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 억새
"힘드시지요?"
하는 말에 그렇지 않다고 가볍게 대답은 하였으나 민둥산이란 이름 같이 그렇게 가볍게 볼 산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수백 개의 산행을 하였지만 힘들지 않은 산은 하나도 없지 않던가.
'그래 쉬지 말고 가자. 요번 산행에서도 내가 최고령인 모양이니 일행에게 누(累)가 되는 사람이 되지 말자.' 하고 중간에서 열심히 열심히 발길을 재촉하였더니 완경사 등산로 3.5km라는 이정표가 있다. 2002년 축제 시에 누구나 갈 수 있도록 새로 낸 우회하는 길이다.
그러나 바로 우측 위로 가파른 옛길 지름길이 억새 길인데, 억새 산행을 와서 어찌 편안한 길을 고집하겠는가. 거기서 얼마 오르니 의자와 포장마차와 화장실이 있는 휴게소가 있고 그 좌측에 삼내약수 쪽으로 향하는 차도가 있다.
멋있는 나무층계를 올라 수림지역을 지나니 억새풀 너머 저 멀리 남면(南面)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한다.
*. 아, 억새의 나라 민둥산
드디어 민둥산 정상으로 이어진 억새길이 시작되고 있다. 이 것을 보러 백리 길을 달려 온 것이다.
아, 억새의 나라 민둥산. 14만 평의 시야에 나무 한 그루 없이 전개되는 억새꽃의 그 하얀 물결이여!
그 억새가 바람 따라 파도 같이 일렁이는 모습이 노 시인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나도 한 포기 억새가 되고 싶다
쪽빛 동해 바람에 머리를 씻기우고
그리움
찾아 모여드는
민둥산 가을이 되고 싶다
'☎ 시조* (時調)☎'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로병사(生老病死) (0) | 2017.06.18 |
---|---|
축시 한국산하 모임 (0) | 2017.06.18 |
한시 감상-佔畢齋集/金宗直 (0) | 2017.06.18 |
계양산(桂陽山,394m) (0) | 2017.06.18 |
비슬산(琵瑟山) 진달레 (0) | 2017.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