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 (時調)☎

아아, 폼페이

ilman 2017. 6. 16. 20:27

아아, 폼페이


-기원전 79년 8월 24일 정오가 방금 지난 무렵 폼페이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땅이 요란히 흔들리더니 커다란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온통 덮쳐오더니 살을 가르는 듯한 강한 열기가 확 다가왔다. 바다를 향하여 달려가던 사람도, 이를 구하려던 로마 해군도 낮게 깔려 불어오는 개스에 모두 질식사하고 말았다.엄마는 자식을 안고, 아버지는 금화(金貨)를 들은 체, 빵을 굽는 체, 계산을 하다가, 목욕을 하다가, 기도하면서 그대로가 최후가 되고 말았다. 집승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곤 5m 내지 6m의 죽음의 재가 파도처럼 폼페이로 밀려왔다. 사흘 후 태양은 언제나처럼 밝게 떠오르고 하늘은 여전히 맑고 프르게 빛나고 있었다. 인구 2만명 중 2,000명이 이렇게 땅속에 깊이 생매장 당하고 만 것이다. 그후 가족을 잃고 애통하던 사람도, 그 속의 보물을 욕심 내던 사람도 죽고, 그것을 기억하던 사람들도 가고 그리고는 폼페이는 역사 속에 묻혀 잊혀진 도시가 되고 말았다.

1709년 베수비오 산록에 수도원 뜰에서 우물을 파던 일꾼이 아름다운 대리석 조각을 파올렸지만 무심코 그냥 지나쳤다.
1748년 어느 농부가 밭에서 수도관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이 비로소 유물 찾기로 진행되었고 그것이 멈추다 계속되다가 하며 현재와 같이 5분의 3을 발굴하여 2,000년 전의 삶의 모습을 복원한 곳이 지금의 폼페이 시이다.
이곳이 고대 도시 폼페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 발굴을 위해 일생을 살다간 독일의 뛰어난 고고학자 요한 빙켈만과 피오넬리 교수의 발굴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오고 있다.
유골을 발굴하다가 피오넬리 교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 많은 인구의 시체가 없는 것이 이상했다. 그런데 곳곳에는 사람 크기의 굴이 발견되었다. 그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이것이 화산 재의 열에 의하여 녹아 버린 인간이 아닐까.
그래서 이 굴에다가 석고를 흘려 넣고 굳어지자 석고 주위의 화산 재를 조금씩 깨뜨려 나갔더니 거기에 시신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그 얼굴들은 모두 고통에 이그러진 얼굴이었다 한다
  잔인한 말 같지만 어느 학자가 고대도시 폼페이를 도시를 보고 이런 말을 했다.
“하나의 도시를 완전무결하게 보전하는 방법으로는, 도시를 화산재로 덮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지금 그 페허 앞에서 내가 사랑하는 산과 두려움에 떨던 폼페이 시민이 되어 있다.

자연이 이렇게도 잔인할 수 있습니까
산이 저렇게도 잔혹할 수 있나요
生埋葬
폐허에 서서
옛폼페이를 웁니다

                                                                       -아아, 폼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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