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의 유래
새해의 첫날을 설이라 하는데 '설'의 어원(語源)은 무엇일까?
새해란 묵은해를 떨쳐 버리고 맞는 새로 시작되는 날이다. 그래서 이 날은 특별히 삼가고 조심해야 할 낯선 날이라 해서 한자로' 삼갈 愼'(신) 자를 써서 신일(愼日)이라고도 했다.
이렇듯 '낯설다'에서 '설'이란 말이 나왔다고 하지만, 근신(謹愼)한다는 뜻인 '사리다'의 '살'에서 비롯되었다는 말도 있다. 언어학에 모음 교체란 말이 있다. 모음 교체(母音交替, ablaut)란 상반된 두 모음이 서로 바뀌어 의미 분화해 낱말을 만드는 것이다.
'갓'이 '겉', '맛'이 '멋'으로 모음교체 된 것처럼 'ㅏ'가 'ㅓ'로 바뀌어 뜻을 분화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나이를 세는 말인 '살'에서 '설'이 유래되었다고 말할 수 있 다.
영덕 지방 사람들은 나이가 한 살 더 먹는 것이 서러웠던가. '섧다'에서 '설'이 나왔다고 하는 옛 기록도 보인
다.
설을 쇠는 나라로는 중국, 대만, 베트남, 버마, 라오스 등이 있다.
우리네처럼 음력을 쓰는 나라여서 음력 설을 쇤다. 이들 나라들이 다 농업국가인 것을 보면 설과 농업과 달(月)은 관계가 깊은 것 같다.
일본은 국토에 비해 농토가 아주 적어서 농업으로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농업국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메이지유신 이후 줄곧 양력으로 신정(新正)을 쇠고 있다.
중국도 우리나라와 같이 양력 1월 1일은 한해가 시작하는 날이라 하여 하루를 공휴일로 쉬며, 각종 기념식이나 축하공연을 1월 1일에 갖는다.
그러나 중국 최대의 명절이라는 음력 1월 1일이 되면 춘절(春節)이라 하여 우리나라처럼 연휴(1주일)를 맞아 귀성전쟁이 시작된다.
국토가 넓은 관계로 정월 대보름까지 쉬는 곳도 많다. 북한의 설은 양력으로 쇠지만 1989년부터 이름을 '민속설'이라는 이름으로 하루 공휴일로 쇠는 모양이다. 그때 먹는 음식으로 떡국치례가 있다.
*. 한국 신정(新正)의 유래
우리나라 설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6세기 무렵부터 음력으로 쇠어 온 듯하다. 그러다가 양력설(新正)이 최초로 도입된 것이 1896년 갑오 경장(甲午更張)과 단발령(斷髮令) 무렵으로 김홍집 내각부터였다. 그 해 연호를 '건양(建陽)'이라고 정한 것처럼 당시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후 일제 강점기(日帝强占期)의 일본은 자기 나라처럼 조선에서도 양력설만을 공휴일(公休日)로 지정하였다.
강점기(日帝强占期)의 일본은 조선 국민에게 이중과세(二重過歲)를 못하도록 신정(新正)만을 강요하였지만, 신정은 일본설(日本-)이라고 생각한 국민 대다수는 항일(抗日) 차원에서도 음력설을 고집하였다.
이후 광복절 후 대한민국 정부가 서고도 39년 동안 신정(新正)의 3 일 연휴의 공휴일이 계속되다가, 1985년에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1일 공휴일의 음력설을 쇠게 되었다. 그러다가 1989년 음력설도 신정과 함께 사흘 연휴의 공휴일날로 개정하면서 명칭도 '민속의 날'이나 '구정(舊正)'에서 '설날'로 복원되었다.
지금 우리들은 신정은 1일 공휴일, 설은 3일의 공휴일로 쇠는 시절로 부활하게 된 것이다. (이상 세시풍속백과사전 참조)
1월 1일은 설이 아닌데도 우리들은 연하장(年賀狀)은 물론 문자 또는 e-mail로 새해를 서로 축하하며 주고 받고 있다.
한국인에게는 양력설은 설이라기보다 일년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의미가 크다.
1953년부터는 새해 맞이 33번 치는 보신각 인경소리도 그렇고, 신년사(新年辭)나 덕담(德談) 등이 또한 그렇다.
관공서나 회사의 시무식도 2, 3일에 열린다.
새해부터 시작된다는 각종 정부의 시책(施策)들도 그렇다.
이렇듯 양력설은 일년의 시작의 상징성을 벗어나 실제로 음력보다 더 구체적으로 시작되는 새해다.
*. 2022 년은 '검은 호랑이 띠의 해'
신정을 맞을 때마다 우리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방송과 신문에서 신정을 전후해서 2022년이 '검정 호랑이 띠'의 해라고 대서 특필하고 있는 것에 우리들은 부화뇌동(附和雷同)하여 신정 1월 1일부터 검정 호랑이 띠의 해라고 무의식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역 1월 1일부터 다가오는 설까지는 신축(辛丑年)이지 壬寅年(임인년)은 아니다. 壬寅年(임인년)은 음력 설이 지나야 오는 것이다. 음력으로 따진 간지(干支)의 개념이기 때문에 혼동한 것이다.
간지(干支)란 천간지지(天干地支)의 준말이다. 천간지지(天干地支)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위 아래를 이루는 요소들이다.
60갑자(六十甲子)란 간지의 십간(十干)과 12지(十二支)가 위 갑자, 을축, 병인~ 하다가 10번째가 지나면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하여 60 번만에 다시 갑자년이 된다는 말이다.
그때를 갑년(甲年)이 돌아왔다하여 회갑(回甲)이라 하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10과 12의 최소공배수가 60 이란 말이다. 그 간지(干支),에는 아래 표와 같이 각각 해당하는 색(色)과 띠가 있다.
壬寅年(임인년)에서 천간(天干)의 '임(壬)'는 '흑색(黑色)'이고 壬寅年(임인년)년에서 지지(地支)의 '인(寅)'은 띠로 따지면 '호랑이'(寅)'다. 그래서 임인년(壬寅年)을 '검정 호랑이 띠'의 해라고 하는 것이다.
여자인 경우에 팔자가 세다는 백말 띠는 경오(庚午)년이어서 동양 3국에서는 아이 낳기를 꺼리는 해인 것이다.
옛사람들은 하루를 2시간 간격으로 12시간으로 나누고 지지(地支) 12지를 사용하여 시간을 말했다. 오(午)'는 정오(正午) 또는 오정(午正)이요 자정(子正)은 밤 12시다.
*. 설날 맞이
우리나라 민속 풍경을 기록한 책으로는 '동국세시기'(정조 때, 홍석모), '열양세시기'(1819년영조 헌종 때, 김매순), '경도잡기'(정조 때 유등공) 등이 있다. 경도잡기에 의하면 설날 남녀가 새옷으로 갈아 입는 것을 세상(歲粧), 차례를 지낸 다음에 친척이나 어르신를 찾아 절하는 것을 세배(歲拜), 찾아오는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세찬(歲饌), 그때 접대한는 술을 세주(歲酎)라고 하였다. 세주는새봄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데우지 않고 마시는 것이 예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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