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 (時調)☎

시조 2수/비엔나에서 혹 중복?

ilman 2017. 6. 19. 11:35

시조 2수/비엔나에서

수녀원이 있고, 마리아가 결혼식을 한 교회가 있다는 곳을 향하여 우리들은 가고 있다.
잘츠카머구트(Salzkamargut)은 '소금의 영지'란 뜻으로 암염(巖鹽) 광맥이 있어서 발달한 마을이지만, 지금은 부르고 손짓하면 백조가 달려오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호수에다, 저 멀리 2,000m의 산이 풍덩 잠기어 있는 이런 자연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모여 드는 관광의 명승지가 되었다.

높은 산 백조 호수
드넓은 초원들의
부르는 소리 따라
잘츠카머굿 왔습니다.
이대로
그냥 가버리면
다시 못 올까 두려워서.



이곳은 모차르트의 어머니의 고향으로 모파상이 어렸을 적에 뛰놀던 외가 집 마을이요 호수다. 그 집 현관 벽에 모차르트 어머니의 초상이 조각으로 남아 있는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이었다. 교회당 종소리 따라 무심히 찾아간 곳이 영혼의 안식처가 되는 교회 묘지였다.
우리의 어버이들께서 돌아가시게 되면 산에다 묻어버리고, 한 삼년 정도는 부지런히 다니다가 그 다음부터는 성묘를 가야지, 가야지 하며 벼르다가 해를 넘기는 우리와 유럽인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마을 가까운 교회에다 주검을 모셔두고 언제나 돌보며 함께 살고 있었다. 그래서 묘소에 들왔다는 생각보다는 꽃동산에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곳이었다. 생사 년, 월, 일과 사진에 십자가가 있고, 묘비명이 방금 핀 꽃과 분수와 성스러운 조각과 함께 있었다. 곳곳에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이 조각으로나마 함께 있었다.
꽃도 조화나 금방 시들어 버리는 꺾어다 바친 꽃이 아니라, 화분에서 철마다 피어나는 꽃이었다. 죽어도 가족들과 가까이서 함께 사는 죽음. 그 조용한 꽃밭 같은 묘에서 먼저 간 남편을 위해서 묘를 돌보고 있는 미망인들의 모습을 보니 유럽인들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요, 죽음도 살아있구나 하는 부러운 생각을 갖게도 하였다.

이승의 그리움 찾아
꽃 한 송이 바친 여인

'자기의 파트너'라
나직히 말합디다.

그 여인
내 아내이고
누운 이 나입니다.
                                      -독일 짤츠캄머굿 교회 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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