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 (時調)☎

시인(詩人) 하부지

ilman 2017. 6. 18. 12:41

    시인(詩人) 하부지


며칠 전 교보에 가서 ‘名山踏査記’(‘솔’출판사)를 내 서재에 모시는 기쁨을 갖았다. 이 책은 ‘동문선’ 등  옛 선인들의 문집에 실려 있는 등산 기행문을 엮은 것인데, 그 중 고려 시대 최고의 문장가 백운거사 이규보의 글은 지금 내가 왜 여행하며, 등산을 하는가 하는 의문을 분명히 말하여 주고 있다.

"내가 일찍이 방방곡곡을 두루 여행하며, 발길 닿는 곳마다 이상한 얘기나 볼 만한 것이 있으면 시를 짓고 글을 지어서 이를 기록하여 둔 것은, 훗날 내가 늙어서 다리에 힘이 없고 노쇠하여 마음대로 여행을 하지 못하고 방안에만 누워 있게 될 때에, 이것을 읽어 보면 젊은 날의 감회가 되살아나 울적한 회포를 풀 수가 있겠기 때문이다."                                                                                                       -이규보의 "南行記"에서

거기에 하나 더 해서 지금은 한창 말을 배우고 있는 우리 손자가 커서 내가 병상에 누워서 옛날을 그리워 할 때에 나의 글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손자가 누웠다가 기더니 걷고 있다.
하부지는 걷다가 기다가, 누울 텐데.
손자가
말 배워갈 때
잃어 가는 하부지 말.

마음이 몸을 부리던 오늘을 접고 나서
이 몸이 이 마음을 부려야할 내일이면,
아가야
읽어 주거라,
하부지의 글들을.
                 - 시인(詩人) 하부지

아내의 말처럼 반미치광이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글을 쓰다가, 그게 끝나면 다시 또 글을 쓰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 되풀이 되다 보니 금년에 쓴 것이 무려 72편이나 된다. 한달에 6편의 장문(長文)의 기행문을 쓴 것이다.
예로부터 전하여 오는 말에 ‘산(山)이 유명한 손님을 맞으면 하루아침에 유명해지고, 시객(詩客)이 좋은 경치를 만나면 붓끝이 춤을 춘다.’고 하였다. 그 글의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 현지에서 구하고, 서점을 들락거려야 하며, 인터넷을 한없이 뒤져야 했다. 기행문이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면 무엇보다풍부한 자료로 감동시키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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