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 (時調)☎

서예작품 선물

ilman 2017. 6. 16. 19:08

  서예작품 선물

 몇 년 전에도 서예작품 한 폭을 얻고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귀한 것이라서 자식들에게 주려고 했더니 별로 관심이 없어한다고 개탄하시던 그 서예작품인가 보다. 당신처럼 이 그림을 보물 같이 보관하여 줄 이로서 감사하게도 ilman을 택하신 것 같다.

인터넷을 켜고 앉아 그 글을 쓴 서예가를 검색하여 보니 다음과 같다.

서예가 박태준(朴泰俊)은 고향이 제주도로 아호(雅號)가 海丁 , 海汀 , 有田 , 一西 , 守石軒主人으로 2000년 6월 25일 작고하실 때까지 주옥같은 글씨을 곳곳에 남기신 분이다.

국전입선15회(특선3회), 국전추대작가 출품 5회, 국전초대작가, 중앙서예공모전 대상 대통령상 수상. 국전 심사위원, 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하셨다.

하 정우 선생께서는 행정가로 국회에서 전문위원으로 근무하실 때 국회의원들의 서예지도를 담당하시던 당시의 해정(海丁) 선생에게서 선물을 받은 것이라 한다.

글씨도 글씨려니와 액자가 예사롭지 않은 고급인 것을 보면 소장자가 고가를 들여 액자를 하여 애지중지 소중히 보관 하여오던 것 같은데 이렇게 아낌없이 주시는 것을 보면, 지금 막 떨어져 내리는 낙엽처럼 물건도 소중히 보관할 사람에게 맡기시려는 준비가 아닌가 하는 방정 맞은 생각에 숙연한 마음까지 든다.

그동안 진묵대사의 글을 걸었던 자리에 액자를 걸어놓고 보니, 초서(草書)인가 행서(行書)인가로 쓴 글씨가 살아서 꿈틀대는 것 같다.

획 하나마다 가는 실선들이 고운 눈썹같이 시작해서 거기서 끝나지 않고 다음 자로 이어지는 맺음이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뜻을 강조하는 글자에 이르러서는 커다란 획이 되다가 다시 작아지는 필력은 바다에서 파도치는 모습을 연상ㅎ게 하여 글씨를 쓴 이의 마음을 듣는 듯하다.

새 소리는 그 뜻을 몰라도 듣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지만, 서도에서는 그 내용을 욕심내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한한대자전, 서도대자전을 꺼내놓고 보지만 초서, 행서, 예서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서도의 문외한이라 답답하기 그지없다. 혹시나 해서 동인문학 사이트인 '한국수필가작가회' 인터넷 방에다 'sos'로 도움을 청하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여수의 임병식  한국수필 작가회 회장께서 명쾌한 답을 보내 주셨다. 글자만 찾아 주신 것이 아니라 그 번역까지 보내 주셨다.

다시 또 서도대사전을 뒤져보며 소란을 피우다가 무릎을 쳤다. 그렇구나. 그런 글자였구나. 그것이 다음이다..

 

家 住 碧 山 岑(가주벽산잠) 從 來 有 寶 琴(종래유보금) 不 妨 彈 一 曲 (불방탄일곡) 抵 是 少 知 音(저시소지음)              - 朴 海 書

 

푸른 산기슭 살면서 고이 지녀온 거문고로 한 곡조 타보니 꺼릴 것 없겠으나 이 풍류 알아 줄 사람 몇이나 있으랴.             -ilman 시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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