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 (時調)☎

백두산(白頭山) 종주

ilman 2017. 6. 18. 14:20

백두산(白頭山) 종주

 

 

  죽기 전에 백두산 종주를 하시겠다고 벼르며 8순(八旬) 기념으로 온 할아버지가 있어 동지가 생겼구나 스스로 위안했는데 5호 경계비까지 올라와서 2,000 m 고산이라 숨이 너무 가쁘다고 그냥 내려가셨고, 지팡이를 짚고 따라 다니던 희수(喜壽)의 그 부인은 6만 원을 주고 가마를 타고 5호선까지만 오르내린 모양이다.
술과 나이에 당할 자가 있는가. 그래사 백두산 종주하는 사람중 가장 문제가 되는 사람은 바로 '나' 혼자가 된 것이다.

일만 원만 술  먹자고 일만(一萬) 선생 되었는데 
산에 오면 '萬'(만) 자가 늦을 '晩'(만)자 됩니다. 
   백두(白頭)도 
 후미 되어서
    눈총 속에 오릅니다.
                                                                      -눈총

  기를 쓰고 능선까지 올랐다고 생각하는 곳은 능선이 아니고 다시 더 높은 능선이 계속되었다.
갑자기 운무가 몰려오더니 멀리 앞서가는 일행을 가려버린다. 하루에도 수없이 바뀌는 일기가 백두산 날씨라더니 비가 오려나 보다. 이렇게 안개가 끼는 날이 백두산에서는 1년에 264일이란다.
  백두산 서파(西坡) 종주 코스에는 이정표는 물론 리본도, 바위에 쓴 화살표 표시 하나 없었다. 표시가 없으니 청석봉 밑을 지나면서도 길 따라 가다니 보니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백두산에서는 시속 40m의 강풍이 바위를 날린다더니 거센 바람에 몰려와서 옷깃으로 들어와 바람에 쓰러지기도 하였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뒤를 밀어줄 때는 발만 움직이며 편히  오르기도 하였다.
일행 중 선두 4명이 가파르고 위험한 너덜 지대를 통하여 백두산 천지를 가장 멋있게 볼 수 있다는 백운봉의 정상을 올랐으나 운무에 가려 어느 길로 하산할지조차 몰라 한 동안 방황하다가 등산객들의 소리로 어리 짐작해서 하산하였다 한다.
맨 후미에 가는 나는 올라갈 엄두도 못 내고 하산하는 지름길로 간다. 이젠 고행 같은 오름길이 끝난 것이다. 그래도 그냥 가기가 아까워서 카메라 렌즈를 정상을 향하였으나 백운봉(白雲峰)은 조금 전에 보던 그 멋진 정상의 모습을 이름값을 하려는가, 흰(白) 연무(雲)로 닫아버리고 열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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