매우 비를 꺼렸기에 생긴 속담이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이 말은 파리·모기의 성화도 면하게 되는 때가 처서란 말이다.
-어정 칠월이요, 동동 팔월이다.
'칠월(七月)은 농사에 한가한 달이라서 농부들은 어정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팔월(八月)은 추수하느라 일손이 바빠 발을 구르며 지낸다는 말이다.
장마나 무더위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약에 따라 북으로 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에 생긴다.
그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가면 장마나 무더위 대신에 태풍(颱風)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금년에도 만약 태풍이 온다면 '착한 태풍(颱風)'이 왔으면 좋겠다.
이 처서 전후해서 늘 한반도의 근심거리인 녹조현상(綠藻現像)을 말끔히 해결해 주는 것이 태풍(颱風)이다.
태풍은 비를 몰고 오지만 바다를 상하로 뒤집어 놓는 위력도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금년 여름은 여느 해보다 여름을 보내기가 수월했다. 그동안 선풍기로 여름을 견디다가 최신 에어컨을 구입한 덕분에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죽음의 계절'이라는 여름을 무사이 넘긴 것 같다.
- 2019년 8월 23일 처서날 참고문헌: 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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