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역(承富驛)에서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하루를 여는 낙동강 최 상류(上流)
이 맑은 산하(山河)에까지
어찌 한 줌 티끌이라도 범접할 수 있을까 하여
산(山)으로 강(江)으로 산자락으로 길을 막았지만
산(山) 넘어의 절대 가난 잿빛 도시 사북(舍北)에서
삶을 캐는 이들을 위하여
철마(鐵馬)에게만은 길을 열어 승부역(承富驛)이 되었답니다.
개찰구(改札口)가 어디냐고 묻질 마세요.
객지(客地)의 삭막을 살다가 고향을 잃은 이들이 찾아온
하늘 끝 역(驛) 추전에서 잃은 그리움을,
하늘 아래 가장 작은 이 승부역(承富驛)에서
잠깐 멈추었다 찾아가는 곳이니까요.
하늘도 세 평(坪)
꽃밭도 세 평(坪)뿐이라는 여기서 파는 것은
가을답게 불타오르는 불꽃 같은 산촌계곡(山村溪谷)과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을 때나 피어나는 환상(幻想)의 흰 눈꽃뿐이 거니,
때를 마추어 찾아오시라구요.
-2,000년 2월 22일 2시 ilman 성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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