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아 국경마을에서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1/2의 땅에서 550만 국민이 사는 180여개 고성(古城)의 나라.
타트라 산맥에 걸쳐 있어 해발 750m 이상의 국토로 2/5가 삼림지대, 1/3이 경작지대인 봄과 가을이 짧은 추운 스키 하이킹의 천국인 내륙국.
대졸 자 10%, 고졸 자 36%가 노동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지만,
국민의 20%가 남자 60세, 여자 57세부터 받는 연금을 위시해서, 장애인 연금, 미망인 수당, 의료 수가가 무료인 나라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원래 민족이 다르지만 오랫동안 한 나라로 합쳐 있다가 1993년 1월 1일 두 나라로 독립하였다. 같은 나라였을 때의 공업지역이 대부분 체코에 있어서 못사는 체코보다 더 못사는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체코 이야기를 이 나라에서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
지금 슬로바키아는 동남아처럼 한류(韓流) 열풍에 들떠 있다. 현대 ,기아 자동차 회사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그 관계자가 이 나라를 방문하면 국빈 대접을 받는다. 우리는 그 슬로바키아의 국경을 넘어 가고 있다.
마음은 아쉬워서
눈을 열고 바라보니
*타트라로 가는 길
한恨 많은
사람들이 사는
슬로비아 국경이네.
체코, 슬라비아 국경 근처에 있는 타트라 국립공원(해발 705m~2,655m에 )은 100개 이상의 호수로 그 명성을 빛내고 있다. 우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가기 위해 그 아래 한적한 마을에서 하루를 잔다. 이곳은 저렴하게 스키와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머물러 가는 마을로 슈퍼도 없어서 일찍 도착하여 호텔에다 여장을 풀고서도 동네를 거니는 일밖에 없었다. 가문비나무라던가. 커다란 나무들이 모두들 겸손하게 가지를 아래로 내려뜨리고 있다. 눈이 너무 많이 오는 고장이라서 그런 것 같다.
정원에서 검은 고양이가 놀기에 '아나-, 아나' 불렀더니 담을 넘어 나에게 와 폭삭 안기니 아내가 기겁을 하고 말린다. 고양이도 사람이 적은 이 나라라 사람을 그리워하며 사나 보다. 슬로바키아에는 곰, 늑대, 수달, 밍크 등 동물이 많은 나라란다. 싱겁게도 슬로바키아의 관광은 호텔에서 이렇게 자는 것으로 끝내고 말았다.
일찌기 공산주의 이전의 이 나라의 공업수준은 미국, 독일 다음 가는 나라였다. 고국을 떠나오기 전의 여행 책자의 글이 자꾸 생각이 난다.
레닌은 너의 것이다.
그의 동상은 너의 정원에 가져다 놓고,
챙긴 돈을 국민들에게 돌려 달라.
그 돈으로 극장을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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